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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주목할 만한 교육법

미 국무부 교환학생 선발된 황예슬양 가족이 들려줬어요!

“학원 한 번 다니지 않고 다재다능한 우등생 된 비결”

기획·송화선 기자 / 글·오진영‘자유기고가’ / 사진·조세일‘프리랜서’

입력 2007.08.13 11:37:00

최근 미국 국무부가 주관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선발된 황예슬양. 그는 공부는 물론 영어회화, 초경량 항공기 조종, 스키, 골프, 승마까지 못하는 게 없어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 만점이다. “자녀를 가장 잘 가르칠 수 있는 이는 부모”라는 믿음으로 예슬양을 학원 한 번 보내지 않고 키운 부모를 만나 남다른 교육법에 대해 들었다.
미 국무부 교환학생 선발된 황예슬양 가족이 들려줬어요!

경기도 의왕시 의왕중학교 3학년 황예슬양(15)은 학교에서 유명한 학생이다. 학원 한 번 다니지 않고도 공부를 잘할 뿐 아니라 스키·수상스키·스쿠버다이빙·골프·승마 등 못하는 운동이 없고, 초경량 항공기 조종사 면허를 갖고 있는데다 피아노 실력도 수준급인 만능 재주꾼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미국 국무부가 주관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선발돼 오는 9월 출국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예슬양이 다재다능한 우등생으로 자란 건 아빠 황준호씨(45)와 엄마 이상례씨(41)의 남다른 교육 덕분. 황씨의 직업은 수학학원 강사지만, 그는 외동딸 예슬양을 단 한 번도 학원에 보내지 않았다. 학창시절 꽉 막힌 제도권 교육에 불만을 느끼고 “인생에는 추구하고 누려야 할 것이 훨씬 많다. 아이를 낳으면 다양한 경험을 하며 삶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주리라”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아내와 함께 아이에게 공부·예술·운동을 똑같은 비율로 가르치자고 정한 황씨는 또래 아이들이 학원에 다닐 시간에 딸을 다양한 세상 속으로 이끌었다고 한다. 예슬양이 네 살 때부터 스키를 타고, 일곱 살 때 스노보드, 아홉 살 때 수상스키를 배울 정도로 다양한 스포츠를 섭렵한 건 이런 부모 덕분이다.
“큰돈이 들었을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아요. 다른 집에서 아이 학원비로 쓰는 돈을 취미생활에 들였다고 보면 돼요. 지금껏 예슬이는 학습지 한 번 한 적 없으니, 다양한 예술과 스포츠를 가르친 비용을 다 더해도 웬만한 집 학원비보다 적을 거예요(웃음).”
황씨는 “게다가 모든 취미생활을 온 가족이 함께했기 때문에 덤으로 돈독한 가족 사랑까지 얻게 됐다”며 “그 과정에서 얻은 행복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슬양은 공부도 엄마 아빠와 함께 했다. 그가 유치원에 들어갈 무렵 엄마 이씨가 한국방송통신대 유아교육과에 편입한 것을 시작으로, 늘 부모가 아이에게 필요할 것을 함께 공부하며 직접 지도한 것. “아이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인 유아기에 엄마가 제대로 가르쳐주는 게 꼭 필요할 것 같아 다시 대학에 갔다”는 이씨는 예슬양이 좀 더 자란 뒤엔 직접 피아노를 배워 가르쳤고, 지난해엔 3개월간 필리핀 영어연수도 다녀왔다. 아빠 황씨 또한 예슬양에게 한자를 가르치기 위해 기초 한자 8백자를 고른 뒤 직접 컴퓨터로 편집해 이 세상에 단 한 권뿐인 책을 만드는 등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아이가 우등생이 되길 바랐다면 학원에 보냈을 거예요. 하지만 저희는 시험 점수 잘 받아서 좋은 대학 가는 것보다 공부를 재밌게 여기고,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무언가를 가르치려 하지 않고 그냥 교과서를 갖고 함께 놀았어요. 오죽했으면 제가 수학선생인데 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도 나눗셈을 잘못해서 수학 과목에서 50점을 받아오곤 했겠어요(웃음).”
예슬양은 친구들이 학원에 다니는 동안 엄마 아빠와 함께 놀거나, 집 근처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었다고 한다. 그런데 중위권 성적을 받으며 밝고 구김살 없이 자라던 그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건 초등학교 6학년 때. 첫 시험에서 갑자기 1등을 해 부모를 놀라게 하더니 이후에도 계속 상위권을 유지했다고. 중학생이 된 지금도 예슬양은 꾸준히 전교 20등 안에 드는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고 한다.
“신기한 건 다른 아이들처럼 공부에 매달리는 것 같지 않는데도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 거예요. 예슬이는 시험 때도 밤샘 공부를 하는 법이 없고, 주말이면 저희와 산으로 바다로 레포츠를 즐기러 다니거든요. 동네 도서관에서 대출 순위 1~2위를 차지할 만큼 여전히 책도 많이 읽고요.”

