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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Open House

그림과 조각이 있는 갤러리 하우스

한국미술경영연구소 김윤섭 소장의 그림 같은 집

기획·한정은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입력 2008.09.10 11:37:00

집 안 곳곳에 그림을 걸어 갤러리처럼 꾸민 김윤섭 소장의 집은 그와 아내의 쉼터이자 미술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아지트로 쓰인다. 모던함과 복고 스타일이 어우러져 이색적인 느낌을 주는 그의 집을 들여다보았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지난 95년부터 미술 잡지의 기자와 편집장으로 일하다가 현재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과 동국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직을 맡고 있는 김윤섭씨(39). 그는 파이낸셜뉴스 문화부 미술담당 기자로 활동했고, 지금은 건설부동산부 기자로 일하고 있는 아내 박현주씨(39)와 함께, 140여㎡ 크기의 낡은 아파트를 개조한 뒤 곳곳에 그림을 배치해 근사한 갤러리처럼 꾸몄다. 국내외 신진작가들의 다양한 그림과 조각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그는 지난 2월 이사를 하면서 아내와 상의 끝에 집을 갤러리처럼 꾸미기로 결정하고 아내가 직접 내부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았다.
“평소 아내는 미술 못지않게 인테리어에도 관심이 많았어요. 일을 하면서 따로 공부를 해 인테리어 코디네이터 자격증을 땄을 정도지요. 먼저 살던 집도 그렇고, 이번 집도 아내의 실력을 테스트해보는 기회였답니다(웃음).”

그림과 조각이 있는 갤러리 하우스


1 화이트 벽지와 대리석 바닥재로 모던하게 연출한 거실. 화이트 컬러와 대비되는 블랙 컬러의 소파, 모던한 느낌과 상반되는 고재 가구 등을 놓아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소파 뒤 벽면에는 가로와 세로의 두께가 다른 책장을 짜 넣고 책을 빼곡하게 수납해 서재 겸 거실로 꾸몄다.

그림이 돋보이는 심플한 공간
집 안 전체를 그림을 위한 공간으로 꾸미기 위해 벽지·마감재·가구 등은 최대한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고르고, 블랙&화이트 컬러를 사용해 심플하게 연출했다. 화이트 컬러의 벽지를 바른 뒤 같은 컬러의 대리석 바닥재를 깔아 깔끔하게 꾸미고, 거실과 주방 사이의 벽과 현관쪽 벽은 노출콘크리트로 마감해 모던한 느낌을 더했다. 싱크대와 소파 등은 블랙 컬러로 통일하고, 군데군데 레드 컬러의 소품으로 포인트를 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완성한 것이 눈길을 끈다.
“그림이 돋보이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 콘센트나 인터폰 등은 배선공사를 새로 해 최대한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배치하고, 화이트와 블랙 컬러로 심플하게 꾸몄어요. 집 안에 들어서자마자 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오도록 아트월을 꾸미거나 포인트 벽지를 바르지도 않았답니다.”
그림과 조각을 합쳐 60여 점이 되는 미술품을 보유하고 있는 그는 각 공간에 어울리는 작품을 배치해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언제든 편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앉았을 때 가장 잘 보이는 눈높이에 그림을 걸고, 할로겐 조명을 설치해 갤러리처럼 연출했다.
“가구나 인테리어 소품은 시간이 지나면 유행에 뒤떨어지고 질리기 쉽지만 그림은 보는 사람의 감정에 따라 느낌이 달라져요. 오래 봐도 싫증나지 않고, 보면 볼수록 색다른 느낌을 주는 훌륭한 인테리어 소품이지요.”
그는 공간별로 어울리는 인테리어 소품이 다르듯, 그림도 공간에 맞게 걸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침실이나 거실 등 편안하게 쉬는 휴식공간에는 그린이나 블루 컬러의 그림을, 집 안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보이는 곳에는 짧은 시간에 감성을 자극하는 인상 깊은 자화상이나 추상화를 걸어두는 것이 노하우. 게스트룸이나 화장실 등 짧은 시간 동안 머무르는 곳에는 누드 드로잉이나 팝아트, 코믹한 일러스트 등을 걸어두면 강렬한 느낌을 줄 수 있다고 한다.

그림과 조각이 있는 갤러리 하우스




2 한국미술경영연구소의 김윤섭 소장.
3 거실에서 현관 쪽으로 이어지는 복도에는 중국 현대미술 작가인 우밍중의 그림을 걸었다. 중국의 문화재 ‘기마총’과 유리로 만들어진 권투선수의 모습이 겹쳐진 그림으로, 강렬한 색채가 집 안에 생동감을 더해준다. 구석에는 작가 천성명이 만든 깃발을 든 지친 표정의 남자 조각상을 두어 독특한 분위기를 냈다. 그가 특별히 아끼는 애장품 중 하나로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바라보며 힘을 얻는다고.
4 그림 못지않게 키치한 소품에도 관심이 많은 김 소장이 중국 출장길에 사온 로봇 3총사. 거실 창가 쪽에 자리한 테이블 위에 올려두니 장식 소품으로 손색없다.

