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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이 부부가 사는 법

결혼 15년 차 ‘친구 같은 부부’ 이봉원·박미선

글·정혜연‘동아일보 출판국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8.05.23 15:59:00

이혼 위기를 극복하고 15년을 함께해온 이봉원·박미선 부부. 누구나 겪는 고비를 시부모의 도움으로 극복했다는 이들을 만나 남모르게 겪은 부부갈등과 근황에 대해 들었다.
결혼 15년 차 ‘친구 같은 부부’ 이봉원·박미선

지난 4월 초 박미선(41)은 MBC 오락 프로그램 ‘명랑 히어로’에 출연해 남편 이봉원(45)과 이혼 위기를 겪었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이후 한동안 ‘박미선 이혼 위기 발언’은 인터넷 검색어 1위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박미선은 ‘지금은 다 이겨낸데다 행복하게 살고 있기 때문에 말했을 뿐’이라며 그것이 왜 화제가 됐는지 오히려 이상하다고 말했다.
“동네에 장보러 가면 이웃 아주머니들이 ‘어유, 그런 말 방송에서 해도 괜찮아요? 남편이 뭐라고 안 해요?’라며 물어보세요. 사실 우리 남편은 웃자고 한 이야기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솔직히 누구나 그런 고비 한번쯤 겪고 또 이겨내며 살지 않나요?”
93년 결혼 후 이봉원이 시작했던 여러 사업이 잇달아 실패하면서 부부에게 위기가 왔다고 한다. 이봉원은 평소 가부장적이고 말수가 적은 편이라 그런 일이 있을 때면 입을 다문 채 혼자 해결하려 했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고 싶었던 박미선은 남편에게 말을 걸었지만 이야기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제는 방송에서 사업 실패담을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부부지만 한때는 그 일로 꽤 심각한 갈등을 겪었다고.
“정말 이혼하려고 했어요. 저뿐만 아니라 남편도 이혼 생각을 했고요. 남편이 잘 살아보려고 시작한 사업이라는 것도, 안 풀릴 수도 있는 일이란 것도 알았지만 사람 마음이라는 게 또 안 그렇잖아요. 원망스럽기도 하고…. 그런데 우리 부부는 결혼 직후부터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았기 때문에 그런 큰 고비를 잘 넘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어려운 일 있을 때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위안이 됐죠.”

‘대한민국 대표 아줌마’로 바쁘게 사는 박미선
결혼 15년 차 ‘친구 같은 부부’ 이봉원·박미선

SBS ‘우리집 라디오’를 함께 진행하는 이봉원·박미선 부부는 대화할 시간이 많아져 최근 부쩍 가까워진 느낌이 든다고 한다.


