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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아이와 함께 보는 명화 ②

독서하는 소녀

책 속에 빠져든 소녀의 모습 아름답게 그린

입력 2008.04.08 17:41:00

독서하는 소녀

프라고나르, 독서하는 소녀, 1776, 캔버스에 유채, 82×65cm, 워싱턴 국립 미술관


소녀가 따뜻한 봄볕을 맞으며 책을 읽고 있습니다. 예쁜 얼굴과 환한 노란색 옷이 마치 활짝 피어난 꽃봉오리 같습니다. 소녀의 손에 들려 있는 책은 작고 앙증맞습니다. 이렇게 따사롭고 여유로운 봄날 딱딱하고 어려운 책을 읽지는 않겠지요. 사랑의 시편이나 낭만적인 신화 이야기를 읽는 게 아닐까요?
어쨌든 소녀는 책을 읽으며 자기도 모르게 환상의 세계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다소곳이 고개를 숙여 깊이 몰입해 있는 모습에서 이를 눈치 챌 수 있습니다. 특히 인상적으로 표현된 부분은 책을 든 소녀의 손입니다. 어쩌면 손가락 하나하나의 표정이 저리도 싱그러울 수 있을까요? 그 아름다운 곡선은 소녀가 예민한 감수성을 지닌 사람임을 나타내줍니다.
그림의 모델은 마르그리트 제라르입니다. 그림을 그린 화가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의 처제이지요. 프라고나르는 어린 처제를 무척 귀여워했습니다. 1775년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마르그리트는 사랑하는 언니와 자신을 아껴주는 형부 프라고나르의 집에 들어가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을 일찍 잃은 처제가 안쓰러웠던 프라고나르는 어린 처제를 자상하게 보살펴주었지요. 그런 형부를 마르그리트는 때로 ‘파파(아빠)’라고 부르곤 했습니다. 그 유대감이 이토록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림 속 마르그리트가 얼마나 예뻤던지 프랑스 소설가 공쿠르 형제는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검은 눈동자, 세상에서 가장 갸름한 얼굴, 고대 로마의 조각 같은 외모가 가히 지혜의 여신 아테나에 비길 만하다.”

한 가지 더~ 프라고나르는 파리 왕립회화조각아카데미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에게 주는 로마상을 받았습니다. 로마상은 로마에 가서 고전 미술을 공부하도록 국가에서 모든 비용을 댔던 장학제도입니다. 다비드, 앵그르 등 프랑스가 낳은 거장들 가운데는 로마상을 받은 사람이 많습니다.

이주헌씨는… 일반인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서양미술을 알기 쉽게 풀어쓰는 칼럼니스트. 신문기자와 미술잡지 편집장을 지냈다. 매주 화요일 EBS 미술 프로그램 ‘TV 갤러리’에 출연해 명화의 감상포인트와 미술사적 배경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뉴욕의 미술관 이야기인 ‘현대미술의 심장 뉴욕 미술’을 펴냈고, 현재 재미화가 강익중씨에 관한 책을 준비 중이다.

여성동아 2008년 4월 5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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