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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행복한 그녀

딸 백일 맞아 일본에서 일시 귀국한 정선경 결혼생활 첫 공개

글·정혜연 기자 / 사진·지호영 기자, 모뉴맘(02-512-4594) 제공

2008. 09. 18

지난해 재일교포 회사원과 결혼, 일본에 신혼의 보금자리를 마련한 정선경이 아이 백일을 맞아 한국을 찾았다. 그에게 일본에서의 신혼생활과 딸 키우는 이야기를 들었다.

딸 백일 맞아 일본에서 일시 귀국한 정선경 결혼생활 첫 공개

지난해 동갑내기 재일교포 회사원과 일본 오사카에서 결혼식을 올린 정선경(37)이 지난 4월 예쁜 딸을 낳아 엄마가 됐다. 출산 후 오사카 근교 신혼집에서 산후 조리를 하던 그가 최근 한국을 찾았다. 지난 8월 초 만난 그는 부기가 덜 빠진 모습이었지만 연신 밝은 미소를 지으며 행복함을 드러냈다.

아이 낳은 뒤 세상 보는 눈 달라져
“요즘 아이 키우는 재미에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몰라요(웃음). 결혼 전 조카들을 보면서 아이를 빨리 갖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엄마가 되고 보니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아요.”
요즘 그는 아이가 방긋방긋 웃는 모습만 봐도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행복하지만 처음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는 노산이라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이 불안해하면 태아에게 좋지 않을 것 같아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임신기간을 보냈다고.
“한국에서는 보통 산모의 나이가 삼십대 중반을 넘어가면 양수검사를 하는데 일본은 특별히 양수검사를 하는 분위기가 아니에요. 저 역시 애초부터 할 생각이 없었고요. 무조건 낳아서 행복하게 키우자고 남편과 약속했는데 다행히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 감사했죠.”
딸 유하양은 3.7kg의 우량아로 태어났다고 한다. 그는 “출생 당시 병원에 있던 다른 남자 신생아들보다 몸집이 더 커 아들로 오해받았을 정도”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30대 중반을 넘길 때까지 결혼 생각 없이 일에만 푹 빠져 살았다고 한다. 특히 남편과 첫만남을 가지던 2006년에는 드라마 ‘서동요’ 촬영과 대학원 수업을 병행해 몸이 두 개여도 모자랄 정도로 바빴다고.
딸 백일 맞아 일본에서 일시 귀국한 정선경 결혼생활 첫 공개

“일에만 열중하다 보니 서른 넘어서까지도 세상 일이 저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했어요(웃음). 즐겁게 일하고, 일한 만큼 보상받으며, 하고 싶은 공부도 마음껏 하는, 저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았죠. 그때는 그렇게 사는 게 행복인 줄 알았어요.”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지인의 소개로 남편을 만난 그는 ‘순진한 농촌총각’ 같은 남편의 매력에 빠져 결혼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리고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10년 전 오연수씨가 저한테 ‘나이 들고, 결혼한다고 해서 모두 어른이 되는 게 아니야. 아이를 낳아야 진짜 어른이 되는 거야’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그때는 그 이야기가 크게 마음에 와 닿지 않았는데 엄마가 되니 그 말의 뜻을 이해할 수 있겠더라고요. 일본에서 아이 낳고 오연수씨한테 전화를 걸어 ‘그때 네가 했던 말이 무슨 뜻인지 이제 알겠어’라고 말했죠(웃음).”

“몸매 걱정 미뤄두고 모유수유 위해 좋은 음식 챙겨 먹어요”
그는 현재 모유와 우유를 함께 먹이며 딸 유하양을 키우는 중이라고 한다. 아직 출산 전 몸매로 돌아가지 못했지만 모유수유를 위해 당분간 몸매 걱정은 접어둔 상태라고.
“임신 막바지 몸무게가 22kg이 불었는데 신기하게 아이 낳고 일주일 뒤 10kg이나 빠졌어요. 그 때는 ‘이 정도면 일주일 안에 나머지도 문제없겠네’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어요(웃음). 그 후 4kg밖에 안 빠졌거든요. 임신 전 몸무게로 돌아가려면 아직 8kg을 더 빼야 하는데 가능할지 모르겠어요. 다른 사람들은 모유를 먹이면 살이 쭉쭉 빠진다고 하는데 제 경우는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요.”

