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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 온갖 소문에 관한 입장 & 진실 확인

글·김명희 기자 / 사진·김성남 조영철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7.10.24 13:21:00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학력 위조사건이 신씨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부적절한 관계’를 의심할 만한 단서가 포착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신씨가 동국대 교수로 임용되고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에 선임되는 과정에서 변 전 실장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의혹이 일고 있는 것. 두 달간 미국에 잠적했다가 돌연 귀국한 신씨는 예일대 박사학위를 받는 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있었다고 하면서 변 전 실장과 ‘예술적 동지 관계’라고 주장하고 있다. 온갖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신씨의 입장과 과연 진실은 무엇인지 취재했다.
신정아 온갖 소문에 관한 입장 & 진실 확인

미국에서 귀국, 검찰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는 신정아씨. 이후 신씨는 병원에 입원해 휴식을 취했다.


지난 7월 중순 학력 위조사건이 터지자 서둘러 “예일대 학위를 증명할 서류를 가지고 오겠다”며 미국으로 출국, 잠적했던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35)가 두 달 만인 지난 9월16일 귀국했다. 검찰은 그가 귀국하자마자 곧바로 연행, 조사를 한 뒤 다음날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씨는 2005년 동국대 교원 임용을 앞두고 미국 캔자스대의 학· 석사 및 예일대 박사 학위증명서, 예일대 대학원 부원장 명의의 확인서 등 위조 서류를 만들어 동국대에 제출, 교수로 특별채용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거짓 이력을 바탕으로 올해 7월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모집에 지원한 혐의와 허위 학력으로 대학 강단에 선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신씨가 자신이 큐레이터로 근무하던 성곡미술관에 몰린 대기업 후원금의 일부를 빼돌렸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한다. 법원은 신씨가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한 상태.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부적절한 관계 의혹
신정아의 돌연한 잠적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이 사건이 다시 주목 받게 된 것은 검찰이 9월11일 성곡미술관과 서울 광화문 오피스텔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58)과 부적절한 관계였음을 의심할 만한 단서를 포착하면서부터. 이때부터 변 전 실장이 신씨가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배경’이 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변 전 실장은 2005년 9월 신씨가 동국대 교수로 임용되기 전부터 신씨에게 수백 통의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신씨는 변 전 실장에게서 받은 메일만을 모아 하드디스크에 파일 4개로 나눠 저장했다가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급하게 삭제했는데 이를 복구한 검찰에 따르면 ‘러브레터’‘사랑하는 정아에게’등의 제목으로 변 전 실장이 신씨에게 보낸 메일에는 (두 사람이 연인 관계임을 암시하는) 지극히 사적인 내용들이 담겨 있었다고. 변 전 실장이 경기도 과천 집에서 나와 지난해 7월부터 투숙했던 서울 종로구 수송동의 한 호텔과 신씨가 거주한 오피스텔이 1km도 안 되는 근접한 거리에 있었던 점도 의심을 산 대목이다. 압수수색 당시 신정아의 집에서는 변 전 실장이 사준 명품 브랜드 진주목걸이도 발견됐다. 목걸이 세트에는 보석의 품질보증서와 함께 구입 당시 사용한 신용카드의 매출전표도 있었는데, 이 전표에는 구입 날짜와 가격, 점포 이름과 함께 변 전 실장의 사인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변양균은 누구…
부산고를 졸업한 뒤 고려대 경제학과를 나와 지난 73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주로 경제기획원과 기획예산처에서 예산업무를 맡았다. 87년 예일대 대학원(경제학과) 석사학위를 땄고 서강대 박사학위도 취득했다.
참여정부 들어 그는 기획예산처 차관을 지낸 뒤 2005년 1월 장관에 오른 데 이어 2006년 7월 청와대 정책실장에 발탁되는 등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청와대 내 불교신도들의 모임인 ‘청불회’ 회장도 겸하고 있다.
변 전 실장은 판단이 빠르고 직관력에 바탕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부하 직원들에게 좀처럼 큰 소리를 치지 않는 조용하고 신사적인 성격이지만 옳다고 생각하면 상사에게도 거침없이 소신을 말하는 스타일로 평판이 좋은 편. 사회 현안에 대한 돌출 발언 등으로 종종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변 전 실장이 올해 3월 공직자 재산공개 때 신고한 재산(배우자·두 아들 포함)은 모두 16억8천2백여만원. 본인 명의의 단독주택과 부인 명의의 상가가 있고, 연봉은 9천만원 상당이다. 변 전 실장은 청와대로 자리를 옮긴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종로구 수송동 한 레지던스 호텔에 묵었다. 한 달에 2백만원(원래 숙박비는 5백60만원이나 변 전 실장은 장기투숙을 해 할인요금 적용 받음)에 이르는 숙박비(총 2천6백만원)는 누군가가 대납해 주었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혐의가 발견되지 않았다.
변 전 실장은 고교시절 미대 진학을 고려했을 정도로 미술에 관심이 많고 경기도 과천 집 근처에 개인 화실까지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신정아와는 예일대 동문, 미술 애호가, 불교 신도 등 3가지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문학청년이기도 했던 변 전 실장은 젊은 시절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경력도 있다. 신씨에게 보낸 그의 이메일 계정은 ‘artbis’. 그는 한 신문에 쓴 칼럼에서 artbis에 대해 “어릴 적 꿈이 화가였던 것을 아는 지인들은 미술(art)과 관련되는 ID가 아니냐고 묻지만 사실, 이는 책의 한 구절에서 따온 것”이라며 “Always Ready To Break Into a Smile의 약자인데, 언제나 웃을 준비가 돼 있는 얼굴 정도의 뜻”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정아 온갖 소문에 관한 입장 & 진실 확인

