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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명사가 말하는 ‘내 생애 최고의 요리’- 세 번째

영양만점 탕평채 & 비빔밥

강지원 변호사의 신혼시절 추억의 요리

기획·한여진 기자 / 사진·지호영(인물) 현일수(요리)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 요리·이영희(나온쿠킹)

입력 2008.03.18 15:57:00

영양만점 탕평채 & 비빔밥

‘청소년 지킴이’로 알려진 강지원(59) 변호사를 서초동에 자리한 사무실에서 만나 신혼시절의 추억이 담긴 요리에 대해 들었다. 김영란 대법관과 지난 82년에 결혼한 그는 알콩달콩 지내던 과거를 회상하며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서울지검 검사로 근무할 때 옆방에 지금의 아내가 검사시보로 왔어요. 착해 보이는 눈매가 마음에 들어 밥 사주겠다는 핑계로 꼬셨지요(웃음). 나중에 보니 아내는 제 사법고시 답안을 보면서 공부했던지라 학교 다닐 때부터 저를 알고 있었더라고요. 아마 우리 부부는 천생연분인 것 같아요.”
강 변호사의 지극한 아내 사랑은 김 판사가 대법관에 임명되면서 밖으로 알려졌다. 로펌 대표직과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의 진행을 맡고 있던 그는 아내가 대법관에 임명되자 바로 두 가지 일을 모두 그만두었다. 정치적 중립과 공정성을 생명으로 여기는 대법관직에 피해가 가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고. 현재 그는 청소년을 위한 변호일을 하면서 매니페스토(구체적인 예산과 추진 일정을 갖춘 선거 공약)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정치에 입문하라는 제의도 끊임없이 들어오지만 “전혀 뜻이 없다”고 딱 잘라 말하며, 한발 뒤에서 사회에 도움되는 일을 하는 것이 마음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4월 총선을 앞둔 요즘 정치판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는 강 변호사는 학연, 지연, 당파를 떠나 ‘필요하고 확실한 공약’을 갖고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선 때마다 결과를 보면 청군·백군처럼 영호남의 당선 표시 색깔이 확실히 구분되잖아요. 이번에는 비빔밥처럼 뒤섞이면 좋겠어요. 아내는 집에 손님이 찾아올 때마다 다양한 재료를 섞어 내놓는 탕평채를 즐겨 만드는데 정치인들도 서로 융합하고 공존하자는 의미를 지닌 탕평채를 먹어보는 건 어떨까요?”

강지원 이야기, 신혼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묻어나는 탕평채
영양만점 탕평채 & 비빔밥

청포묵, 숙주나물, 미나리, 김, 홍고추 등을 섞어 만드는 탕평채는 서로 용합하고 공존하자는 깊은 의미가 담겨있다.(좌) 강 변호사와 아내 김 대법관의 다정한 모습.(우)


“탕평채는 아내가 즐겨 만드는 단골 메뉴예요. 신혼시절에 집들이 음식으로 탕평채를 만들었는데 그 맛이 기가 막혀 칭찬을 했더니 평생 만들어주네요(웃음). 사실 맛도 맛이지만 음식 이름에 담긴 뜻이 좋아요. 조선 후기 영조가 극심한 당쟁을 뿌리 뽑기 위해 대신들과 함께 탕평책을 논하는 자리에 올려진 음식이라 해서 ‘탕평채’라는 이름이 붙여졌대요. 당시 조선은 동서남북과 중앙으로 세력이 나뉘어 있었고, 세력마다 상징하는 색깔이 있었어요. 동쪽은 푸른색, 서쪽은 흰색, 남쪽은 붉은색, 북쪽은 검은색, 중앙은 노란색이었죠. 탕평채는 서로 화합해 조화를 이루자는 깊은 뜻을 담아 각 세력의 색깔을 의미하는 미나리·숙주나물·홍고추·김·달걀노른자를 섞어 만들어요.
탕평채와 함께 비빔밥도 즐겨 먹어요. 연애할 때 아내와 명동에 자리한 비빔밥집에 종종 갔는데, 요즘도 비빔밥을 먹을 때마다 그때 생각이 난답니다. 저는 각 재료들의 맛을 그대로 느끼고 싶어 비빔밥을 좀 특이하게 먹어요. 고추장을 넣어 섞지 않고 나물과 밥, 고추장을 따로따로 먹는데, 그 모습이 이상했는지 보는 사람마다 “왜 그렇게 먹냐? 비빔밥을 좋아하지 않냐?”고 계속 묻더라고요(웃음).
비빔밥이나 탕평채 모두 야채와 고기가 골고루 들어 있어 반찬을 따로 먹지 않아도 영양분을 균형 있게 섭취할 수 있어요. 봄철 입맛 없을 때 먹으면 영양식으로 그만이랍니다. 따뜻한 봄바람이 불면 탕평채를 먹고 힘을 내야겠어요.”

