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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프라이버시 인터뷰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까칠민용’으로 인기 모은 최민용

글·김수정 기자 / 사진·조세일‘프리랜서’

입력 2007.08.21 18:35:00

지난 7월 종영한 MBC 일일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냉소적인 캐릭터를 연기, ‘까칠민용’으로 불렸던 최민용. 말수가 적은 탓에 극중 캐릭터처럼 까칠할 것이라는 오해를 많이 받지만 사람 좋아하고 감성적인 편이라는 그가 자신의 솔직한 모습과 11년 차 배우로서의 꿈을 들려줬다.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까칠민용’으로 인기 모은 최민용

MBC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무뚝뚝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이혼남 이민용 역을 맡아 ‘까칠민용’으로 불리던 최민용(30). 종영을 앞둔 7월 중순, 마지막 촬영날 만난 그는 7개월간 밤낮없이 지속된 촬영 탓인지 상당히 지쳐보였다. 촬영기간 중 장염에 걸려 몸무게가 6kg이나 줄고 눈 밑에는 다크서클이 생겼다는 그는 “몸은 힘들지만 좋은 사람들과 좋은 작품을 할 수 있어 연기하면서 몹시 즐거웠다”고 말했다.
“‘논스톱3’ ‘혼자가 아니야’에 이어 선택한 작품이 ‘…하이킥’이라고 하니 사람들이 ‘왜 시트콤만 하냐’고 묻더군요. 물론 드라마도 좋아합니다. 다만 ‘…하이킥’은 제가 캐릭터를 만들어간다는 느낌이 좋아서 선택한 거예요. 이민용은 신지·민정·조카·형·형수님·부모님 등 많은 사람과 갈등을 일으키는 인물인데, 그때마다 다른 느낌으로 표현해야 하잖아요. 이를테면 조카에게는 엄한 모습으로, 민정에게는 따뜻한 모습으로… 까칠한 면만 부각된 것 같은데, 사실은 정말 내면이 꽉 찬 남자예요(웃음).”
그는 김장을 담그는 어머니를 말없이 도와주는 모습이나 전처인 신지의 집에 가 막힌 변기를 뚫어주는 모습에서 이민용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30%의 본래 모습에 30%의 노력을 보태 60%의 이민용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남들보다 대사 분량이 많아 대본을 화장실까지 들고 가야 했던 적도 있어요(웃음). 100% 완벽한 연기를 보이지는 못했지만 열심히 연기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어요.”

드라마 출연 후 한때 우울증에 걸리기도 했지만 여행으로 극복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까칠민용’으로 인기 모은 최민용

2년의 공백기를 가진 뒤에야 ‘까칠민용’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는 최민용. 그는 “또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야 새로운 연기를 선보이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2005년 초 방송된 시트콤 ‘혼자가 아니야’ 이후 한동안 브라운관에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항간에는 증산도 포교활동을 다니느라 활동을 중단했다는 소문이 있었다. 하지만 최민용은 “증산도를 공부했던 건 사실이지만 연기를 하지 않은 건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년 가까이 쉬다가 ‘…하이킥’으로 컴백했을 때 사람들이 ‘무슨 힘든 일이 있었느냐’고 묻더군요. 힘든 일이 뭐 있겠어요? 푹 쉬었는데…(웃음). 연예인이 아닌 인간 최민용으로 돌아가 가족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어요. 여행을 워낙 좋아해서 전국 각지를 돌아다녔죠. 쉬는 동안 제 기사가 인터넷에 올라오면 종종 확인하곤 했는데,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포교한다’는 기사를 보고는 ‘이건 좀 아닌데’ 하고 생각했어요.”
그는 캠핑카를 장만했을 만큼 여행을 좋아한다. “촬영장에 가는 것도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서울 대방동 집에서 ‘…하이킥’ 야외촬영 장소인 경기도 파주까지 직접 캠핑카를 몰고 다녔다고 한다. 계절에 따라 바뀌는 주변 환경을 보며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낭만적이라고 말하긴 쑥스럽고, 좀 감성적이라고 하면 될까요. 어쩌면 남들보다 감성적이라서 그간 많은 작품에 출연할 수 없었던 것 같아요. 캐릭터에 빠지면 빠져나오기가 정말 어렵거든요. 단적으로 6년 전에 드라마 ‘비단향꽃무’에서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모든 걸 바치는 우혁을 연기한 뒤 한동안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했어요.”
그는 여행을 통해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자신에게 매몰되지 않고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 우리나라 각 도의 사투리는 물론 중국 옌볜사투리까지 배웠다고.
“속초·부산·목포 등 전국을 돌아다니고, 미국 세도나·그랜드캐니언, 백두산 천지에도 가봤어요. 그렇게 여러 곳을 다니면서 일에 집착하는 것보다 마음을 비우는 게 더 행복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웃음). ‘여행’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또 노래죠. 특히 나훈아씨를 광적으로 좋아해요. 구성진 가락과 감칠맛 나는 창법에 반했거든요. 공연 실황 DVD는 물론이고, 1집부터 최근 나온 앨범 ‘아리수’까지 집에 진열돼 있을 정도예요.”
노래 한 소절을 청하자 스스럼없이 불러준다. 캠핑카에 노래방 기기까지 설치했다는 그의 노래실력은 수준급이다.
“캠핑카에서 트로트를 부르며 다니는 제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장돌뱅이 같다’는 말을 하곤 해요. 떠돈다는 의미에선 나쁘게 보일 수 있지만, 자유롭다는 의미에선 좋게 볼 수도 있죠(웃음). 연기를 그만두겠다며 이리저리 방황도 했으니 제게 잘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싶네요. 비록 고속도로처럼 곧게 뻗은 연기자의 길을 걷지는 못했지만, 구불구불한 길을 돌아서 온 만큼 남들보다 더 오래 걸었다고 생각해요.”