2005년 7월 변 전 실장이 기획예산처 장관 시절 신정아의 중개로 미술 작품 두 점을 구입한 사실도 확인됐다. 설치미술가 윤영석씨의 ‘움직이는 고요’와 사진작가 황규태씨의 ‘큰일 났다. 봄이 왔다’가 그것. 신씨는 변 실장이 청와대로 옮긴 직후인 지난해 9월에는 그의 사무실에 전시할 그림에 대해 조언을 하기 위해 청와대를 방문하기도 했다.
변 전 실장은 신씨와의 관계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태. 하지만 신씨는 변 전 실장과 부적절한 관계라는 의혹을 단호하게 부인했다. 뉴욕 도피 당시 신씨는 시사주간지 ‘시사IN’과의 인터뷰에서 “(변 전 실장과) 섹스 스캔들로 몰고 가려 하는데, 절대 아니다. 동거라니 말도 안 된다. 이메일은 전시나 작가에 관한 이야기, 안부 인사 등을 나눈 것이며 진짜 연인이었다면 조심하느라 이메일을 주고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진주목걸이에 대해서도 “변 전 실장에게 선물로 그림을 준 적이 있다. 그림값을 사양했더니 그 대신 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씨는 변호인 박종록 변호사를 통해서도 “성곡미술관에 다닐 때 동문회 모임에서 변 전 실장을 처음 만났으며 변 전 실장은 나를 똑똑하고 귀여운 후배로, 나는 변 전 실장을 능력 있고 미술 좋아하는 예일대 선배로 생각했다. 우리는 친구도 애인도 아니며 동지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진입했지만 예술과 문화에 대한 관심은 한참 멀었다는 것에 변 전 실장이 의견을 같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일대 박사학위 취득 여부
신씨는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예일대 교수로부터 인터넷으로 논문 지도를 받고 있다” “예일대 박사학위를 받으러 미국에 간다”고 공공연히 언급했다고 한다. 예일대에 관한 그의 언급 중 일부는 앞뒤가 맞지 않았지만 신씨의 당당한 태도에 예일대 졸업생조차도‘세월이 흐르면서 학교에 없던 제도가 새로 생겼나’정도로 생각했을 뿐, 전혀 의심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당초 신씨는 서울대 동양화과를 다니다가 미국으로 건너가 캔자스 주립대에서 서양화와 판화를 복수 전공해 학사학위를 받고 경영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뒤 예일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학력 파문 이후 확인된 바에 따르면 서울대에는 입학한 적이 없으며 캔자스 주립대는 3년 동안 다녔지만 학위를 받지 못했고 예일대 박사학위도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동국대 임용 당시 신씨가 제출했던 학위 확인서에 대해 예일대 측은“우리 학교 학력 확인서 양식과 다르며 가짜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가 주장하는 예일대 박사 논문도 표절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씨는 먼저 서울대는 입학 사실이 없음을 시인했다. ‘시사IN’과의 인터뷰에서 “서울대에 다녔다고 이야기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서울대에 가고 싶었지만 아버지가 크게 반대해서 유학을 갔다”고 말한 것. 하지만 실제 그는 2000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의 미술교육을 비판하며“서울대 동양화과에 다니다가 미국으로 유학을 갔는데 그곳에서는 정물을 그려도 있는 그대로 그리면 혼난다”고 말한 기록이 있다.
두 달간의 미국 생활
신정아는 미국 도피생활 중 대부분을 뉴욕 맨해튼 특급호텔에서 보냈다고 한다. 지난 7월16일 출국한 뒤 처음 일주일은 맨해튼 남쪽의 일반 호텔에 투숙했으나 한인들에 의해 신원이 노출되자 중간에 호텔을 옮겨 7월 말부터 4성급 호텔에 투숙한 것. 식당에서 신씨를 알아본 한국인이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 등 약간의 소동이 있었고 결국 제대로 식사도 못하고 울면서 나온 신씨는 이후 대인기피증 비슷한 증세를 갖게 됐다고 한다.
신씨의 지인에 따르면 그는 미국에 머무는 동안 자신이 주장하는 바대로 자신의 박사 학위 논문을 도와 준 가정 교사 트레이시를 찾기 위해 사립 탐정까지 고용했으나 찾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신씨는 자신이 가정교사로부터 사기를 당했다고 판단, 미국 법률회사를 통해 가정교사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려 한다고 말했다고.
지인은 또 “신씨가 이번 일로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들과 동국대 측에는 미안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때로는 자신이 재직하던 성곡미술관 등을 거론하며 ‘내가 펀딩을 얼마나 많이 해줬는데…’라며 서운한 감정을 내비치기도 했다”고 전했다. 글·공종식‘동아일보 뉴욕특파원’


