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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아름다운 그녀

전 세계 스물한 명의 자녀 둔 예쁜 엄마 신애라

글·김유림 기자 / 사진·조세일‘프리랜서’, 컴패션 제공

입력 2007.07.23 16:55:00

남편 차인표와 함께 필리핀·중남미·아프리카 어린이들을 후원하고 있는 신애라. 현재 아동구호기구 한국컴패션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그에게 봉사활동에 앞장서는 이유, 입양한 딸 예은이로 인해 더욱 단단해진 가족사랑에 대해 들었다.
전 세계 스물한 명의 자녀 둔 예쁜 엄마 신애라

지난 2005년 딸 예은이(3)를 공개 입양한 탤런트 신애라(38). 올해로 3년째 아동구호기구 한국컴패션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그는 지난 6월 초 서울 현대백화점에서 열린 포토 에세이전에 참가해 “가족은 혈연이 아닌 사랑으로 맺어지는 것”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한국컴패션 주최로 열린 이번 전시회에는 차인표·신애라 부부가 동인도·필리핀·에티오피아 등을 방문해 봉사활동한 사진과 함께 부부가 직접 쓴 에세이도 전시됐다.
“가난은 못 먹고 못 입는 게 아니라, 이 세상에 내가 왜 존재하는지를 모른 채 죽어가는 거예요. 쓰레기장에 버려진 아이들에게는 옷과 음식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미래가 있고 꿈이 있다는 걸 깨닫게 해주는 게 가장 중요하죠. 한 달 3만5천원, 우리에게는 그리 큰 돈이 아니지만 그곳의 아이들에게는 먹고, 입고, 배울 수 있는 엄청난 돈이에요. 컴패션의 도움을 받고 있는 아이들은 얼굴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어요. ‘나도 소중한 존재구나. 내게도 희망이 있구나’ 하는 확신이 역력하게 보이거든요. 내일을 모르고 사는 아이들에게 하루빨리 희망을 얘기해주고 싶어요.”
그는 지난 4월, 남편 차인표와 함께 에티오피아로 비전 트립(1대 1 결연을 맺고 있는 아이들을 방문하는 여행)을 다녀왔다. 부부의 열일곱 번째 딸, 위데넥(9)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두 사람은 위데넥이 살고 있는 집을 방문해 아이의 엄마에게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고 앞으로 아이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한다. 위데넥과 만난 뒤 구호 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현장도 방문했는데, 그는 척박한 땅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아이들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가지고 있던 소지품과 돈, 심지어 먹다 남은 물병의 물까지 탈탈 털어주고 돌아왔다고 한다.

전 세계 스물한 명의 자녀 둔 예쁜 엄마 신애라

“처음 비전 트립을 떠날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번에도 아이들에게 과연 내가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여행길에 올랐는데 오히려 제가 더 많은 걸 얻어왔어요. 마음이 깨끗해지고 상처를 치유받은 듯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지금도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아이들, 무거운 나뭇짐을 나르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아이들의 모습에서 자꾸만 우리 아들 정민이(10)와 딸 예은이의 모습이 떠올라요.”
어느덧 생후 19개월에 접어든 예은이는 정민이 때에 비해 발육이 빠른 편이라고 한다. 이제는 두 발로 집안 곳곳을 헤집고 다니고, 음악만 나오면 춤을 출 정도로 성격도 활발하다고. 돌이 지나면서 젖살이 많이 빠져 더 예뻐졌는데, 얼마 전 신애라는 예은이의 예전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는 예은이의 백일 즈음 아침방송에 출연했을 때만 해도 화면에 비친 예은이를 보고 ‘우량아’라고 말하던 사람들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는데 “얼마 전 아이의 얼굴이 예전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며 웃었다. 애교가 많은 예은이는 엄마 아빠는 물론 오빠의 사랑까지 독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예은이가 처음 왔을 때 정민이가 잠깐 아우를 타긴 했지만, 지금은 동생을 정말 예뻐해요. 학교에서도 동생 자랑을 그렇게 한대요(웃음). ‘순둥이’인 정민이와 달리 예은이는 깍쟁이 기질이 다분한데, 정민이가 ‘뽀뽀’ 하면서 얼굴을 내밀면 예은이는 뽀뽀를 해줄 것처럼 다정하게 다가와서는 이내 오빠 얼굴을 때리고 도망가요. 그런데도 정민이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예은이를 괴롭힌 적이 없어요. 자신의 눈에도 마냥 예쁜가봐요. 두 아이가 함께 노는 모습을 볼 때마다 ‘그동안 딸을 안 낳고 어떻게 살았나’ 싶을 정도로 가슴이 뿌듯해요.”

