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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요즘 ‘뜨는’ 남자

MBC 간판 아나운서로 인기 급상승 중인~ 오상진

글·구가인‘주간동아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입력 2007.08.21 18:38:00

‘일요일 일요일 밤에-경제야 놀자’ ‘찾아라 맛있는 TV’ 등을 진행하는 MBC 오상진 아나운서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훈훈한 외모의 남자’라는 의미를 지닌 ‘훈남’으로 불리며 여성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그를 만나 ‘신세대 방송인’으로, 이십대 후반의 ‘보통 남자’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었다.
MBC 간판 아나운서로 인기 급상승 중인~ 오상진

#1 아나운서계의 아이돌?
이 남자는 ‘빵끗’ 웃는다. 웃을 때 보이는 반달눈과 가지런한 치열, 하얀 피부는 여심을 설레게 한다. 다정한 말투, 드문드문 보이는 빈틈 역시 이 시대 누나들이 바라는 ‘귀여운 남성’의 조건과 부합한다. MBC 오상진 아나운서(27)는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아나운서 중 하나다. 지난 2005년 입사해 올해로 방송경력 2년째인 신인이지만 ‘일요일 일요일 밤에-경제야 놀자’ ‘찾아라 맛있는 TV’ ‘불만 제로’ 등 굵직굵직한 오락·교양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고 있다.
“입사 후 가장 먼저 맡은 것은 스포츠 뉴스였어요.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오락 프로그램을 많이 진행하게 될 줄 몰랐죠. 그렇다고 특별히 어떤 분야의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어요. 모든 걸 다 해보고 싶고, 아나운서로서 방송을 하고 살면 즐겁게 일할 수 있겠다는 생각만 하거든요.”
아나운서가 되겠다는 생각은 대학교(연세대학교 경영학과) 4학년 때 처음 가졌다고 한다.

MBC 간판 아나운서로 인기 급상승 중인~ 오상진

“대학 4학년 때 군에서 제대한 뒤 본격적으로 취업을 준비하면서 학교 선배들을 만났는데 자신의 일을 즐겁게 하는 사람이 많지 않더라고요. 그러던 중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눈에 들어왔어요. 당시에는 기자와 아나운서를 구분할 줄 몰라 뉴스를 진행하는 사람은 무조건 아나운서라고 생각할 정도로 아나운서라는 직업에 대해 몰랐어요. 그저 막연하게 ‘재밌겠다’ ‘즐겁겠다’는 생각만 했어요. 그렇게 준비를 했는데 2년 동안 여섯 번 떨어졌어요. 마지막에 정말 운 좋게 MBC에 합격이 됐고요.”
일곱 번의 시험을 보는 동안 잠시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취직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번 해보기로 마음먹은 일을 포기하기가 싫어 결국 회사에 다닌 지 며칠 만에 사표를 내고 다시 아나운서 시험을 준비했다.
“아나운서 시험에 도전한 첫해 모든 방송사 시험에 다 떨어진 뒤 전공을 살려서 일반 기업에 취직을 했는데 미련이 남아서 그만뒀어요. 부모님이 많이 걱정하셨죠. 워낙 적게 뽑는데 설마 당신 아들이 되겠나 싶으셨을 테니. 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별로 끼나 자질이 많진 않아요. 그냥 운이 정말 좋았던 것 같아요. 저희가 손석희 전 아나운서 국장이 뽑은 기수인데 나중에 들으니 손석희 국장은 절 떨어뜨리려고 했대요(웃음). 그런데 다행히 둘을 뽑게 돼서 제가 된 거죠. 운이 많이 따랐는데 이제는 실력으로 인정받도록 노력해야죠.”
그럼에도 그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데는 이유가 있을 터. 시종일관 자신을 낮춰 말하는 그에게 스스로가 생각하는 매력은 무엇인지 물었다.
“잘 모르겠어요. 그저 솔직하게 방송을 하려고 노력해요. 제가 할 수 있는 것 이상의 것을 보여주려 한 적이 없어요. 그런 솔직함을 미숙하지만 밉지 않게, 귀엽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많은 분께서 저를 귀여운 남자로 봐주시는 데 불만은 없어요.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저를 어떻게 봐주시는가는 제가 판단할 부분이 아닌 거 같아요. 아나운서는 연예인이 아니기 때문에 일부러 자신을 포장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자신이 진행하는 방송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고 한다. 그는 가장 보람된 기억으로 신인시절 경험을 들려줬다.
“새벽에 방송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해 제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회사에 들어갔지만 아직 젊기에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 그만뒀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어느 청취자분께서 이메일을 보내셨어요. 어떤 것에 대해 정말 고민하던 시점이었는데 방송에서 우연히 제 이야길 듣고 힘을 얻어 진로를 선택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걸 읽는데 등줄기에 찌릿함이 쫙 오는 거예요. 저의 한마디가 누군가에게 힘과 용기를 줄 수 있다는 사실에서 아나운서 되길 잘했다고 느꼈어요. 짠하더라고요. 이 직업이, (주먹을 꼭 쥐며)이게 매력이구나! 싶으면서.”


