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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궁금한 이 남자

‘태왕사신기’ 빛나는 조연, 윤태영 프라이버시 인터뷰

기획·김명희 기자 / 글·이상주‘스포츠서울 연예부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스포츠서울 제공

입력 2008.02.22 10:50:00

지난해 최고의 화제작 ‘태왕사신기’에서 연호개 역으로 호평받은 윤태영. ‘태왕사신기’를 촬영하는 동안 첫아이를 얻는 기쁨도 누린 그가 궁금한 결혼생활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태왕사신기’ 빛나는 조연, 윤태영 프라이버시 인터뷰

지난해 말 종영한 MBC 드라마 ‘태왕사신기’에서 담덕(배용준)의 대척점에 선 인물 연호개 역을 맡아 만주 벌판을 누비며 거친 카리스마를 뿜어낸 윤태영(34). 그는 이에 앞서 지난해 2월 동료 탤런트 임유진(27)과 결혼했고 드라마 촬영이 한창이던 그해 10월 첫딸을 얻는 겹경사를 누렸다.
직접 만난 윤태영은 수줍음이 많았으며 질문을 받으면 다소 느린 말투로 천천히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는 배우로서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의 자신감이었다. 하지만 그는 “지금껏 보여준 것보다 앞으로 보여줄 것이 더 많기에 ‘태왕사신기’는 모두 잊었다”고 말했다.

“매번 바닥부터 시작한다는 자세로 연기해요”
‘태왕사신기’를 끝낸 윤태영은 얼굴이 무척 야위었고 온몸이 상처투성이였다. 드라마 촬영이 무척 힘들었냐는 질문에 그는 대답에 앞서 씩 웃었다. ‘태왕사신기’의 연호개가 이렇게 매력적으로 씩 웃을 수 있는 남자였다는 사실을 미처 몰랐다.
▼ ‘태왕사신기’ 촬영 일정이 그렇게 힘들었나요.
“전투 장면이 많아서 다들 다치고 깨지고 연기자는 물론 스태프까지 다들 몸이 성한 곳이 없어요. 특히 키르기스스탄으로 떠난 해외 로케이션에서는 진짜 목숨을 걸었다는 표현이 맞을 듯해요. 날씨가 추운 건 말할 것도 없고 혹독한 모래바람은 지금 생각해도 끔찍할 정도죠.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면 밥을 먹을 때 절반이 모래였어요. 또 촬영장까지 2시간을 이동하고 수많은 스태프가 단 2개의 샤워기와 1대의 세탁기를 이용하기도 했고…. 안 아프면 그게 이상한 거죠. 사실 저도 지금 허리가 좋지 않아요. 그래도 모두 고생하고 아픈데 나까지 아프다고 하면 촬영장 분위기가 안 좋아질 것 같아 참고 촬영에 임했어요. 비록 부상은 입었지만 ‘태왕사신기’처럼 스케일이 큰 작품에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태왕사신기’ 빛나는 조연, 윤태영 프라이버시 인터뷰

