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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앞서가는 CEO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 꾀하는 (주)제너시스BBQ 윤홍근 회장

기획·김명희 기자/글·백경선‘자유기고가’/사진·성종윤‘프리랜서’

2008. 07. 17

‘한국 프랜차이즈의 대부’ (주)제너시스BBQ 윤홍근 회장이 중국 미국 스페인 등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시련을 겪기도 했지만 세계 최고의 프랜차이즈 기업을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는 그를 만났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 꾀하는 (주)제너시스BBQ 윤홍근 회장

치킨 전문점 ‘BBQ’와 ‘닭 익는 마을’ 등 12개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통해 총 3천7백50여 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 (주)제너시스BBQ 윤홍근 회장(53)의 별명은 ‘프랜차이즈 업계의 대부’다. 지난 2005년 올리브유 치킨 메뉴를 개발한 이후 이 회사의 한 해 매출은 8천8백억원대로 성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배달 중심에서 벗어나 고객이 매장에 찾아와 식사하는 방식의 ‘BBQ 뉴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며 또 한 번의 신화를 꿈꾸던 그에게 최근 창립 이래 최대 위기가 찾아왔다. 지난 4월 초 시작된 AI 파동이 바로 그것.
그는 95년 사업 초기 일부 가맹점 사장들이 BBQ 프랜차이즈의 콘셉트를 이해하지 못하고 ‘술을 팔게 해달라’거나 ‘원가를 낮춰달라’고 요구해 곤란을 겪기도 했으며 IMF 외환위기 때도 적잖은 시련을 겪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그때마다 ‘위기는 위험과 기회의 줄임말’이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위기를 사업 확장과 발전의 기회로 전환시키는 경영 수완을 발휘했다. 그런 그도 이번만큼은 “죽겠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고 한다.
“4월 초 첫 AI 발생 보도가 나온 뒤 2주 동안은 별다른 동요가 없었어요. 매출도 크게 줄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여겼죠. 지난 2003년 한차례 AI 파동을 겪은 터라 그 학습효과 덕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후 AI에 걸린 조류를 살처분하던 군인의 AI 감염이 의심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되기 시작하더니 서울 광진구에서 꿩 두 마리가 AI에 감염돼 죽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부터는 소비가 크게 줄었어요. 결국 닭고기 업계 전체로 봤을 때 최대 90%까지 매출이 감소했죠. 나중에 그 군인은 단순 폐렴 증상으로 밝혀졌어요.”

미국 스페인 등 세계 43개국에 진출, 베트남 BBQ 매장은 젊은이들의 문화 명소
윤 회장은 닭고기를 먹고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20억원을 배상하겠다고 소비자에게 자신 있게 말한다. 닭고기를 먹는다고 해서 AI에 감염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믿어달라는 절박함이 엿보였다.
“AI는 호흡기성 질환이에요. 그러니까 먹는다고 해서 감염되는 것이 아니죠. 또 근본적으로 AI에 감염된 닭은 유통될 수가 없어요. 설령 유통되도 AI 바이러스는 73.9℃ 이상에서 0.8초만 익히면 죽기 때문에 안심하고 먹어도 돼요. 그런데 막연한 공포로 양계농가를 비롯해 치킨업계, 삼계탕 전문점 등이 지난 두 달간 6천억원이 넘는 피해를 입었죠.”
윤 회장은 AI 파동 직후부터 두 달여 동안 거의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AI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리는 데 온힘을 기울여왔다. 그리고 이제는 AI에 대한 공포가 어느 정도 수그러든 만큼 그는 회사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한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 꾀하는 (주)제너시스BBQ 윤홍근 회장