박미선은 요즘 숨돌릴 틈도 없이 바쁘다. MBC ‘명랑 히어로’, KBS ‘해피 투게더’ ‘러브 인 아시아’, SBS ‘있다! 없다?’ ‘글로벌 주부 퀴즈쇼 징검다리’ 등 방송 3사를 오가며 총 8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 반면 갑작스레 늘어난 일로 인해 건강은 상대적으로 많이 나빠졌다고 한다.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요즘 많이 느껴요. 그래서 올해부터 건강에 신경을 쓰기로 했죠. 요즘은 이성미씨가 추천한 발마사지를 꾸준히 받고 있어요. 우리 몸의 혈은 발과 연결돼 있어서 만약 발을 눌러 아픈 곳 있다면 그곳과 연결된 어느 장기에 이상이 있는 거라 그러더라고요. 누르는 곳마다 아픈 걸 보니 성한 데가 없나봐요(웃음).”
박미선은 건강을 위해 따로 약을 챙겨 먹지는 않는다고 한다. 대신 시어머니가 직접 기른 무공해 미나리, 더덕으로 만든 나물 반찬과 집에서 쑨 메주로 끓인 된장찌개를 먹고 기운을 차린다고. 또한 주말과 일을 끝낸 저녁시간에 여유가 생기면 아이들과 함께 경기도 일산 호수공원으로 나가 자전거를 타고 걷기 운동도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아이들과 함께할 시간이 부족한 게 제일 아쉽죠. 라디오 끝나고 집에 들어가면 밤 11시가 넘는데 중학교 1학년생인 딸아이는 안자고 기다려서 솔직히 미안해요. 할 수 있는 한 꼼꼼하게 챙겨주려고 노력하는데 늘 집에서 봐주는 엄마들만 못 할거예요. 그래도 딸아이와 초등학교 5학년생인 아들 둘 다 속 썩이지 않고 공부도 잘해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아이들 교육에 있어서는 박미선이 주도권을 잡고 있기 때문에 이봉원은 전적으로 그의 의견에 따른다고 한다. 다만 이봉원은 아이들이 박미선의 통제를 너무 갑갑해할까봐 가끔씩 놀라고 풀어주는 정도로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원리원칙대로 살라고 하면 갑갑하잖아요. 아내는 아이들에게 인스턴트 음식도 절대 못 먹게 하는데 저는 안 그래요. 매일 먹는 것도 아닌데 가끔씩 그런 것도 먹고, 오락 게임도 조금 하면서 기분을 풀 때도 있어야죠. 아내는 아이들이 다칠까봐 자전거 탈 때도 꼭 안전모를 쓰라고 하는데 나가보면 그걸 쓰고 자전거 타는 아이를 찾아보기 힘들잖아요? 그런 부분들만 제가 풀어주고 나머지 교육이다 뭐다 크게 신경 써야 할 일은 아내에게 믿고 맡겨요.”
요즘 이 부부는 SBS 라디오 프로그램 ‘우리집 라디오’를 저녁시간에 함께 진행하고 있다. 연애하는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 들지는 않냐고 묻자 이봉원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예전에 비해 훨씬 대화를 많이 하게 돼 가까워진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박미선도 평소 같으면 바빠서 하지 못했던 소소한 이야기들을 방송 진행하는 틈틈이 하게 됐다며 밝게 웃었다.
“태진아씨가 한번은 부부가 같이 할 일이 없어서 새벽에 일어나 쌀을 씻고 밥을 해먹었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그 정도 세월을 함께 보낸 건 아니지만 저희도 15년이나 함께 살았으니 할 이야기가 그리 많지 않아요. 방송을 같이 하기 전에는 집에 있어도 대화를 거의 하지 않았을 정도였죠. 우리 부부에게 대화할 시간을 만들어준 방송국에 감사하고 있어요.”

개그와 사업에서 재기 꿈꾸며 새로운 도전 나선 이봉원
얼마 전 SBS ‘웃찾사’ 특집 코너에 최양락·장두석과 함께 출연한 이봉원은 그들과 ‘웃찾사’의 정규 코너로 들어가기 위해 연습을 시작했다고 한다. 과거 그가 많은 인기를 얻었던 시대에 비해 현재 개그 프로그램이 많이 변했지만 늘 ‘웃기고 싶다’는 욕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 있다고.
“15년 만에 제대로 개그를 하려니 힘든 부분이 있긴 하죠. 트렌드가 많이 바뀌었고 더욱이 ‘웃찾사’ 같은 프로그램은 호흡이 빨라 선배 개그맨들도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이 많거든요. 거기다 기존에 있던 프로그램에 들어가려니 부담스럽기도 하죠. 후배들은 ‘선배, 선배’ 하면서 잘 따르긴 하는데 어쨌든 웃기는 걸로 평가를 받아야 하니까 아무래도 신경 쓰이고요. 그래서 장두석·최양락씨와 밤새 아이템 회의하며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고 있어요.”

