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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오랜만입니다

베트남 오가며 연기와 살림 병행하는 박지영

글·김명희 기자 / 사진·김형우 기자

2008. 04. 23

탤런트 박지영이 MBC 드라마 ‘누구세요?’로 3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했다. 현재 남편, 두 딸과 베트남에 거주하고 있는 그가 이국에서의 생활과 오랜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소감을 들려줬다.

베트남 오가며 연기와 살림 병행하는 박지영

흰색 블라우스에 풍성한 라인의 치마를 받쳐입은 그의 모습은 마치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 같았다. 어디선가 이국적인 냄새가 물씬 나는 듯했다. 지난 2005년 종영한 ‘토지’ 이후 3년 만에 MBC 드라마 ‘누구세요?’로 브라운관에 복귀한 탤런트 박지영(40) 얘기다. 94년 윤상섭 전 SBS PD와 결혼, 슬하에 딸 둘을 두고 있는 그는 2005년 가족과 함께 베트남 호찌민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작품활동을 많이 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어요. 한국을 자주 드나들다 보면 비행기표 값을 감당하기 힘들거든요(웃음). 예전에는 다작을 하는 편이라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도 있고, 그냥 스쳐 지나간 작품도 있는데 이젠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드라마 한 편을 찍더라도 더 신중하게 선택하고, 열정을 쏟아서 하게 돼요.”
그의 가족이 베트남으로 이주한 이유는 남편 윤씨가 SBS에서 퇴사한 후 베트남에서 한류 드라마 관련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 박지영은 남편이 타국에서‘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는 게 마음에 걸려 두 딸과 함께 베트남 행을 택했으며 이후 베트남과 한국을 오가며 집안 살림과 연기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연기활동을 하느라 한국에 머무를 때는 서울 방배동 집에서 지낸다고 한다.

요가와 수영으로 몸매 관리, 몇 년 안에 베트남 생활 청산하고 귀국할 계획
베트남 오가며 연기와 살림 병행하는 박지영

오랜만에 만난 그의 모습은 이전과 별로 다를 바 없었다. 날씬하고 볼륨 있는 몸매는 꾸준한 운동 덕분이라고 한다.
“한국에 있을 때는 집 근처 낮은 산에 자주 오르는데 가족과 살고 있는 호찌민에는 산이 없어요. 날씨가 더워서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많이 나기 때문에 격한 운동도 할 수 없고요. 그래서 그곳에서는 요가와 수영을 주로 하죠.”
그에 따르면 남편과 아이들은 현지 생활에 완전히 적응, 아주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원래 조용한 것을 즐기는 그 역시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베트남에서의 생활이 편안하고 좋다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나면 온전히 제 시간이 돼요. 음악 듣고 책도 읽고…. 한국에 있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데 그곳에서는 조용히 저 자신에게만 몰입할 수 있기 때문에 재충전의 시간이 되고 있어요. 하지만 그 생활도 그리 오래할 것 같지 않아요. 남편이 몇 년 내에 현지 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할 계획이거든요.”
지난 3월 초부터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누구세요?’는 의문의 죽음을 맞은, 홀로 딸을 키우는 중년 남자 일건(강남길)의 영혼이 젊은 남자 승효(윤계상)의 몸에 들어가 혼자 남겨진 딸(고아라)에게 도움을 주고 못다 한 사랑을 전하는 내용이다. 박지영은 이 작품에서 일건의 연인 역을 맡아 강남길, 윤계상 두 남자와 멜로 연기를 펼친다. 그는 “윤계상과 러브신이 있다고 해서 흔쾌히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젊은 친구와 멜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죠. 강남길 선배와 일하는 것도 좋고요. 같이 있으면 제가 젊어 보이잖아요(웃음).”
극중 그의 이름은 영애, 별명은 ‘산소 같은 영애씨’다. 이름과 별명이 말해주듯 그는 40대지만 청순한 매력을 간직한 이혼녀로 등장한다.
“영애라는 이름에는 특유의 느낌이 있는데 지금까지의 제 이미지와는 좀 거리가 있어요. 저는 데뷔 후 줄곧 강한 캐릭터를 연기해왔거든요.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즐거워요.”
지난 89년 미스 춘향 선발대회 입상을 계기로 연기자로 데뷔한 박지영.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 그는 어느덧 중견 배우가 됐다. 박지영은 “이번 드라마에 출연하는 여자배우 중 내가 가장 나이가 많다”며 “새삼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어린 연기자들이 ‘선생님’ 하고 부르는 게 어색하고 불편하지만 나쁘지만은 않아요. 더 긴장하고 열심히 하라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계기가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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