“안정된 삶 살고 싶지만 누군가를 만나 사랑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아요”
그의 말처럼 최민용은 탄탄대로를 걷진 못했다. 96년 ‘신세대 보고-어른들은 몰라요’로 데뷔했으니 벌써 11년 차에 접어들지만 출연작은 손에 꼽힐 정도.
“처음부터 연기자가 되겠다는 생각이 없어서인지 크게 미련을 갖진 않았어요. 초등학교 다닐 땐 트럭에 배추가 가득 실린 걸 보면서 뜬금없이 배추장수를 꿈꿨고, 중·고등학교 때는 큰누나의 결혼선물을 사주겠다며 각종 아르바이트를 해 돈을 많이 모으기도 했죠. 사업수완이 남달라서 사업가가 되겠거니 생각했어요(웃음). 그러다가 아는 형이 ‘자장면 사줄 테니 방송국에 구경 와라’ 하기에 찾아갔다가 한 PD의 눈에 띄어 ‘…어른들은 몰라요’에 캐스팅이 된 거죠. 하지만 쉽게 얻은 건 쉽게 잃기 마련인가봐요. 그 다음부터는 일이 잘 안 풀렸으니….”
한때 연기를 그만두려는 생각도 했지만 97년 홀로 된 어머니를 생각하면 그럴 수 없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 친구와 크게 싸워도 어머니가 걱정할까봐 싸운 기색 없이 집에 들어갔다는 그는 “공부는 썩 잘하지 못했지만 어머니께는 순종하는 착한 아들이었다”고 말했다.
“가장이다 보니 책임감이 점점 커져요. 위로 네 명의 누나들이 있는데 큰누나와 막내누나는 미국에 살고 있죠. 어머니는 저 때문에 반년은 한국에 계시고 반년은 미국에 가시는데, 제가 TV에 나오는 걸 좋아하셔서 지금은 한국에 계세요. ‘…하이킥’이 끝났으니까 어머니를 모시고 누나들이 있는 미국으로 건너갈 계획이에요. 일곱 명의 조카들에게 삼촌 노릇도 하고요.”
서른 살, 그도 어느덧 결혼적령기에 접어들었다. “결혼을 해서 안정된 생활을 하면 어떻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사랑이라는 게 워낙 복잡 미묘한 것이라서요”라면서 말끝을 흐린다. 2004년 공개적으로 교제하던 동료 탤런트와 결별한 그는 아직도 사랑에 대해 조심스러운 듯했다.
“‘…하이킥’에서 신지·민정이와 삼각관계를 연기하면서 어떤 스타일의 여자가 더 좋을까 고민해본 적은 있어요. 그런데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한다는 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시간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아직은 여유가 없어요. 하물며 결혼은 엄두도 못 내겠고요.”
끝으로 그는 서른을 “마흔을 위해 준비해야 할 나이”라고 정의했다. 벌써부터 10년 후를 대비하고 있다니 젊은이답지 않은, 살짝 노숙한 면이 엿보이는 순간이다.
“‘…하이킥’에서 감독님과 함께 캐릭터를 만들어가면서 연기에 대한 즐거움을 느꼈고, 연기자로서의 목표도 생겼습니다. 시청자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가는 배우가 되는 게 제 꿈이에요. 단순히 인기를 얻고 싶은 게 아니고 많은 사람이 저를 보면서 ‘저런 연기도 잘 어울리네!’라고 말해주길 바라는 거죠(웃음). 연기하는 사람은 연기만 하면 되지, 계산하면서 살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이를테면 ‘지난번에는 까칠한 남자를 연기했으니 이번에는 부드러운 남자를 연기해야 한다’ 같은 생각 말이죠.”

여성동아 2007년 8월 5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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