▼ 왜 그렇게 우직하게 연기했나요.
“직업이니까요(웃음). 배우는 시청자는 물론이고 자신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보여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작품을 고를 때 잘할 수 있는 것보다 도전할 가치가 있는 것을 선택해요. 매번 바닥부터 다시 한다는 각오로 연기하죠. ‘태왕사신기’도 마찬가지로, 시청자들에게 연호개의 자연스런 액션을 보여주고 싶어서 녹화 3~4개월 전부터 하루 2~3시간씩 말 타는 연습을 했어요. 나중에는 엉덩이에서 피가 났지만 그 덕분에 말과 한몸처럼 느껴질 정도가 됐죠. 무술감독이 자신이 10년간 본 연기자 중 가장 말을 잘 타는 배우라고 칭찬해주셨어요. ‘왕초’ 시절에는 거지 역을 맡기 위해 한 달 동안 영동대교에서 마포대교까지 달려 10kg을 감량하기도 했고요. 저는 다작을 하지 않는 편인데 그 때문인지 한 네티즌이 제 기사 밑에 ‘심심하면 연기한다’는 댓글을 다셨더라고요. 그런 이야기를 듣지 않으려고 더 이를 악물고 열심히 했어요.”
▼ 그럼 ‘태왕사신기’에서 전혀 대역을 쓰지 않았나요.
“대역을 쓰면 연기자가 할 때와 느낌이 다르다고 생각해 대역 쓰는 것을 무척 싫어해요. 물론 아주 위험한 장면은 안전을 위해 전문가에게 맡겨야 하겠지만 생명에 위협이 가해지지 않는 한은 배우가 직접 연기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 드라마의 연호개는 100% 제가 다 연기했어요. 그러다 보니 대역을 쓰지 않고 연기하는 게 당연하게 여겨졌고, 말에서 떨어지거나 다쳐도 스태프들이 신경도 안 쓰더라고요. 심지어 나중에는 제가 다른 배우의 대역을 하기도 했어요(웃음).”
▼ ‘태왕사신기’ 종방연에 참석하지 않은 건 그런 이유로 스태프와 사이가 나빠졌기 때문이 아닌가요.
“하하하. 오랫동안 드라마를 찍으며 정이 들어 가족같이 느껴지는데 그럴 리가 있나요. 단지 종방연이 지난해 12월25일 열렸는데 그날이 딸아이의 백일이었어요. 그래서 종방연 2차 때부터 참석해 다음 날 새벽 6시까지 함께했죠.”
▼ 연호개는 악역인데, 실제 성격은 어떤가요.
“연호개는 땅의 사람으로, 하늘의 사람인 담덕에 대항하는 역이라 악의 본성을 이끌어내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악’이 강할수록 ‘선’도 빛이 나니까요. 하지만 실제 성격이 그렇지 않아 힘들었어요(웃음). 실제로는 무척 여리고 외로움을 잘 타는 성격이에요. 영화를 보면서도 감정이입이 잘되고 멜로를 보면 눈물도 흘리고…. 사실 멜로는 정말 완벽하게 잘할 것 같아서 일부러 피하고 있는 중이에요(웃음).”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 아버지를 닮았죠”
윤태영의 아버지는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64)이다. 그가 99년 드라마 ‘왕초’로 인기를 끌었을 때 이런 그의 배경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윤 부회장은 아들이 자신처럼 경제인의 길을 걷기를 바랐다고 한다. 미국 일리노이 웨슬리안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윤태영은 결국 집안의 반대에도 연기자의 길을 택했지만 윤태영은 아버지에게 경제 감각을 물려받았다. 특히 10년 전부터 시작한 주식투자로 꾸준한 수익을 올려 윤 부회장조차 아들에게 조언을 구한다고. 그는 “아버지가 나에게 경제 감각에 동물적 본능이 있다고 말씀하신다”며 “가끔 나에게 어떤 주식을 사야 하는지 묻기도 하신다”고 웃었다.

‘태왕사신기’ 빛나는 조연, 윤태영 프라이버시 인터뷰

지난해 2월 동료 탤런트 임유진과 결혼한 윤태영은 결혼 8개월 만에 딸을 얻었다.


아버지가 바쁘고 엄해 가족여행을 한 번도 다니지 못한 그의 가족은 최근 몇 년 사이 부쩍 여행을 다니는 일이 잦아졌다고 한다. 특히 윤 부회장이 몇 년 전 스키를 배운 후 가족과 함께 자주 스키를 타러 다닌다고. 윤 부회장은 승부욕이 남달라 젊은이 못지않게 스키를 빨리 터득했다고 한다. 그 역시 아버지의 승부욕을 빼닮아 5천 원짜리 내기 골프에도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한다고.
윤태영은 유명 기업인 아버지를 비롯해 큰 키와 시원시원한 이목구비며 외국 명문대 학벌 등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프로필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그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했다.



