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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 인터뷰

황토팩 중금속 파문 휩싸인 김영애 심경 고백

글·김유림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 ■ 장소협찬·길들여지기

입력 2007.12.24 17:33:00

지난해 황토 화장품으로 매출 1천억원대를 돌파한 김영애가 사업 시작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 10월 초 KBS ‘이영돈 PD의 소비자 고발’이 ‘황토팩에서 중금속, 쇳가루가 검출됐다’는 내용을 방송하면서 사업이 존폐 기로에 선 것. 억울함에 자살충동까지 느꼈다는 그에게 현재의 심경을 들었다.
황토팩 중금속 파문 휩싸인 김영애 심경 고백

“제가 하루아침에 황토가 아닌 쇳가루를 판 파렴치한이 됐습니다. ‘만두 파동’ 때 자살한 어느 중소기업 사장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겠더군요.”
지난 10월5일 ‘황토팩에서 중금속이 허용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는 KBS ‘이영돈 PD의 소비자 고발’의 보도가 나간 뒤 국내 황토팩 관련 업체가 홍역을 치르고 있다. 탤런트 김영애(56)가 부회장으로 있는 (주)참토원 역시 방송 직후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문을 연 김영애는 많이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에서도 적합하다는 판정을 내렸지만 방송을 본 사람 중에서 누가 황토팩을 다시 믿고 쓰겠어요. KBS 측에 공개 실험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오히려 11월9일 다시 비슷한 내용의 방송을 내보냈어요.”
현재 참토원 측은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담당 PD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소한 상태. 김영애는 이번 사건이 일어난 뒤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한 채 멍한 상태로 지내왔다고 한다. 그는 “2년 전 우울증으로 살이 많이 빠진 적이 있는데 그때 두 번이나 줄여서 입은 옷을 요즘 다시 꺼내 입는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방송이 나가고 며칠 동안 집 밖 출입을 못했어요. 남편은 ‘왜 당신이 밖으로 못 나가냐’며 역정을 내더라고요. 몇 차례 더 제품 검사를 의뢰했지만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으니 걱정하지 말라면서 안심을 시키더군요. 하지만 한 번 잘못 알려진 내용을 다시 바로잡는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아요.”
며칠 동안 고민하느라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던 그는 급기야 병원에 실려 가기까지 했다고 한다. 머리가 터질 듯이 아파 ‘잠이라도 자자’는 생각에 수면제 한 알을 먹었는데 약효가 없는 것 같아 두 알을 더 먹은 것이 화근이 돼 의식을 잃은 것. 새벽에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된 그는 정신을 차린 뒤 당혹스러움에 몸 둘 바를 몰랐다고 한다.
“눈을 뜨고 나니까 너무 창피해서 남편 보고 빨리 집으로 가자고 했어요. 사람들이 보기에 ‘저 나이 먹어서 이런 식으로밖에 자신을 표현하지 못한다’고 생각할 거 아니겠어요. 남편도 제가 사람들 눈에 뜨일까봐 병실이 날 때까지 저를 업고 병원 밖에서 기다렸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그날 바로 택시를 타고 도망치다시피 병원을 빠져나와 집에서 링거 주사를 맞고 치료를 받았죠. 회사일도 복잡한데 저까지 안 좋은 모습을 보여서 직원들에게 미안할 뿐이에요. 제 주위 사람들은 제 성격이 워낙 불 같은걸 아니까 혹시 무슨 짓이라도 저지를까봐 노심초사해요. 며칠 전에는 가깝게 지내는 지인한테 전화가 왔는데 ‘힘들수록 기운내야지 약한 모습 보이면 안 된다’고 따끔하게 충고를 하더군요. 한참이나 어린 친구한테 그런 얘기를 들으니까 정신이 좀 들었어요.”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끼얹는 상상도 하고 옥상에서 뛰어내릴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는 그는 “명예만 회복될 수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다”며 고개를 떨궜다.