BBQ는 지난 2003년 6월 중국에 점포를 내면서 해외 진출의 물꼬를 텄으며 이듬해에는 스페인에, 2006년에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일본과 미국에까지 진출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란 맥도널드나 KFC 등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해외에 진출할 때 채택하는 방식으로, 본사에서 브랜드와 시스템 등 사업 노하우를 제공하고 투자와 운영은 제휴를 맺은 현지 업체에 맡기는 방식. 현지에 매장이 늘어날 때마다 계약금을 받고, 매출의 일정액을 로열티로 받는다. 일본과 미국에 이어 베트남과 호주, 몽골에도 이 같은 방식으로 진출했으며 2007년에는 북유럽, 중남미, 중동 국가에까지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전 세계 43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올해 안에 60개국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특히 미국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이민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비자 발급부터 정착과 가맹점 오픈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일 년 중 3분의 2는 해외출장을 다녀요. 그 탓에 좋은 아빠, 좋은 남편 노릇은 못하고 있어요. 무언가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는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게 세상의 이치인가봅니다.”
가족을 살뜰히 챙기는 것을 포기한 대신 그가 얻은 것은 외국에서의 뜨거운 반응. “하노이에 있는 베트남 1호점은 그곳 젊은이들 사이에서 최고의 명소가 됐다”며 자랑스러워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자식 자랑을 하는 아버지와 같았다. 윤 회장에 따르면 해외에서도 올리브유 마케팅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특히 미국 일본 싱가포르 같은 선진국에서 인기가 많다고 한다. 선진국일수록 웰빙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미국 일본 등에서 마케팅을 할 때 식용유보다 비싸고 질 놓은 최상급의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원유로 해서 만든 BBQ올리브오일을 사용해 튀긴다는 점을 강조했어요. 그러자 ‘올리브유는 튀기는 오일이 아니지 않느냐’는 의문을 제기하더군요. 일반적으로 올리브유는 끓는점이 낮아 튀김유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알려져 있었거든요. 그들에게 ‘올리브유의 끓는점을 낮추는 결정적 요인은 기름 속에 함유된 올리브 과육 찌꺼기인데 우리는 그 찌꺼기를 걸러내 튀김유로 가장 적합한 최고급 올리브유를 만들어냈다’고 알려주었죠.”
해외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올리브유 치킨’을 만들어낸 계기는 무심코 던진 고객의 말 한마디 덕분이었다고.
“한 주부 고객이 ‘비만을 유발하는 튀김오일에 대한 염려 때문에 아이들이 치킨을 시켜달라고 조르면 세 번에 한 번만 시켜준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듣고 ‘고객은 몸에 좋은 음식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죠.”

늦둥이 아들 태어날 무렵 BBQ 설립, 아들과 회사 쑥쑥 커가는 모습 보며 보람 느껴
윤 회장이 ‘세계적 기업을 경영하고 싶다’는 꿈을 가슴에 품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2학년 무렵이라고 한다.
“제가 전남 순천의 시골마을에서 태어났는데,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서울에 다녀오면서 책가방과 운동화를 사다 주셨어요. 허리춤에 차는 책보와 검정 고무신밖에 몰랐던 제게 그 물건들은 신선한 충격이었죠. 아버지께 이런 걸 어디서 만드느냐고 물었더니, 어떤 회사 이름을 언급하시며 ‘그 회사에서는 가방과 운동화뿐 아니라 우리가 필요로 하는 여러 가지 물건을 만들어내 삶을 이롭게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부터 나도 이 다음에 그런 것을 만드는 회사를 운영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 꾀하는 (주)제너시스BBQ 윤홍근 회장

