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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기대되는 변신

바보 같은 사랑 연기한 영화 ‘사랑’ 주연 주진모

글·김유림 기자 / 사진·지호영 기자

입력 2007.10.23 17:43:00

지난해 출연한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흥행 이후 영화계 ‘블루칩’으로 떠오른 주진모. 그가 추석을 맞아 개봉한 곽경택 감독의 새 영화 ‘사랑’에서는 ‘바보 같은 사랑’을 보여준다. 데뷔 10년 만에 첫 단독 주연을 맡은 그에게 촬영 에피소드와 사랑관을 들었다.
바보 같은 사랑 연기한 영화 ‘사랑’ 주연 주진모

98년 데뷔 후 영화 ‘해피엔드’ ‘미녀는 괴로워’, 드라마 ‘때려’ ‘패션 70s’ 등에 출연하며 다양한 모습을 선보여 온 주진모(33)가 올가을 곽경택 감독의 새 영화 ‘사랑’에서는 순애보적인 사랑을 연기했다. 영화 ‘사랑’은 지독한 사랑 때문에 목숨까지 잃는 두 남녀의 이야기로 극중 그는 잘나가던 유도 선수였으나 초등학생 시절 한눈에 반한 미주(박시연)를 지켜주기 위해 살인까지 저지르는 채인호 역을 맡았다. 극중 두 사람은 인호가 복역을 마치고 나온 뒤 운명적으로 다시 만나지만 미주는 인호가 충성을 맹세한 대기업 회장의 여자가 돼 있다.
‘사랑’을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단독 주연을 맡은 그는 촬영을 마치고도 한참 동안 영화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 정도로 모든 열정을 이번 영화에 쏟아부었다고 한다.
“어찌 보면 진부하고 통속적인 사랑 얘기일 수도 있지만 가볍게 표현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진실이 묻어나는 연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더 이상 멋지게 차려입고 힘주는 연기 말고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죠. 사랑 때문에 목숨까지 내놓는 인호를 바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누구나 살면서 한 번 정도는 이런 애절한 사랑을 꿈꿀 것 같아요.”

장동건의 집에서 밥 먹다 시나리오 접하고 직접 감독 찾아가 매달린 끝에 출연 결정
바보 같은 사랑 연기한 영화 ‘사랑’ 주연 주진모

그가 영화 ‘사랑’ 시나리오를 접한 건 우연이었다. 올봄 친분이 두터운 배우 장동건의 집에 놀러 갔다가 함께 밥을 차려 먹던 중 식탁 위에 있던 시나리오를 발견한 것. 당시 장동건은 “곽경택 감독님이 읽어보라고 줬는데 한번 볼래?” 하며 그에게 대본을 건넸고, 그는 별 생각 없이 밥을 먹으면서 한 장 두 장 읽다가 나중에는 식사를 다 마치고 장동건이 말을 걸어도 듣지 못할 정도로 시나리오에 몰입했다고 한다.
자신에게 직접 출연 제의가 들어온 작품은 아니지만 자존심을 세울 때가 아니라고 판단한 그는 결국 감독에게 찾아가 매달린 끝에 배역을 따냈다. 당초에는 다른 배우가 물망에 올라 있었다고 한다.
“곽 감독님 영화를 하게 됐다고 하자 장동건씨가 많이 기뻐해줬어요. 먼저 곽 감독님과 함께 촬영해봤기에 저한테 ‘네 성격도 잘 알고, 감독님 성격도 잘 아는데 둘이 잘 맞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부산에서 촬영하는 동안에도 가끔 전화해서 힘내라고 응원을 해줬어요. 촬영을 다 마치고 난 뒤에는 멋지게 술 한 잔도 사주더군요(웃음).”
‘사랑’은 곽 감독의 전작 ‘친구’와 비슷한 점이 많다. 부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배우들이 사투리를 쓰고 조직폭력배가 등장한다. 대부분의 액션 신을 대역을 쓰지 않고 직접 연기했다는 그는 “애써 촬영한 분량이 편집됐을 때는 내 살점이 떨어져나가는 것처럼 마음이 아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그는 크랭크 인에 들어가기 전 몸을 만들기 위해 다이어트에 돌입, 2주 만에 10kg이나 감량했다고 한다. 요즘 그가 주로 하는 운동은 조깅과 마라톤 등의 유산소 운동. 그는 “20대에는 근육을 키우기 위해 애썼지만 요즘은 살이 찌는 걸 방지하기 위해 공원이나 학교 운동장, 한강 둔치를 달린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사랑하는 여자에게 “평생 내가 니 지켜줄게”라고 약속하는 주진모. 실제 그가 생각하는 사랑은 어떤 것일까.
“생각해보면 저도 혈기 왕성한 20대에는 무서울 게 없었던 것 같아요(웃음). 상대에게 모든 걸 주고 싶고, 내가 느끼는 사랑을 있는 그대로 다 표현하고 싶어 했죠.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저도 모르게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대신 영화 촬영하면서 덕분에 그동안 억누르고 있던 감정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었어요(웃음). 특히 마지막 미주의 시신을 붙들고 오열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저도 연기인지 현실인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감정에 몰입되더라고요.”
올해로 10년째 연기를 해오고 있는 그는 요즘처럼 ‘주진모의 재발견’이란 수식어를 얻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2001년 영화 ‘무사’ 출연 이후 캐스팅됐던 대작 영화가 무산되기도 했고, 소속사와의 문제로 한동안 일을 하지 못한 적도 있다. 또한 2004년 6개월간 중국에서 고생하며 찍은 드라마 ‘비천무’가 오랫동안 방영되지 못해 억울함에 분통을 터트린 적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여러 좋지 않은 일을 겪으면서 알게 모르게 ‘내공’이 쌓인 것 같다. 스스로를 더욱 채찍질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한편 드라마 ‘비천무’는 조만간 국내에서 빛을 보게 됐다. 내년 1월부터 SBS 금요드라마 시간대에 편성돼 14부작으로 방송될 예정인 것. ‘비천무’는 2004년 11월 국내 시사회를 가졌으나 제작사와 방송사 간 저작권과 사업권, 판매가격 등이 조율되지 못해 전파를 타지 못했다. 드라마에서 그는 가수 출신 연기자 박지윤과 호흡을 맞춰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여준다.
연기 경험이 쌓일수록 자신의 장점이 한데 모여지길 바란다는 그는 “오래가는 건전지처럼 관객이 끊임없이 기대할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여성동아 2007년 10월 5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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