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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다시 시작해요

성형수술 부작용으로 오랫동안 맘고생, 연기자로 새 출발하는 곽진영

글·김수정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 ■ 헤어&메이크업·니케 인 뷰티(02-514-4425) ■ 장소·커피지인

입력 2007.11.22 18:05:00

90년대 초반 MBC 드라마 ‘아들과 딸’에서 ‘종말이’ 역을 맡아 큰 사랑을 받았던 탤런트 곽진영. 그가 성형수술 부작용으로 오랫동안 방송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털어놓았다.
성형수술 부작용으로 오랫동안 맘고생, 연기자로 새 출발하는 곽진영

지난 92년 MBC 드라마 ‘아들과 딸’에서 귀여운 막내딸 ‘종말이’로 나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탤런트 곽진영(37). 한동안 브라운관에서 좀처럼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그가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성형수술 후유증으로 오랫동안 대인기피증에 시달렸다고 털어놓았다.
“과거를 떠올리는 건 제게 가장 괴로운 일이에요.”
얘기를 시작하는 그의 눈엔 이내 눈물이 차올랐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신인시절부터 성형수술 부작용으로 인해 괴로웠던 순간까지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 까닭이다.
“누구의 탓도 아니에요. ‘종말이’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과욕을 부린 제 탓이죠. 배우는 연기로 변신을 해야 하는데, 어린 마음에 짧은 시간 안에 큰 변화를 주고 싶어 성형수술을 했으니까요.”
그는 97년 쌍꺼풀 성형수술을 받았다. ‘아들과 딸’이 끝난 지 5년이 지났는데도 계속 ‘종말이’로 불리는 게 싫었고 ‘귀엽다’는 말보다 ‘예쁘다’는 소리를 듣고 싶었기 때문.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그는 성형수술이 그토록 큰 시련을 안겨줄지 미처 알지 못했다.
“수술을 받은 뒤 눈이 제대로 떠지지도, 감기지도 않았어요. 눈을 깜박일 때마다 눈동자와 눈꺼풀이 서로 붙은 듯한 느낌이 들었죠. 수술한 걸 후회했지만 이미 돌이킬 수가 없었어요. 나중에 알아보니 저를 수술해준 분이 전문의가 아니더군요. 그에게 수술을 받고 저처럼 부작용으로 맘고생하는 사람들도 더 있었고요.”
그는 지인으로부터 다른 병원을 소개받아 재수술을 받은 뒤 연예계에 복귀했지만 “눈 모양이 이상하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한다. 그 말을 듣자 “이제 연기활동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어 또다시 눈 수술을 받게 됐다고. “이후에도 눈에 대한 얘기만 들으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는 그는 “출연료를 받아 수술을 하고 방송에 복귀하기를 몇 차례 반복하면서 극심한 우울증을 앓게 됐다”고 말했다.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 저렴한 곳을 찾다 보니 계속 전문의가 아닌 사람이 시술하는 곳으로 가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눈 상태는 더 심각해졌고,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좌절감이 커졌죠. ‘아들과 딸’을 다시 보고, 그해 신인상을 수상하던 제 모습을 떠올리면서 ‘내가 종말이를 왜 그렇게 떠나보내고 싶어 했을까’라고 후회하기도 했어요. 술과 수면제를 먹지 않으면 밤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고,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철없이 ‘더 이상 사는 의미가 없어’라고 말하기도 했죠. 카메라 앞에 서지 못하는 배우는 이미 죽은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술과 수면제에 의지하면서 보낸 시간,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누드화보 찍기도
경제적인 어려움에도 시달리던 그는 지난 2004년 누드 화보를 찍었다. “이것 역시 ‘종말이’에서 벗어나기 위한 일”이라며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수치스러운 마음이 들어 촬영을 마친 뒤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는 그렇게 번 돈으로 또다시 수술대에 올랐지만, 눈 상태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재기의 기회 또한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 혼자 갇혀 있는 것 같았죠. 부모님을 뵐 낯이 없어 고향에 내려가지 못했고, 가끔 드라마 출연 제의를 받으면 사람들 앞에 나설 용기가 없어 ‘몸이 아파 장기간 쉬고 있다’는 거짓말을 하곤 했어요. 운전 중에 딴생각을 하다가 여러 번 교통사고가 났을 만큼 힘든 시간을 보냈죠.”
힘든 과거를 얘기하며 그는 간간이 목에 걸린 십자가 목걸이를 어루만졌다. 몇 달 전 한 지인으로부터 목걸이를 선물 받았다는 그는 “신의 존재를 믿지는 않지만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마음에 걸고 다닌다”며 “이 목걸이를 하면서부터 조금씩 용기가 나기 시작했고 마음을 달리 먹어서인지 좋은 일도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한 유명 감독으로부터 영화 출연 제의를 받아 조만간 촬영을 시작할 계획이라는 것.
“연기가 정말 하고 싶었어요. 제가 갖고 있는 이 응어리를 연기로 토해낼 수 있게 해달라고 간절히 바랐죠. 인생의 쓴맛을 다 경험한 만큼 이제 어떤 역할이 주어져도 잘 소화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렵게 다시 시작한 만큼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그의 눈은 밝게 빛나고 있었다.

여성동아 2007년 11월 5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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