중위권 성적 유지하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공부에서 두각 나타내
미 국무부 교환학생 선발된 황예슬양 가족이 들려줬어요!

황예슬양은 경비행기 조종, 수상스키 등 못하는 게 없는 개성 만점의 우등생이다.


황씨는 “아마도 어린 시절 다양한 경험을 쌓고 많은 책을 읽은 게 지금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다”며 “또 엄마 아빠와 함께 공부하며 자율성과 사고력을 기른 것도 학원 공부에 길들여진 아이들보다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비결일 것”이라고 말했다.
“수학을 예로 들어보면, 전 아이가 모르는 문제를 들고 오면 풀이법을 가르쳐주는 대신 대화를 나눴어요. ‘문제에 미지수가 몇 개 보이니?’ ‘2개요’ ‘그럼 식이 몇 개 필요하지?’ ‘2개요’ ‘그 식 2개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식으로요. 당장 답을 아는 것보다 중요한 건 수학을 볼 줄 아는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는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이런 과정을 통해 예슬양은 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찾아가는 공부법에 익숙해졌다고 한다. 하지만 자기 힘만으로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있는 법. 그럴 때 예슬양은 주저없이 담당 교사를 찾아간다.
“처음엔 선생님께 질문하는 걸 부끄러워하는 눈치였어요. 그래서 제가 근무하는 학원에 데리고 가 아이들이 모르는 문제를 들고 저를 찾아오는 모습을 보여줬죠. 아내는 예슬이의 부끄러움을 덜어주기 위해 ‘선생님, 아이가 이 문제를 모른다고 하는데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가르쳐주세요’라는 내용의 편지를 써주기도 했고요(웃음). 제 학원에 다녀간 뒤 몇 번 엄마의 편지를 들고 교무실을 찾아간 뒤로는 스스럼없이 선생님을 찾더군요.”
학원에 한 번도 다닌 적 없는 예슬양이 외국인과 영어로 막힘없이 대화할 수 있는 것도 학교 원어민 교사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눈 덕분이라고 한다. 원래는 집에서 혼자 영어 문제집을 푸는 방식으로 공부했는데, 엄마 이씨가 원어민 교사에게 가져가 채점을 부탁하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했다고. 이후 예슬양은 자연스럽게 원어민 교사로부터 부족한 부분을 지도받게 됐고, 친분을 쌓은 뒤엔 집에 초대해 함께 식사를 하거나 같이 공연을 보러 다니며 이야기를 나눴다. ‘공부’가 아닌 ‘생활’을 통해 영어를 익힌 것. 또한 이씨가 필리핀 어학연수를 다녀온 뒤로 가족이 자연스럽게 영어로 대화하기 시작해 영어 실력이 더 부쩍 늘었다고 한다. 그래서 예슬양은 오는 9월 교환학생 프로그램 참가를 위해 미국으로 떠나는 것을 전혀 불안해하지 않는다고.
“세상에 좋은 음식이 많지만 가장 좋은 음식은 가정식인 것처럼, 가장 좋은 공부는 집에서 부모와 함께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황씨는 “부모가 조금만 노력하면 학교 수업만으로도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럽에서 중산층의 조건은 좋은 집이나 자동차가 아니라 악기를 하나 이상 다룰 줄 알고 외국어를 하나 이상 할 줄 아는 것, 즉 예술적인 소양과 국제적인 감각이라고 들었어요. 우리 부부의 바람은 예슬이가 그 두 가지를 갖춘 사람으로 자라서 다양한 꿈을 펼치며 사는 겁니다.”

여성동아 2007년 8월 5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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