추억요리 하나 - 탕평채
영양만점 탕평채 & 비빔밥

부인 김영란 대법관과 연애 시절 즐겨 먹던 비빔밥.


준·비·재·료 청포묵 1모, 소금·참기름 약간씩, 쇠고기·미나리 50g씩, 고기양념(간장 ½큰술, 설탕·다진 파 1작은술씩, 다진 마늘·참기름·깨소금 ½작은술씩, 후춧가루 약간), 숙주나물 100g, 홍고추 2개, 달걀 1개, 김 1장, 초간장(간장·물 1큰술씩, 설탕 ½큰술, 식초 2작은술)
만·들·기
1 청포묵은 길게 채썰어 소금과 참기름에 버무린다.
2 쇠고기는 길게 채썰어 분량의 양념에 버무린 뒤 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에 볶는다.
3 미나리는 소금을 약간 넣은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뒤 4cm 길이로 자른다.
4 숙주나물은 머리와 꼬리를 떼어내 소금을 약간 넣은 끓는 물에 데친 후 찬물에 헹궈 체에 받쳐 물기를 뺀다.
5 홍고추는 채썰고 달걀은 흰자와 노른자로 나눠 지단을 부친 뒤 6cm 길이로 채썬다. 김은 구워서 잘게 부순다.
6 청포묵, 쇠고기, 미나리, 숙주나물, 홍고추에 분량의 재료를 섞어 만든 초간장을 넣어 무친 뒤 달걀지단과 김을 올린다.

추억요리 둘 - 비빔밥
영양만점 탕평채 & 비빔밥

봄철에 먹으면 입맛이 확~ 살아나는 탕평채.


준·비·재·료 밥 2공기, 쇠고기 100g, 마른 표고버섯 4개, 고기양념(간장 1큰술, 설탕 ½큰술, 다진 파 2작은술, 다진 마늘·참기름·깨소금 1작은술씩, 후춧가루 약간), 오이 ½개, 오이양념(마늘 ½작은술, 소금 약간), 취나물·도라지·고사리 100g씩, 취나물양념(국간장 1½작은술, 다진 마늘·들기름 ⅔작은술씩, 깨소금 약간), 도라지양념(다진 마늘·참기름 ⅔작은술씩, 소금 약간), 고사리양념(국간장 ½큰술, 들기름 1작은술, 다진 마늘 ½작은술), 무 ¼개, 무양념(소금 ½작은술, 설탕 ¼작은술, 마늘 ⅛작은술, 고춧가루 1-6작은술), 달걀 2개, 소금·다시마튀각·참기름 약간씩, 비빔고추장(고추장 5큰술, 물 4큰술, 설탕 1작은술 )
만·들·기
1 쇠고기는 가늘게 채썰고 표고버섯은 물에 불린 뒤 기둥을 떼고 채썬다.
2 분량의 재료를 섞어 만든 고기양념을 반씩 나눠 쇠고기와 표고버섯에 각각 섞은 뒤 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에 볶는다.
3 오이는 길이로 반 가른 뒤 어슷하게 썰어 소금에 절였다가 손으로 꼭 짠다. 양념으로 버무려 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에 볶는다.
4 취나물, 도라지, 고사리는 각각 소금을 넣은 끓는 물에 데친 뒤 손으로 물기를 꼭 짠다. 각각의 양념을 넣고 버무린 뒤 기름을 두르지 않는 팬에 볶는다.
5 무는 20분 정도 소금에 절였다가 물기를 꼭 짜고 분량의 양념 재료를 넣어 버무린다.
6 달걀은 흰자와 노른자로 나눠 지단을 부친 뒤 4cm 길이로 채썬다.
7 그릇에 밥을 담고 나물과 쇠고기, 다시마튀각, 달걀지단을 올린 뒤 분량의 재료를 섞어 만든 비빔고추장과 참기름을 곁들인다.

여성동아 2008년 3월 5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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