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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새로운 출발

KBS 사표 내고 새로운 도전 나선 신영일

글·김유림 기자 / 사진·조세일‘프리랜서’

2007. 12. 24

신영일 아나운서가 입사 10년 만에 KBS에 사표를 내고 프리랜서로 나섰다. 오랫동안 고민한 끝에 홀로서기를 결정했다는 그가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각오를 들려줬다.

KBS 사표 내고 새로운 도전 나선 신영일

신영일 아나운서(36)가 최근 KBS에 사표를 내고 프리랜서를 선언했다. 그는 오랫동안 고민하고 결정한 일이기에 후회는 없지만 모든 것을 혼자 헤쳐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기대 반 두려움 반”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리랜서 선언을 하기까지 2년 정도 고민을 했다고 한다. 조금씩 타성에 젖어드는 자신을 발견하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하지만 그가 프리랜서로 변신하는 것과 관련해 고민을 털어놓을 때마다 사람들의 반응은 “더 기다려라”였다고 한다. 경기가 그리 좋지 않은 상황에서 안정된 직업을 버리는 것은 모험이라며 만류한 것. 그는 그렇게 2년이란 세월을 흘려보내다가 최근 자신을 한번 믿어보기로 결정하고 오랜 고민에 종지부를 찍었다.
“언제가 최적의 타이밍인지 판단이 서지 않아 오래 고민할 수밖에 없었어요. 사실 지난해 강수정 아나운서가 프리랜서 선언을 할 때 저도 그만두려고 했는데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에 결단을 내리지 못했죠. 하지만 언젠가 한 번은 겪어야 할 일이라는 판단하에 이번에 결정을 내렸어요.”

주위에서 일 중독이라고 할 정도로 방송에 대한 욕심 많아
그가 프리랜서를 선언한 가장 큰 이유는 “오랫동안 방송을 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한다. 회사에 소속돼 있으면 젊은 시절 아무리 왕성히 활동을 해도 일정 나이가 되면 실무에서 손을 떼고 점점 관리직으로 옮겨가는 데 그는 “부장·국장 등의 직급에는 관심이 없고 일선에서 방송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주위에서 일 중독이라 할 정도로 일 욕심이 많은 편이에요. 방송을 할 때 가장 행복하고 살아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호호 할아버지가 돼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때까지 방송을 하는 게 제 인생의 최종 목표예요.”
그는 “돈 욕심은 누구나 있겠지만 프리랜서 선언과 관련해 돈이 가장 큰 이유는 아니다”면서 “여러 기획사로부터 연락이 오는 건 사실이지만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혼자 활동하는 것보다 기획사와 계약을 맺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해요. 회사의 규모가 크고 작음을 떠나 얼마나 저와 잘 맞고 내실 있는 곳인지를 따져보고 차차 결정할 생각이에요.”
그는 사표가 수리됨과 동시에 2년 동안 KBS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못하게 됐다. 그동안 진행하던 ‘퀴즈 대한민국’ ‘무한지대Q’ ‘러브 인 아시아’에서도 모두 중도하차했다.
그가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하자 부인 지영선씨(33)는 처음에 반대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오랫동안 고민하는 모습을 봐온 만큼 그의 뜻이 얼마나 확고한지 잘 알기에 결국 그의 손을 들어줬다고.
“집사람도 얼마 전에 일을 그만뒀어요. 항공사 승무원이었는데 많이 힘들다면서 그만두고 싶어하기에 그러라고 했어요. 하지만 부부가 한꺼번에 실직을 하고 보니 생계에 대한 부담감도 커지고 주변에서도 걱정을 많이 하시네요(웃음). 부모님도 당분간 저를 화면에서 못본다고 생각하니 많이 서운하신가봐요. 주위 분들한테 위로 전화도 많이 받으신다고 하니 죄송스럽고요.”

KBS 사표 내고 새로운 도전 나선 신영일

프리랜서 활동을 시작하면서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한다는 신영일 아나운서는 앞으로 ‘자기관리’에 철저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아빠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자 한껏 신이 난 네 살배기 아들
그의 네 살배기 아들 한빈이는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자 한껏 신이 났다고 한다. 그 역시 아이와 많은 시간을 지내다 보니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아이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게 됐다고. 아이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떻게 놀아줘야 좋아하는지 알게 됐다는 것이다. 또한 며칠 전에는 아내와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는 문제를 상의하다 결국 직접 유치원을 방문해 시설이며 교육 프로그램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결정했다고.
“아이 교육에 관심을 많이 가지려고 해요. 물론 엄마가 알아서 잘하고 있지만 아빠로서 아이에게 해줘야 할 몫이 있잖아요. 아이가 커갈수록 아이에게 친구 같은 아빠가 돼줘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죠. 그런데 요즘은 저보다 아이가 더 바쁜 것 같더라고요. 유치원 말고도 미술·음악 학원 등에 다니거든요(웃음).”
그는 아이에게 다정한 아빠인 반면 아내에게는 무뚝뚝한 남편이라고 한다.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이다 보니 집에서는 되도록 말을 아끼고, 쉬고 싶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라고. 신혼 초에는 집에만 오면 과묵해지는 그에게 불만을 토로하던 아내도 결혼 4년 차에 접어든 요즘은 그의 모든 것을 다 이해해주고 맞춰준다고 한다. 그는 “제가 아내에게 곰살궂게 잘할 거라 생각하시는 분이 많은데 실상은 그렇지 않아 반성을 많이 한다”며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요즘 약속 장소를 찾아다니는 게 주요 일과라는 그는 사표를 내자 식사라도 함께 하자며 아쉬워해주는 사람들이 많아 고마운 마음이 든다고 한다. 그는 “따뜻한 시선으로 어깨를 두드려주는 사람들이 많아 큰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존경받는 선·후배는 아니었지만 인간관계만큼은 별문제 없이 지낸 것 같아 한편으로 뿌듯해요(웃음). 좀 전에도 후배 아나운서가 자기 대신 외부행사 진행을 맡으면 어떻겠냐고 전화를 했더라고요. 도와주려고 애쓰는 마음이 참 고맙죠. 빨리 자리를 잡아서 저도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요.”
그는 앞으로 ‘퀴즈 프로그램’ 전문 진행자로 활동하고 싶다고 한다. ‘퀴즈 탐험 신비의 세계’를 4년 넘게 진행했고, ‘퀴즈 대한민국’으로 5년 넘게 기량을 다져왔기에 퀴즈 프로그램 진행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자신 있다고. 그는 “앞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겠지만, 퀴즈 분야에서만큼은 우리나라 최고의 MC가 되겠다는 각오로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앞으로 자기관리에 소홀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체력단련은 물론 방송 관련 공부도 꾸준히 할 계획이라고. 현재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그는 훗날 강단에 서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방송국 입사 후 몸무게가 계속 늘어 이제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예요(웃음). 늘 바쁘다는 핑계로 운동을 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의무적으로라도 운동을 하려고요. 방송인 임성훈씨가 자기관리에 철저하기로 유명하신데, 젊어서부터 운동을 꾸준히 해온 덕분에 지금도 가슴근육이 20대 못지않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늘 활기찬 모습으로 오랫동안 시청자에게 사랑을 받으며 꾸준히 활동하시는 거라 생각해요.”
10년 전 방송을 처음 시작했을 때처럼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한다는 신영일 아나운서. 그가 새로운 무대에서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시청자와 만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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