“명예회복 위해 옥상에서 뛰어내릴 생각까지 했어요”
황토팩 중금속 파문 휩싸인 김영애 심경 고백

김영애는 “잘못한 게 있다면 그 벌을 달게 받겠지만 평생 소비자에게 나쁜 물건 판 못된 사업가는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참토원 공장 생산라인은 전면 중지된 상태. 이미 20여 명의 직원들이 사표를 냈고 임원진을 뺀 나머지 직원들은 3개월 휴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7백여 명의 참토원 협력업체 직원들도 이번 일로 큰 타격을 받았다고. 그는 “대부분 소규모로 운영되는 곳인데 공장이 안 돌아가면 직원들은 어떡하고, 그에 딸린 가족들의 생계는 또 누가 책임지냐”며 울분을 터뜨렸다.
“6년 동안 참토원과 함께 커온 협력업체가 많아요. 황토팩뿐 아니라 비누, 화장품 등 참토원 이름을 걸고 나가는 물건들이 한두 개가 아니거든요. 물론 하청업체에 자재비는 다 정산해줬지만 지난 9월 판매대금은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에요. 저희 월급날이 매달 5일인데 회사 자금으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사실 내년쯤 코스닥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모든 직원의 꿈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됐죠. 참토원에 다닌다는 걸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해주고 싶었는데….”
그는 5년 넘게 고정적으로 판매를 담당해오던 홈쇼핑 측에도 미안한 마음을 표했다. 홈쇼핑 측에서 실시한 검사에서도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얻었지만 소비자들의 환불 요청이 계속되고 있는 것. 참토원 홈페이지에도 환불을 요구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는데 이에 대해 그는 “상품에 이상이 있으면 당연히 환불 조치하겠지만 그렇지 않은데 환불은 불가능하다”며 “5년 전에 구입하셨던 분들까지 환불을 해드리는 건 무리가 아닐 수 없다”고 설명했다. 참토원을 판매한지 얼마 안 된 한 홈쇼핑은 회사 차원에서 환불을 진행 중이다.
“아직도 가끔씩 머리가 멍해요. 왜 일이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배운 것도 많지 않고 사업가 기질도 많지 않은 사람이에요. 외골수에 배짱도 없고 간이 작아 거짓말도 잘 못하고 살아왔어요. 하지만 지금까지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해요. 잘못한 게 있다면 그 벌을 달게 받겠지만 평생 소비자에게 나쁜 물건 판 못된 사업가는 되고 싶지 않아요.”
한편 그는 이번 일을 겪으면서 남편에 대한 믿음이 더욱 커졌다고 한다. 온갖 짜증을 다 받아주고 괜찮을 거라며 어깨를 두드려주는 남편에게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식약청 발표가 난 뒤로 식사 양도 늘리면서 조금씩 기운을 회복해가고 있다는 김영애는 “참토원 식구들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법정에서 방송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 조목조목 반론하겠다”고 말했다.
사건개요

▼10월5일 KBS ‘이영돈 PD의 소비자 고발’이 황토팩 중금속 함유 여부 검사 결과 납·비소 등이 허용 기준치 이상으로 나왔고, 황토를 분쇄하는 과정에서 철 볼이 마모돼 쇳가루가 제품에 포함돼 있다고 보도함.
▼11월8일 식약청이 황토팩의 중금속 함유는 화장품 원료기준(납 50ppm)에 근거해 적합하며 황토팩을 정해진 용법에 따라 물이나 화장수와 섞어 크림 형태로 사용할 경우 중금속 함유량이 일반화장품 허용 기준인 납 20ppm, 비소 10ppm에 미치지 못한다고 발표.
▼11월9일 KBS ‘이영돈 PD의 소비자 고발’이 식약청 발표에 유감을 표시하며 ‘황토팩 후속’편 방송.
▼11월12일 참토원 측이 언론중재위원회에 낸 정정 및 반론보도 신청에 대해 ‘이영돈 PD의 소비자 고발’에 반론보도를 내라는 직권결정이 내려짐. 하지만 KBS는 반론보도를 하지 않기로 결정, 언론중재위원회에 이의신청을 제기.

KBS ‘이영돈 PD의 소비자 고발’ 측 주장

식약청의 황토팩 화장품 품질검사 결과에 대해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KBS가 따로 검사를 진행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검사 결과에 의하면 황토팩에서 식약청 검사결과 보다 훨씬 높은 중금속 수치가 나왔다. 자연에서 채취된 황토는 그 특성상 검사 시점과 채취장소에 따라 검사 결과가 다르게 나온다. 따라서 이번 식약청 검사 결과가 기준치 이하로 나왔다고 해서 황토팩이 중금속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또한 황토팩에서 나온 검은색 쇳가루는 황토를 분쇄하는 과정에서 철 볼이 마모돼 생긴 것이다.

참토원 측 주장



식약청 허용 기준에 따른 중금속 함유량을 초과하지 않았다. KBS에서 주장한 쇳가루는 황토 고유성분인 자철석으로 자석에 붙는 성질을 띠고 있다. 색상이 검고 혐오스럽다는 이유로 제거해야 한다는 영세 황토업자의 인터뷰 내용과 자철석이 있으면 양질의 토양이 아니라는 전문가 인터뷰는 잘못된 것이다.



여성동아 2007년 12월 5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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