“예은이에게 힘들 때 함께 고민 나눌 수 있는 여자형제 만들어주고 싶은 욕심 있어요”
예은이를 키우면서 아이 욕심이 더 생긴 신애라는 요즘 들어 예은이에게도 동생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한다. 예은이의 상황이 상황인 만큼 앞으로 자라면서 엄마, 아빠, 오빠에게 미처 말하지 못하는 고민을 함께 나누고, 평생 분신처럼 지낼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더 행복할 거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 그는 “나중에 예은이가 자라면 우리가 가족이 된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겠지만, 가끔은 외롭고 슬픈 날도 있을 것 같다”며 “그럴 때 자신의 상황과 비슷한 여자형제가 있으면 큰 위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나중에 예은이가 자라 친엄마를 만나겠다고 하면 흔쾌히 만나게 해줄 생각이다. 아직 생모를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대한사회복지회를 통해 생모에 관한 정보를 다 알고 있기에 아이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거라고 한다.
“입양 전문가들도 하신 말씀이지만, 아이에게 생모를 만나지 못하게 하면 아이 혼자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때문에 더 안 좋다고 해요. 오히려 생모를 만나고 나면 아이의 마음도 홀가분해지고, 자신이 입양됐다는 사실이 결코 슬프거나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는 걸 스스로 깨닫게 된다고요. 물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지만 나중에라도 그런 일이 생기면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생각이에요.”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인 정민이는 얼마 전 동생에 대한 애틋한 마음 때문이었는지 그의 귀에다 대고 “엄마, 예은이한테 얘기할 거야?” 하고 조심스레 물었다고 한다. 그가 “예은이도 벌써 안다”고 하자 아이는 깜짝 놀라며 “안 돼. 얘기하지 마. 마음 아프잖아” 하고 손사래를 쳤다고. 그가 “정민이는 만약에 엄마가 따로 있다고 하면 마음 아플 것 같애?” 하고 묻자 아이는 “그렇다”고 대답을 했는데, 이어 그가 “그럼 뭐가 달라질 것 같아?” 하고 묻자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짓던 아이는 “글쎄, 아무것도 없네” 하고는 이내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었다고.

전 세계 스물한 명의 자녀 둔 예쁜 엄마 신애라

“그날 정민이를 앞에 앉혀놓고 다시 한 번 우리 가족에 대해 설명을 해줬어요. 가족의 형태는 얼마든지 다를 수 있고, 중요한 건 가족들 간의 사랑이라고요. 또한 예은이도 분명 엄마가 가슴 아파 낳은 딸이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했어요. 정민이처럼 어려서부터 입양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자란 아이들은 훗날 어른이 됐을 때도 자신이 직접 사랑을 실천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요즘 그는 어린 예은이를 돌보느라 바쁘지만, 정민이에게도 소홀하게 대하지 않기 위해 부단히 애쓴다고 한다.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가장 먼저 숙제를 봐주고 간식을 챙겨주면서 최대한 엄마의 사랑을 많이 느낄 수 있게 해준다고. 또한 그는 얼마 전부터 매일 아이와 함께 성경책을 소리 내어 읽기 시작했다고 한다. 덕분에 정민이는 신약성서를 거의 통독하고 올해 안에 구약성서까지 다 읽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고.
매사에 긍정적이고 성격이 밝은 정민이는 훗날 요리사가 되는 게 꿈이라고 한다.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어줘서인지 독서도 좋아하는데, 언제부턴가 만화책만 읽으려 해 엄마한테 잔소리를 듣는 날이 많아졌다고.
“며칠 전에는 중간고사를 보고 온 아이에게 ‘잘 봤냐’고 물었더니 ‘아니, 잘 못 봤어. 그래도 괜찮아, 난 최선을 다했거든’ 하고 씩씩하게 답하더라고요. 하도 기가 막혀서 ‘정민아, 그건 엄마가 널 위로할 때 하는 말이야’ 하고 말했더니 자신도 머쓱했는지 헤헤 웃더군요(웃음). 공부도 중요하지만 아이가 건강하고 착한 아이로 자라면 좋겠어요.”
그는 정민이나 예은이가 중학생 정도 되면 비전 트립에 함께 다닐 생각이다. 정민이는 지금도 사람들에게 “우리 엄마 아빠는 자식이 스물한 명이나 돼요” 하고 자랑할 정도로 부모가 실천하고 있는 봉사활동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현지에서 직접 아이들을 만나면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진한 감동을 느낄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좀 더 크면 함께 봉사 다닐 생각이에요”
남편 차인표도 아이들에게 다정하기로 소문난 ‘백점 아빠’. 특히 정민이는 아빠와 단둘이 목욕하는 시간을 가장 좋아하고, 공을 잘 차는 예은이도 아빠와 놀 때 땀을 뻘뻘 흘리면서 즐거워한다고.
“우리 집에는 남편까지 포함해 아이가 셋이 있는데, 다들 엄마만 찾아요(웃음). 특히 정민이가 저를 두고 아빠와 치열하게 경쟁을 하죠. 나중에 남편한테 들은 얘긴데 정민이는 아빠랑 목욕할 때 비밀 얘기를 다 털어놓는대요. 마냥 엄마 품 안에만 있을 줄 알았는데, 벌써부터 자기도 남자라고 엄마보다 아빠와 말이 잘 통하나봐요.”
결혼 직후부터 보육원·복지원 등을 다니며 부모 없는 아이들을 보살피는 봉사활동을 해온 그는 예은이를 입양하고부터는 육아에 전념하느라 시간을 내지 못했는데 올가을부터 다시 아이 돌보는 일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자신의 봉사활동이 특별한 것처럼 비치는 모양인데, 실은 자신이 베푼 사랑의 보답으로 쉽사리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평온’을 얻었다고 말했다.

여성동아 2007년 7월 5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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