#2 경상도 사나이
얼마 전 인터넷에는 오상진 아나운서의 학창시절 사진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귀공자풍 외모를 지닌 그는 꽤 많은 여학생들에게 동경의 대상이었을 듯싶다. 그러나 웬걸, 친구들은 죄다 남자들뿐이었고 중학교 때 별명은 ‘오 여사’였다는 말을 한다.
“중학교 때 여자처럼 예쁘장하게 생겼다고 친구들이 ‘오 여사’ ‘오 마담’이라고 불렀어요. 여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은 적도 없고요. 그냥 평범했어요. 줄곧 남자친구들하고만 다니고… 늘 주변에 남자만 꼬였죠.”
그는 경상도 사나이다. 고등학교까지 울산에서 마쳤다.

MBC 간판 아나운서로 인기 급상승 중인~ 오상진

“경상도 남자 기질이 어느 정도 있는 것 같아요. 말수 없고 무뚝뚝하고, 집안도 보수적인 편이고요. 방송하면서 성형했냐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데, 아마 그랬다면 저희 아버지께서 저를 호적에서 파냈을 거예요(웃음).”
회사원인 아버지와 주부인 어머니, 1남1녀의 가정에서 평범한 삶을 살았다는 오상진. 그의 부모는 장남에 대해 자유방임이라 할 만큼 전적으로 신뢰를 보냈다고 한다.
“부모님은 항상 제 의견을 존중해주셨어요. 아나운서를 하겠다고 할 때 걱정을 많이 하시면서도 제게 결정권을 주셨어요. 지금은 제가 나오는 방송을 보시면 좋아하세요. 요즘엔 이렇게 하면 더 재밌었을 거 같다면서 조언도 해주시고요(웃음).”
현재 그는 방송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근처에서 혼자 살고 있다. 9년째 자취를 하고 있기에 국이나 찌개 같은 음식을 웬만큼은 할 줄 알지만 주로 사먹는다고 한다. 슬쩍 결혼에 대해서 묻자, “누가 알겠냐”는 체념조(?) 답이 돌아왔다.
“결혼은 아직 모르겠어요. 지금까지 세 번 연애를 했는데 현재는 여자친구가 없어요. 이상형은 대화가 잘 통하는 여자예요. 솔직히 첫눈에 반하는 사랑은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첫눈에 반한다고 해서 다 사귀고, 결혼하는 건 아니잖아요(웃음).”
그는 이상형에 대한 질문을 워낙 많이 듣는 터라 “눈썹이 짙고 얼굴은 하얀, 외국 배우로는 아네트 베닝, 한국 배우로는 이보영 같은 타입을 좋아한다”는 답안을 외워서 똑같이 말한다고 너스레를 떤다. 그는 앞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얼굴이 알려진 자신 때문에 상대가 힘들어할 것 같아 연애 자체가 걱정된다는 말도 털어놓았다.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하는데, 전혀 관계없는 다른 사람들이 그 만남에 대해 궁금해하고 캐물으면 부담스러울 것 같아요. 그래서 조심스럽죠. 사랑이나 연애는 저와 다른 한 사람 사이의 지극히 개인적인 관계인데 주변 시선을 의식해야 한다면 힘들죠. 저야 제 직업이 그런 성격을 가지고 있으니까 어쩔 수 없지만 제가 사랑하는 사람까지 그런 스트레스를 받는 건 너무하잖아요.”


#3 바른생활 청년
“뼈 속 깊숙히, 뼈 속 깊숙이…”
그는 인터뷰 중에도 몇 가지 단어를 고쳐 발음했다.
“직업병이죠. 체화하려 해요. 정확한 발음은 몸에 붙어야 하니까.”
준수한 외모나 바른 자세, 정확한 발음처럼 실제의 오상진도 그렇게 반듯하다. 시간은 칼처럼 지키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한다고. 그래서 그는 아나운서로 인기를 얻기보다는 언론인으로서 정도를 걷고 싶다고 말한다.
“아나운서라는 직업은 상업성에 빠지지 않아서 좋아요. 한 예로 제가 어떤 광고에 출연했는데 그 기업이 문제가 있다면 정당한 비판을 가하기 어렵잖아요. 물론 지금 진행하는 오락성 강한 프로그램들도 누군가에게 유익한 즐거움을 준다는 것에 보람을 느껴요.”
인터뷰 내내 오상진은 “많이 부족하다” “좀 더 노력해야 한다” “운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너무 겸손한 것, 지나치게 자신감이 없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그가 특유의 반듯함으로 답했다.
“저는 노력한 만큼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은 있지만 ‘이건 나만 할 수 있다’ 그런 생각은 안해요. 저보다 더 잘할 사람이 많을 테니까요. 그런 점에서 사람들이 제게 관심을 가져주는 건 감사할 일이죠. 물론 저를 보고 갑작스럽게 몰려올 때는 부끄러워서 숨기도 하지만요(웃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게 제 목표예요. 제가 튀어서 혼자 빛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제 프로를 보고 재미있다고 느끼면 좋겠어요.”

여성동아 2007년 8월 5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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