지인들과 어울리는 오픈 하우스
그의 집에서는 자주 하우스 파티가 열린다. 작가를 초청한 미니 간담회 형식이나, 좋은 사람들과 한데 어우러진 유쾌한 술자리 등 다양한 성격의 파티로, 파티를 통해 미술품과 인테리어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듣고 조언을 구한다. 그래서 집을 꾸밀 때 방 한 칸은 소모임을 할 수 있는 미팅룸으로, 다른 한 칸은 손님이 하룻밤 묵고 갈 수 있는 게스트룸으로 만들었다.
“저희 집은 일종의 테스트 공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집에 놀러 온 사람들에게 제가 수집한 미술품에 대한 감상평이나 선호도 등을 파악해두면 컨설팅할 때 도움이 되거든요. 아내도 저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인테리어 감각을 지인들에게 검증 받는 거죠. 끊임없이 새로운 미술품을 디스플레이하고, 가구나 소품 등을 재배치하는 등 여러 시도를 하면서 저희 부부가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어요.”
블랙&화이트로 꾸민 다른 공간과는 달리, 미팅룸과 게스트룸은 짧은 시간에 강렬한 느낌을 주기 위해 블랙&레드 컬러가 믹스매치된 레트로 스타일로 꾸몄다. 게스트룸은 블랙과 그레이 컬러의 벽지를 발라 잠이 솔솔 오는 어두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침대 이외의 가구나 소품이 없는 대신 누드 드로잉을 걸어 포인트를 줬다. 미팅룸에는 소파와 테이블, 의자 등을 빼곡하게 놓아 한층 친밀감이 느껴진다. 이곳에도 역시 이소룡을 모티프로 한 그림을 걸어 뒀는데, 복고적인 색감과 붓터치가 마치 60~70년대로 돌아간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드라마 ‘커피프린스’의 최한성(이선균 분) 집에도 등장했던 인형 밴드를 통해 감미로운 음악까지 더해지면 카페 부럽지 않은 공간이 된다.


그림과 조각이 있는 갤러리 하우스

화이트 컬러의 벽지와 가구, 롤스크린 등으로 모던하고 깔끔하게 꾸민 침실. 침대 발치에는 앤티크한 베드 벤치를 놓아 언밸런스한 멋을 더했다.



그림과 조각이 있는 갤러리 하우스

1 침대 옆 공간에는 수납장을 놓고 그림과 조각으로 포인트를 줬다. 여성의 뒷모습을 그린 그림은 중국의 짝퉁시장에서 구입한 것. 조각은 김경민 작가의 작품으로, 허리가 휘어지도록 일한 뒤 아내를 안고 있는 남편과 심술궂은 표정으로 남편의 팔에 걸터앉은 아내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데, 마치 자신들 모습 같아 침대 옆에 뒀다고.
2 현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코지 코너에는 변웅필의 ‘한 사람으로서의 자화상’을 걸어놓았다. 머리카락과 눈썹, 수염 등이 없는 독특한 표정의 자화상으로, 다른 사람과 선입견 없이 소통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은 것. 그 아래에는 이태원에서 구입한 중국풍의 리프로덕션 앤티크 수납장을 놓고, 초록식물을 올려 언밸런스한 멋을 더했다.
3 침대에서 바로 보이는 벽에는 자연의 미세한 움직임을 화폭에 담은 박진영 작가의 그림을 걸어뒀다. 그린&블루 컬러를 주색으로 사용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그림으로 침실에 아늑한 분위기를 더해준다.

그림과 조각이 있는 갤러리 하우스

블랙&화이트 컬러 매치로 고급스럽게 연출한 주방. 주방에는 전통 문양의 도자기에 얼음이 담겨 있는 박성민 작가의 ‘아이스캡슐’을 걸어 시원하면서 상쾌한 느낌을 더했다.


그림과 조각이 있는 갤러리 하우스

1 방 한 칸은 소모임 공간으로 사용하거나 부부가 오붓하게 대화를 나누며 술잔을 기울이는 미팅룸으로 만들었다. 블랙 컬러 포인트 벽지와 소파 등을 놓은 뒤 이태원에서 구입한 레드 컬러의 앤티크 수납장을 놓아 레트로 스타일을 연출했다. 테이블로 쓰고 있는 수납함은 김 소장의 할아버지가 만든 것을 물려받았다고. 붉은 앤티크장 위에는 얼마 전 도쿄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나리타 공항에서 구입한 노래하고 연주하는 인형 밴드를 올려뒀다.
2 현관은 노출 콘트리트 벽을 그대로 두고 그림 액자와 잎이 큰 녹색식물, 크리스털 조명을 달아 내추럴하게 꾸몄다.

그림과 조각이 있는 갤러리 하우스

3 비비드한 레드와 블랙 컬러로 클래식하게 꾸민 안방 화장실. 중국의 짝퉁시장에서 구입한 그림을 걸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을 한쪽 귀퉁이에 쌓아두었다.
4 미팅룸 한쪽 벽을 장식하고 있는 신창용 작가의 그림. 이소룡의 모습을 강인하고 선 굵게 표현한 그림이 모던한 디자인의 의자와 어우러져 빈티지한 느낌을 물씬 풍긴다.

여성동아 2008년 9월 5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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