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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코리아 진나리 인터뷰

‘미모 논란’으로 맘고생한

글·김유림 기자 / 사진·지호영 기자 || ■ 장소협찬·충정각

입력 2008.09.17 11:39:00

올해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진을 차지한 나리씨. 지역예선 ‘서울 선’을 거쳐 본선에서 ‘진’으로 선발된 그는 한국의 대표 미인이 됐지만 한동안 네티즌들로부터 ‘미모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그를 만나 미모 논란에 대한 솔직한 속내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미스코리아 진나리 인터뷰

지난 8월 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미인이 또 한명 탄생했다. 제52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진에 당선된 나리씨(23)가 그 주인공.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있은 지 보름 만에 만난 그는 학교에서 수강신청을 하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지난 1년 동안 휴학을 했는데 이번 가을학기부터 복학할 예정이라는 것. 그는 “아직 본분이 학생인 만큼 학업에도 충실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04학번이다.
키 168cm에 몸무게 48kg, 시원한 이목구비와 귀염성 있는 미소가 매력적인 나리씨. 하지만 그는 미스코리아 진 당선과 동시에 ‘미모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대회 당시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왔는데 그 사진을 보고 “역대 미스코리아에 비해 키도 작고 외모도 예쁘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 네티즌이 많았던 것.

“무대에선 누구나 예쁘고 빛나 보이기 마련, 인터뷰 심사에서 좋은 점수 받은 것 같아요”
그는 ‘미모 논란’으로 호되게 유명세를 치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상처받고 의기소침해졌을 법도 한데, 그는 담담하고 의연한 태도로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인터넷 댓글을 보고 속상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본선 대회 사진을 보고 나도 깜짝 놀랐다. 사진만 보면 충분히 안티가 생길 만하다”며 웃었다.
“후보들 중에 예쁘고 재주 많은 사람들이 참 많아요. 어떤 친구는 몸매가 정말 예쁘고, 또 어떤 친구는 말솜씨가 빼어나고, 또 어떤 친구는 사교성이 좋고요. 이처럼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장점이 다르듯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도 절대적일 수 없다고 생각해요. 사실 무대에 서면 누구나 예쁘고 빛나 보이기 때문에 저는 세 번에 걸쳐 진행된 인터뷰에서 심사위원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어요.”
나씨는 지난해 우연히 97년 미스코리아 당선자를 알게 되면서 올해 대회에 출전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당초 전공을 살려 공인회계사가 되려 했다는 그는 “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내 적성과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던 참에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가 새로운 경험을 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미스코리아 진나리 인터뷰

“과거 당선자의 말을 들어보니 대회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많은 걸 배울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설령 등수에 들지 못하더라도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요. 물론 그때만 해도 이렇게 큰 상을 받을 거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어요(웃음).”
그가 처음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가겠다고 하자 그의 부모는 썩 달가워하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아버지의 반대가 심했는데, 그가 대중 앞에 나섰다가 자칫 상처를 받지는 않을까 걱정했다고. 하지만 결국 부모를 설득하는 데 성공한 그는 대회 출전에 앞서 두 달 동안 나름의 준비를 했다고 한다. 필라테스·웨이트 트레이닝 등으로 몸매를 다졌고, 중학교 때까지 전공했던 바이올린 연주 실력을 살려 전자 바이올린으로 장기자랑 연습을 했으며 영어학원은 물론 스피치학원까지 다니면서 말하는 기술을 배웠다고.
한 달여 동안 치러진 합숙훈련은 그에게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고 한다. 빡빡한 스케줄에 힘들 때도 많았지만 51명의 후보와 한 달 넘게 생활하면서 선의의 경쟁과 더불어 인간적인 교감을 나눌 수 있었기 때문. 그는 “미스코리아 진에 당선됐을 때, 어느 누구의 축하보다도 함께 합숙하며 고생했던 친구들로부터 받은 축하가 가장 고마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합숙훈련 중 어린이 보호시설에 다녀오면서 아동복지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고 한다. 앞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미인이 된 그에게 사회봉사 활동도 중요한 임무 중 하나일 터. 나씨는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 애정에 목말라 있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회를 마친 후 당선자들과 함께 한 번 더 그곳을 찾았다고 한다.
나씨는 미스코리아 진이 됐다고 해서 연예계로 진출할 생각은 없다고 한다. 여전히 진로를 고민 중인데 여행작가가 되고 싶기도 하고 공부를 계속하고 싶은 마음도 있으며 아나운서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미스코리아 진에 당선됐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인생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 안 해요. 처음 받는 대중의 관심에 당황스럽긴 하지만 여전히 저는 스물세 살의 꿈 많은 학생인걸요. 앞으로도 열심히 공부하면서 다양한 꿈을 키워나가고 싶어요.”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하는 나리씨. 그는 미스코리아 대회 이후 모처럼 원피스를 차려입은 자신의 모습이 쑥스러운 듯 “원래는 티셔츠에 청바지를 즐겨 입는다”며 환하게 웃었다.

여성동아 2008년 9월 5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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