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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궁금한 이 사람

SC제일은행 크리스 드브런 부행장

여성을 위한 서비스 개발에 앞장서는~

기획·송화선 기자 / 글·오진영‘자유기고가’ / 사진·지호영 기자

입력 2007.10.17 18:57:00

최근 여성 고객을 위한 ‘레이디 퍼스트 통장’을 개발해 화제를 모은 SC제일은행 크리스 드브런 부행장은 아내, 두 자녀와 함께 3년째 한국에 살고 있다. 그가 말하는 한국인 & 한국 사회의 매력, 여성을 위한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는 이유 등을 들었다.
SC제일은행 크리스 드브런 부행장

SC제일은행 크리스 드브런 부행장(43)은 네덜란드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성장한 뒤 영국·남아공·싱가포르 등에서 금융인으로 경력을 쌓은 그를 네덜란드인이라고 부르기는 힘들 듯하다. 전형적인 ‘코스모폴리탄’인 그가 한국에 자리를 잡은 것은 지난 2005년. 영국계 스탠더드차터드 은행이 제일은행을 인수하면서 SC제일은행에 부행장으로 부임했다.
“한국에 처음 온 건 지난 95년이었어요. 잠시 방문할 일이 있었는데, 서울 강남 지역을 보고 산업화된 대도시라는 인상을 받았죠. 그런데 10년 만에 다시 와보니 놀랄 만큼 많이 변했더군요. 공원과 녹지, 가보고 싶은 멋진 곳이 날로 늘어가는 아름다운 도시로 새로 탄생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국 생활이 3년 가까이 돼가는 지금, 그는 이곳에서의 삶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아내와 아들(10), 딸(7) 등 가족들도 한국을 좋아해 마음이 놓인다고.

좋은 교육환경, 친절한 이웃 덕분에 행복한 한국 생활
“한국에 부임하기 전 가장 많이 걱정한 건 아이들 교육 문제였어요. 그런데 두 아이 모두 이곳에서 서울외국인학교를 다니며 아주 유익하고 재미있는 경험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어느새 ‘한국식 공부벌레’가 다 된 것 같아 대견하기도 하고요(웃음).”
드브런 부행장은 “세상에는 학교 생활이나 공부에 큰 가치를 두지 않는 나라도 많은데 한국은 교육을 통해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열정이 사회 전체에 가득 차 있는 느낌”이라며 “학교에서 공부 열심히 하는 아이를 인정하고 격려하는 사회에서 우리 아이들을 키우게 된 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드브런 부행장이 또 한 가지 기쁘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친절한 이들을 많이 만났다는 점. 그는 “우리 가족은 한국말을 못하는데도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겪은 적이 거의 없다.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슈퍼마켓이나 식당 등을 갈 때 조금이라도 헤맬라치면 꼭 어디선가 친절한 한국인이 나타나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우리 아이들이 외국인을 너그럽게 받아들여주는 한국 사회에서 성장하고 있다는 게 기뻐요. 이 경험 덕분에 아이들은 다른 문화에 대한 편견이나 출신 배경에 대한 선입견 없이 세상을 볼 줄 아는 사람이 될 것 같아 마음이 놓입니다.”
드브런 부행장 가족의 한국 생활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요소는 또 있다. 매운맛이 강한 한국 음식이 이들 가족의 입맛에 꼭 맞는 것. 식당에서 비빔밥을 먹을 때면 종지에 담겨 나오는 고추장을 통째로 부을 정도로 매운맛을 좋아한다는 드브런 부행장은 “이젠 해외출장을 가면 매운맛이 그리워 한국에 돌아올 날을 기다릴 정도”라며 활짝 웃었다.

SC제일은행 크리스 드브런 부행장

“한국은 능력있는 여성의 사회적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는 나라”라고 말하는 SC제일은행 크리스 드브런 부행장.


“우리 딸의 한국음식 사랑도 거의 ‘집착’ 수준이에요. 특히 밥과 김을 좋아해서, 칭얼거릴 때 밥 한 그릇에 김만 주면 금세 울음을 그칩니다(웃음).”
수영·사이클·마라톤을 한꺼번에 즐기는 철인 3종 경기 마니아로 해외 각지에서 열리는 철인 3종 경기에 출전해온 드브런 부행장은 우리나라에 부임한 뒤에도 SC제일은행이 후원하는 철인 3종 경기 ‘제주 국제아이언맨대회’에 2년 연속 참가했다고 한다. 그때마다 가족들도 함께 제주도에 다녀왔다고.
“철인 3종 경기는 혼자 훈련해야 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연습에 몰두하다 보면 가족들과 함께할 시간이 줄어들어요. 그래서 아내에게 좋은 휴양지에서 대회가 열릴 때는 꼭 가족과 함께 참가하겠다고 약속을 했죠. 지난 8월 제주도 대회 때는 가족뿐 아니라 직원들까지 함께 가서 자선기금마련 모금활동을 했어요. 대회 기간에만 7천8백만원을 모아 SC제일은행의 시각장애인돕기캠페인(SiB·Seeing is Believing)에 기증했죠(웃음).”
“이 경험을 통해 직원들이 ‘내가 다니는 회사는 지역사회를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일에 기여하는 회사’라는 자부심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드브런 부행장은 “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해야 회사가 더 발전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앞으로 주력할 분야는 여성을 위한 은행 서비스 개발. 지난 9월 초 여성전용 입출금 통장인 ‘레이디 퍼스트 통장’을 개발한 것이 출발점이라고 한다. 이름에서부터 ‘여성 제일’을 선언하고 있는 ‘레이디 퍼스트 통장’은 가입 후 한 달간 예금 평균 잔액이 1백만원 이상이면 인터넷뱅킹이나 자동화기기(ATM) 등 각종 금융거래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가입 고객이 적금에 가입하거나 신용대출을 받으면 적금·대출에 대해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이런 상품을 개발한 이유에 대해 드브런 부행장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영향력이 점점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여성이 가정의 재정관리를 해왔죠. 그런데 최근 들어 저축과 투자, 소비에 있어 여성의 의사결정권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이런 시대 흐름에 맞춰 고객을 대하는 은행의 서비스도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여성만을 대상으로 한 통장을 만들고 금리와 수수료 면에서 각종 혜택을 주기로 한 겁니다.”
드브런 부행장은 “SC제일은행 본사를 보면 전체 직원의 절반 정도가 여성”이라며 “지금 한국은 능력 있는 여성의 사회적 영향력이 사회 전반적으로 점차 커지는 시기를 통과하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여성을 위한 은행상품 개발은 계속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동아 2007년 10월 5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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