딸 백일 맞아 일본에서 일시 귀국한 정선경 결혼생활 첫 공개

사실 그는 모유수유를 하면서 자신이 잘 먹어야 젖이 잘 나오고, 아이도 건강한 젖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일부러 몸에 좋은 음식을 챙겨 먹고 있다고 한다. 당분간은 그렇게 아이 키우는 일에만 전념하다가 활동을 재개하면 그때부터 체계적으로 몸매 관리를 시작할 생각이라고.
“뒤늦게 얻은 행복에 푹 빠져보고 싶어요. 시간이 흘러도 유하의 어린 시절을 빠짐없이 추억할 수 있었으면 하거든요. 제가 살고 있는 오사카 근교는 한적한 시골이라 여러모로 살기 좋아요. 기저귀값, 분유값, 기름값 모두 싼 편이라 물가 걱정하지 않고 생활할 수 있죠. 아이가 좀 더 크면 자연에서 뛰놀며 밝게 자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벌써부터 기대돼요.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한국에 사는 두 언니한테 하면 ‘그래,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말했어. 하지만 아이 학교 들어갈 때 되면 생각이 달라질걸’이라고 말하며 코웃음치더라고요(웃음).”
지난해 드라마 ‘강남엄마 따라잡기’에서 자식교육을 위해 강남으로 이사하는 주부를 연기했던 그는 드라마 속 캐릭터와 달리 “교육열에 휘둘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일본도 한때는 엄청난 교육열풍이 불어 치맛바람이 거셌지만 지금은 한풀 꺾여 한국에 비해 아이 키우기가 수월할 것 같다고.
“출산 후 허리 통증이 생각보다 오래가 한국에서 병원을 다니고 있어요. 누워서 치료받고 있으면 옆 침대에서 엄마들끼리 하는 이야기가 들리는데 ‘특목고 보내려면 어느 유치원부터 보내야 해’ ‘지금부터 준비해야 좋은 대학 보낼 수 있어’라며 다들 자녀교육에 열심이더라고요. 궁금해서 간호사한테 ‘지금 옆에서 이야기하는 저 아줌마들 아기는 몇 살이에요?’라고 물으니 ‘이제 돌 지났어요’라고 답하더라고요(웃음). 역시 대한민국 엄마들은 대단하다고 생각했죠.”
딸 백일 맞아 일본에서 일시 귀국한 정선경 결혼생활 첫 공개

정선경은 현재 일본에서 아이를 키우며 평범한 주부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그는 일본에서 생활한 지 2년이 돼가지만 아직 일본어를 제대로 말하지 못한다고 한다. 재일교포와 한국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지역에 거주하는데다 한동안 남편과 신혼생활 즐기기에 바빠 일본인 친구를 사귈 기회가 없었기 때문. 하지만 그는 일본에서 아이를 키우기로 마음먹은 뒤 일본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최근 집 근처 복지관에서 일본어 강좌를 듣기 시작했다고 한다.
“일본은 어느 지역이든 복지관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요. 일본인 자원봉사자들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무료 일본어 강좌를 여는데 그곳에서 열심히 배울 생각이에요. 남편과 단둘이 살 때는 특별히 일본어로 말할 일이 없었는데 아이가 태어나니 당장 써야 할 일이 많겠더라고요. 아프면 병원에 데려가 상황을 설명할 정도는 돼야 하잖아요. 남편도 그 때문인지 빨리 일본어를 익히라고 재촉하기 시작했어요(웃음).”

“딸이 밝게 자라 이웃을 도울 줄 아는 사람 되면 좋겠어요”
그가 복지관을 찾는 또 다른 이유는 한국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며 해외 복지시설에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됐기 때문. 2004년 연예인 봉사단체 ‘따사모(따뜻한 사람들의 모임)’ 활동을 시작하면서 사회복지학을 제대로 공부하고 싶어진 그는 연세대 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해 2년 만에 석사학위를 받았다. 당시 일본에 대학원과 연계된 복지관이 있다는 사실을 안 그는 지도교수에게 부탁해 오사카 근교 복지관을 소개받았다고 한다.
“사실 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싶었는데 일본어를 잘 못해 도리어 도움을 받고 있어요(웃음). 일본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정도가 되면 복지관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일본인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쳐줄 생각이에요.”
남을 돕는 일에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는 정선경은 어린시절 어머니가 오랫동안 복지단체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며 봉사하는 삶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됐다고 한다. 때문에 6년 전 모교인 한양대 측에서 장애인먼저실천중앙협의회 홍보대사를 맡아달라고 요청했을 때도 흔쾌히 응했다고. 이번 방한 때도 그는 이 단체가 주최한 ‘장애아동과 함께하는 과학체험’ 행사에 참여했다.
“일단 시작한 일은 끝까지 책임감을 갖고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기 때문에 홍보대사 일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의무감으로 봉사활동에 나가기도 했는데 봉사를 할수록 오히려 얻는 게 많다는 생각이 들어 이제는 시간 날 때마다 참여하고 있죠.”
6년 동안 장애아 따돌림 근절 공익광고에 무료 출연한 그는 장애아를 위한 무료 시사회를 열고 촬영장에 초대하는 등 꾸준히 봉사 활동을 해왔다.
“장애우와 일반인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사는 세상이 빨리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해요. 일본에 가면 길거리에서 장애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한국에서는 길거리에서 장애우를 찾아보기 힘들거든요. 일반인과 장애우가 다르지 않다는 인식의 전환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아 그들이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워요.”
8월 중순 남편과 함께 딸 유하양의 백일사진 촬영을 한 그는 “딸이 밝게 자라 이웃을 도울 줄 아는 사람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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