▼ 윤태영이라는 이름을 알린 드라마 ‘왕초’의 맨발이 이런 환경을 가진 사람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왕초’에서의 캐릭터는 코믹한 부분이 많아 다들 재밌어했고, 개성 있는 연기자로 받아들였는데 집안과 학벌이 알려지자 색안경을 쓰고 보는 분들이 계셨어요. 그래서 억울한 부분도 있어요. 학벌과 집안 환경이 연기자 윤태영에게 도움을 준 부분이 전혀 없는데…. 연기자로서 윤태영은 아직 채워야 할 부분이 많은 사람입니다.”
▼ 당신도 부러워하는 사람이 있나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연기자로서 배워야 할 자세와 길 등 많은 것을 배웠어요. 현장에서 장항선·박상원·최민수 선배들이 혼자 리허설하며 완벽하게 대사 연습을 하고 상대방의 연기까지 확인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어요. 그런 집요한 모습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해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계속 연기했고 그 탓에 촬영장에서 제 별명이 ‘한 번만 더’였죠. 그런데 나중에는 감독님이 그냥 철수하시더라고요(웃음).”
▼ 연예계 선배들이 예의 바르고 겸손하다고 평하던데요.
“가정교육의 힘이 큰 것 같아요. 어릴 적부터 부모님께 존댓말을 사용했고 아내와도 서로 높임말을 쓰고 있죠. 제가 생각하기에도 지나칠 정도로 예의를 차리는 부분이 있어요(웃음). 가식이 아니냐는 오해도 많이 받아요.”
▼ 특별히 좋아하는 작품 장르가 있나요.
“스릴러 장르를 좋아해요. 특히 다중인격을 가진 인물에 관심이 많죠. 때와 장소에 따라 말과 행동을 다르게 표현해야 하는 현대인은 누구나 다중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근래에 아내와 술을 마시고 아내에게 물을 한 잔 달라고 했는데 아내가 약간 취기가 오른 듯 혼잣말로 “지가 무슨 왕자인 줄 알아”라고 하는데 섬뜩했어요. 물론 약간 귀엽다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웃음). 이처럼 사람은 누구나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 있고 그런 모습은 상대방에게 충분히 공포심을 유발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결혼 전부터 부모 허락받고 동거, 아이 생긴 후 집안 분위기 더 좋아졌어요”
요즘 딸을 키우는 재미에 푹 빠졌다는 윤태영은 “딸을 보니 부모님의 심정을 헤아리게 됐다. 이제라도 효도하고 싶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 아빠가 된 기분이 어떤가요?
“‘태왕사신기’ 촬영이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아이가 세상에 나왔어요. 다행히 옆에서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을 지켜볼 수 있었죠. 요즘 아이 보는 재미에 빠져 사는데 웃는 얼굴 한 번 보려고 30분을 노력해요. 마치 제가 유치원생이 된 것 같죠. 저만 아이와 유치하게 노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무뚝뚝하던 부모님도 손녀와 아이처럼 즐겁게 노시더라고요.”
▼ 윤종용 부회장의 그런 모습은 상상이 안되는데요.
“저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에요(웃음). 정말 아이가 복덩인 것 같아요. 아이가 생긴 후부터 조용하던 저희 집에 대화가 넘치거든요. 특히 제가 부모가 되니 부모님의 심정을 이해하게 됐고, 관계도 더욱 단단해졌어요. 그리고 진짜 효도를 하고 싶어졌고요.”
▼ 혹시 아들을 바라지는 않았나요.
“전 진짜 딸이 좋아요. 많은 아버지가 아들을 낳아 야구·축구 같은 운동을 함께하는 걸 꿈꾼다는데 그런 거 안 하면 어떤가요? 저희 딸은 웃는 모습이 참 예뻐요. 웃는 것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죠.”
▼ 미안한 질문이지만 속도위반으로 딸을 얻었는데요.
“부모님께 아내를 인사시켜드리고 정식으로 교제를 했어요. 아내의 착하고 여린 마음을 보신 부모님은 흔쾌히 결혼을 허락하셨고요. 당시 부모님은 당신들의 연세도 있고 저도 늦은 결혼이었기에 빨리 손자 보기를 원하셨어요. 그래서 결혼 전부터 아내와 함께 지냈고, 자연스럽게 아이가 생겼죠. 결혼 전 저희를 둘러싸고 떠도는 안 좋은 소문 때문에 아내가 많이 힘들어하며 일주일 내내 울기도 했는데 그때 제가 아내를 붙잡고 2시간 넘게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가 행복하게 잘 사는 모습만이 이런 소문을 잠재우는 유일한 방법이다’라고 위로했어요.”
▼ 애처가인가요, 공처가인가요.
“결혼 전 아내와 같은 드라마에 출연했다가 만났는데 당시 아내는 신인 연기자였기 때문에 PD에게 혼이 많이 났어요. 그런 모습이 무척 안쓰러웠고 지켜주고 싶었죠. 애처가, 공처가로 나누고 싶지 않지만 저와 아내는 서로 존중하고 아끼는 사이니 굳이 분류하자면 애처가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담배를 무척 많이 피우는데 아이가 있는 만큼 끊어야 하지 않을까요.
“결혼 전 아내가 담배를 끊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그것만은 절대 할 수 없다고 했어요(웃음). 그런데 나중에 아이가 담배냄새 난다고 뽀뽀 안 해줄까봐 슬슬 걱정이 되네요. 이제 조금씩 줄여나가야 할 것 같아요.”

여성동아 2008년 2월 5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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