그가 19세 되던 해, 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가세가 기울었다고 한다.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학교를 물색하던 끝에 조선대 무역학과에 진학한 그는 대학을 수석 졸업하고 학사장교로 군복무를 마친 뒤 84년 (주)미원(현 대상그룹)에 입사했다. 그러다 94년 미원이 닭고기 생산업체 천호마니커를 인수하면서 그에게 마니커 영업부장직이 맡겨졌다. 그 당시 마니커의 닭고기 판매량은 하루 평균 5만 마리에서 1만 마리로 뚝 떨어진 상태. 설상가상으로 사무실에는 신입 영업사원 3명만 덩그러니 있고, 제대로 된 업무 서류 하나 없이 갚아야 할 미수금만 잔뜩 쌓여 있었다. 참담한 상황이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일일이 대리점 주인을 찾아다니며 닭고기 판매 활로를 열었고, 그 결과 6개월 만에 판매량을 10만 마리로 늘리는 기적을 일궈냈다.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3년 후 20만 마리’라는 목표를 세웠다. 그 목표를 달성하려면 그만한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또 다른 판매처가 필요했는데, 그때 생각난 것이 치킨 전문점이었다고 한다.
“마침 그때 미원도 외식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었어요. 그런데 회사가 원하는 것은 그룹 이미지에 맞는 대형 패스트푸드점 형태였죠. 저는 치킨 프랜차이즈 형태의 소형점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했고요. ‘이제는 내 사업을 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미원의 브랜드를 이용하지는 않지만 마니커 닭을 소비하는 조건으로 독립해 95년 이 회사를 창업하고, 그해 11월 첫 번째 치킨점을 오픈했어요.”
그의 생각은 적중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소형점 방식은 국내는 물론 세계로 뻗어나가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 것이다. 그는 대형 매장 규모로 시작할 경우 개설이나 운영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만약 수익이 나지 않아도 철수하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그러나 BBQ는 60~80㎡ 정도의 공간만 있으면 어디든 매장을 낼 수 있어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데도 적격이라고.
“회사가 설립될 무렵 늦둥이 아들이 태어났어요. 그 아들과 함께 회사가 쑥쑥 커가는 모습을 보면 보람도 크죠. 아무래도 늦둥이 아들이 복덩이인 모양이에요(웃음).”
BBQ 가맹점은 창업 6개월 만에 1백 개를 돌파하며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 역사상 최단시간 내 최다 점포 개설이란 신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4년 만에 가맹점 수 1천 개를 돌파하면서 국내 최고의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정상에 섰다. 이 같은 BBQ의 성장속도는 세계 최고의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꼽히는 맥도널드보다도 훨씬 빠른 것이라고 한다. 맥도널드는 가맹점 수 1천 개를 돌파하는 데 14년이 걸렸다는 것. 윤 회장은 올 연말까지 해외에 1천 개 매장을, 국내에 4천 개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다소 벅차 보이지만 그는 “꿈꾸는 사람은 그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면서 “꿈이 있는 한 어떤 일이 있어도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홍근 회장이 일러주는 AI에 관한 오해와 진실
“AI는 호흡기성 질병, 닭고기를 먹어서 감염되는 일 없어요”

윤홍근 회장은 “이번 AI 파동으로 수많은 사람이 닭고기를 만지거나 먹기만 해도 AI에 걸린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사람들이 AI에 대해 이처럼 오해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가 AI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알려주었다.

AI에 걸린 닭고기를 먹으면 AI에 감염된다?
AI는 호흡기성 질병이다. 따라서 닭고기를 먹는다고 해서 AI에 걸리는 것이 아니다. 근본적으로 AI에 감염된 닭은 유통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세계보건기구가 인정한 AI 안전국가로서, AI에 감염된 닭 농장의 3km 내 모든 닭을 완전 살처분하고 있다. 또한 AI에 걸린 닭은 48시간 이내에 죽는다. 죽는 순간 검붉게 굳어지면서 털도 안 빠져 색이 하얀 정상 닭과는 육안으로도 구분된다. 설령 AI에 걸린 닭이 유통되도 AI 바이러스는 73.9℃ 이상에서 0.8초만 익히면 죽기 때문에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인간도 AI에 걸릴 확률이 높다?
AI는 조류 간 질병이다. AI 바이러스는 조류 간에 전파되는 특이한 바이러스로, 종(種)간 벽이 있는 인간에게는 잘 전파되지 않는다. 따라서 인간이 AI에 걸릴 확률은 극히 낮다. 조류의 체온(42℃)과 인간의 체온(36.5℃) 간에는 편차가 있다. AI 바이러스가 이 편차에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AI는 인간에게 잘 전파되지 않는다. 드물게 인간에게 전파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조류 또는 그 배설물로 오염된 물체와 직접적으로 접촉한 경우다.

국내에서 인간이 AI에 감염된 적이 있다?
국내에서 처음 AI가 발생한 이후 지난 5년 동안 단 한 건도 발생한 적이 없다. 국내에서 현재 사육되는 닭은 1억2천만 마리다. 그 가운데 매일 1백50만 마리가 시중으로 팔려나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닭을 사육하는 농민, 농장에서 닭들을 잡아 차량에 옮겨 싣는 사람, 닭을 실은 차량을 운전하는 운전자, 도계장 관리자, 도계 작업자들은 매일 닭과 접촉한다. AI가 위험하다면 이들이 가장 먼저 그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들 가운데 AI에 감염된 사람은 한 명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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