결혼 15년 차 ‘친구 같은 부부’ 이봉원·박미선

이봉원은 개그 프로그램 도전과 함께 사업도 다시 시작할 생각이라고 한다.
“사실 지금도 빚이 남아 있지만 그런걸 두려워하면 평생 제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또 이미 비싼 수업료를 지불했기 때문에 이제는 잘될 거라 믿고 있기도 하죠.”
박미선은 이런 남편을 보며 “직접적으로 돕지는 못하더라도 마음으로는 응원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실 남편이 잘되면 좋겠어요. 제 잘못이 아닌데도 남편을 볼 때면 죄책감을 느끼거든요. 요즘도 일하고 집에 들어가서 힘들다는 내색을 못하겠어요. 프로그램이 들어오지 않으면 얼마나 괴롭고 힘든지 저도 겪어봐서 아니까 남편 옆에서 힘들다는 말을 못하죠.”
보통 부인 같으면 화도 날 법한데 말수 적은 남편과 어떻게 사느냐고 묻자 박미선은 ‘남편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 때문’에 함께 산다고 답했다. 그는 살다 보니 남편이 여린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남편이 어떤 심정인지 알기 때문에 이해하며 산다고 한다.
“술을 참 좋아하는 사람인데 술 마시고 새벽에 들어와서 자는 저를 깨워 앉혀서는 ‘미안하다’고 말하더라고요. 맨정신으로는 그런 말 절대 못하는 사람이 술 마시고 와서는 종종 했어요. ‘나는 당신밖에 없다’는 얘기도 몇 번 들었죠(웃음). 그런 일을 겪고 나니 충분히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됐어요.”
스스로 ‘가부장적인 대한민국 아버지의 표본’이라고 말하는 이봉원은 “표현을 못해도 아내가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닌 것처럼 보이는 두 사람이 어떻게 함께 살게 됐냐고 묻자 정작 본인들은 “다른 면도 많지만 은근히 닮은 구석이 더 많은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둘 다 귀가 얇아서 누가 좋다고 하면 ‘그런가보다’ 하며 따를 정도로 닮았어요. 여태껏 그렇게 재테크를 해온 바람에 제 별명이 ‘재테크는 이제 그만’ ‘누수맨’이에요(웃음). 그런데 보통은 그런 실패를 가슴에 담아두지만 저희는 둘 다 나쁜 일일수록 시간 지나면 빨리 잊기 때문에 잘 지내는 것 같아요.”

“정답게 같이 늙어가면서 봉사활동 하며 살고 싶어요”
박미선은 라디오를 함께 진행하면서 더 가까워진 남편이 요즘 사진에 관심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한다. 그래서 선배 이홍렬에게 고가의 디지털카메라를 싼값에 사 남편을 주며 깜짝 놀래켜줄 작정이라고. 박미선은 공고를 나온 남편이 기계를 좋아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좋아하는 전자제품이라면 뭐든지 선물해주고 싶은 마음이라며 미소 지었다.
“선물은 둘 다 서로에게 잘 하는 편이에요. 이 사람도 저라면 손 떨려서 사지도 못할 명품을 가끔씩 선물하거든요. 어울리지 않아서 문제지만…(웃음). 가끔 자기가 사고 싶은 제품을 살 때면 자기 것만 사기 미안하니까 제 것도 조그마한 걸로 하나씩 사오곤 해요.”
매일 얼굴 보며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아져 예전보다 사이가 좋아졌다는 이들은 앞으로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갖고 봉사하며 사는 삶을 꿈꾼다고 한다. 박미선은 시민단체 기아대책이 운영하는 자선 가게 ‘행복한 나눔’의 대표를 맡고 있는데 나이 들수록 봉사활동하며 사는 즐거움이 크다며 남편과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라디오 같이 하고부터는 끝나는 시간이 같아 남편도 술자리 횟수를 줄이고 바로 집에 들어가는 날이 많아졌어요. 남편이 아예 술을 끊으면 좋겠지만 요즘처럼 적게 마시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저 혼자 다니고 있는 교회를 같이 다녔으면 하는 거죠. 그리고 정답게 같이 늙어가면서 가난한 아이들 돕는 봉사를 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아요.”

여성동아 2008년 5월 5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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