신정아 온갖 소문에 관한 입장 & 진실 확인

전시회를 열며 여러 차례 대기업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아내는 수완을 발휘했던 신정아씨. 사진은 2005년 성곡미술관 개관 10주년 기념전 당시 모습.


캔자스 주립대에 대해서는 ‘시사IN’ 인터뷰에서“92년 입학해서 96년 졸업했다. 94년 9월 학기에 MBA를 시작해 학부와 MBA를 4년6개월 만에 끝냈다. 변호사들이 확인작업을 하고 있으니까 서울에 가서 공식적으로 밝히겠다”고 말했다.
신씨는 예일대에 대해서도“박사과정에 입학했고, 한 학기에 1만2천~1만3천 달러에 달하는 등록금을 냈으며 수업도 인터넷으로 받았고 리포트도 냈다. 4학기 코스워크를 하고, 2003년 봄 종합시험을 보고, 2004년 가을에 (논문) 디펜스를 하고, 2005년 5월에 졸업했다. 졸업 가운도 가지고 있다. 한 달 전에 가운을 맞추거나 3주 전에는 빌려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래서 나중에 필요할 수도 있을 것 같아 가운을 따로 주문해서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일대 미술사 박사과정은 최소 3년간 캠퍼스에 상주해야 하며, 논문 디펜스 과정이 없다는 점에서 신씨의 주장과 다르다. 신씨는 자신이 직접 예일대에 등록금을 송금했는지, 등록금이 예일대 은행 계좌로 들어갔는지 등 구체적인 질문에 대해서는“나중에 이야기 하겠다”고만 말했다.
박종록 변호사는“(신씨가 예일대 박사 과정에 등록하고 논문을 제출하는 과정에서) 전문 브로커에게 사기를 당했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고 말했다.
신씨와 동국대 사이의 박사학위 및 성적표 원본 제출 공방도 진위가 가려지지 않고 있다. 신씨는 채용 당시 상황에 대해 “성적증명서 원본과 학위증 원본을 다 갖고 오라고 해서 그 원본 자료를 다 (동국대) 인사과에 갖다 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동국대 관계자는 “신씨가 원본을 제출한 적이 없다. 설령 학교 측에서 원본을 분실했다 치더라도 신씨가 예일대에서 다시 발급받으면 되는 건데, 신씨는 학위 원본을 한 부밖에 뽑지 못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신씨에게 ‘(예일대) 지도교수 편지가 오면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고 했지만 신씨가 ‘체면이 깎여 못하겠다’며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누드 사진에 관한 진위 논란
신씨가 귀국을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는 ‘문화일보’가 ‘신씨의 알몸 사진’이라고 공개한 누드 사진 때문이다. 이 신문은 9월13일자에서 “문화계 유력인사의 집에서 신씨의 누드 사진이 여러 장 발견됐다. 신씨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 이해에 도움이 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몸통 가운데 부분을 가린 채 공개했다. 하지만 신씨는 ‘시사IN’과의 인터뷰에서 “누드사진이라고는 찍은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그는 “지난해 봄 사진작가 황규태씨의 사진전이 열렸을 때 전시도록에 글을 쓴 적이 있다.갤러리에 갔더니 합성 사진이 여럿 있었는데 내 얼굴에 다른 여자의 몸을 합성해 놓은 작품도 있었다. ‘이건 아니다’ 싶어 떼라고 했다. 합성이 분명한데, 내가 죽은 사람도 아니고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이번 사진 유출에 누가 개입했는지 짚이는 바가 있다”고도 말했다.
한 미술계 인사의 증언 역시 신씨의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그는 “수년 전 신정아씨가 ‘H씨가 내 얼굴 사진과 다른 여성의 누드를 합성한 사진을 만들어 전시하겠다고 해서 매우 화를 내고 취소시킨 적이 있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사진 속 신씨의 얼굴은 3~4년 전의 모습. 신씨와 함께 근무했던 성곡미술관 한 큐레이터 역시 “신씨가 여름에 반팔 옷을 입으면 (삼풍백화점 사고의 흔적으로) 팔에 뚜렷하게 긁힌 상처가 여럿 보였는데, 이 사진에는 상처 하나 없는 깨끗한 모습인 것으로 보아 실제 신씨의 몸인지 의심스럽다”며 합성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

신정아 온갖 소문에 관한 입장 & 진실 확인

변양균 전 실장이 기획예산처 장관시절인 2005년 기획예산처가 신정아의 중개로 구입한 황규태씨의 사진 ‘큰일 났다. 봄이 왔다’.(위) 변 전 실장이 경기도 과천 집을 나와 1년 동안 머문 서울 종로구 레지던스 호텔.(아래)


실제로 신씨는 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피해자임이 공식 확인됐다. 신씨는 평소 자신이 삼풍 사고 때 24시간 동안 깔려 있다가 구조됐다는 사실을 주변에 말해 왔다. 그는 2004년 ‘주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도 “원래는 내성적인 성격이었는데 삼풍 사고를 당하고 난 후 달라졌다. 당시 콘크리트더미 속에 24시간 동안 깔려있다가 구조됐는데 얼굴만 말짱한 채 내장이 파열되고 뼈가 부서진 상태였다. 그 뒤 지금 인생은 ‘덤’으로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모든 일들이 쉬워보이고 추진력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허위 학력 파문 이후 신씨가 삼풍 피해자인지 여부도 의혹이 제기됐지만 최근 영동세브란스병원은 생존자 명단에 있는 인물과 신정아의 생년월일과 주민등록번호가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공식 확인했다.
신씨는 “이번 사건이 마무리되면 문화일보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전 문제 · 비호 세력 여부
신씨를 아는 미술계 인사들은 그의 첫인상을 ‘럭셔리’또는 ‘우아’로 설명한다. 월세 2백만원짜리 오피스텔에 살면서 BMW 승용차를 몰고 다니고 명품 브랜드를 애용한 것. 해외여행을 다녀오면 주위 사람들에게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넥타이와 머플러를 자주 선물하고 명절 땐 예술계 원로들에게 고가의 선물을 돌려 주변에선 ‘부잣집 딸’로 소문이 났다.
하지만 정작 신씨는 채무가 1억4백20만원이나 되며 동국대 교양교육원 교수로 임용된 직후인 2005년 9월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했고, 그해 11월 개시결정을 받았다. 그러나 신씨는 최근까지 자신이 개인회생을 신청한 신용불량자라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아버지가 자신 앞으로 상당한 유산을 남겼고 성곡미술관, 동국대로부터 상당한 월급을 받았으며 어머니도 부정기적으로 돈을 보내줬기 때문에 생활에 전혀 불편이 없었다는 것. 개인 회생 신청에 대해서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어머니가 보증을 선 친척 중 한 사람이 사업에 실패해 빚이 생겼고 그래서 어머니가 대신 신청을 냈다고 말했다.
그러면 신씨가 어떻게 그렇게 호사스러운 생활을 할 수 있었을까. 신씨는 개인 회생 절차 개시 이후 증권계좌를 개설해 2억원을 펀드와 우량주에 투자해 5억8천만 원으로 불렸으며 미국 체이스 은행에도 자신의 명의로 계좌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신씨가 누군가로부터 경제적인 후원을 받았는지, 성곡미술관으로 몰린 기업 후원금이나 정부 지원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했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 신씨가 큐레이터로 활동하던 2002년 이후 대기업이 성곡미술관에 후원한 금액은 총 8억5천여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정부 지원금 액수도 다른 미술관에 비해 이례적으로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씨는 이에 대해 ‘시사IN’에서 “기업의 담당 실무자들에게 미술관 초대권을 줘서 가족과 함께 오게 하고, 회사 복도에 걸려 있는 작품도 바꾸어주고, 달력 자문도 해주고, 달력에 들어갈 작가 작품도 싸게 섭외해주고, 텔레비전 광고 만드는 데도 도움을 줬다. 한번 접촉을 하면 끊지 않고 지속해서 관계를 유지한다. 실질적으로 이렇게 하는 데는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 연이은 미팅 때문에 화장실 가고 싶은데도 참아야 했던 적이 많았다”며 자신이 “직접 발로 뛰어 얻어낸 것”임을 주장했다. 그는 또한 “비호의혹이 제기되는 건 내가 미혼이라서 그런 거다. 남자였으면 이러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간에서 유력 대권주자, 청와대가 비호 세력이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신씨는 이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중앙일보’와의 전화통화(9월12일자)에서 “전시회 때 이해찬 전 총리가 왔다고 해서 내려간 적은 있지만 이 전 총리는 아마 내 얼굴 기억도 못할 것이다. 또 노 대통령이나 권양숙 여사는 본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여성동아 2007년 10월 5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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