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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궁금한 이 남자

이현우 프라이버시 인터뷰

글·김유림 기자 / 사진·조세일‘프리랜서’

입력 2007.07.23 16:18:00

본업인 가수 외에 연기자·사업가·라디오 DJ로도 활동 중인 이현우가 이번에는 뮤지컬에 도전장을 냈다. 뮤지컬 ‘싱글즈’ 무대에 오르며 그동안 잊고 지낸 ‘인생의 열정’을 다시금 느끼고 있다는 그에게 마흔한 살 남자의 싱글라이프에 대해 들었다.
이현우  프라이버시 인터뷰

대한민국 대표 ‘싱글남’ 이현우(41)가 6월 중순 막이 오른 뮤지컬 ‘싱글즈’에 출연 중이다. ‘싱글즈’의 원작은 일본 후지TV에서 방영된 10부작 드라마 ‘29세의 크리스마스’로 우리나라에서는 영화에 이어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극중 그가 맡은 역할은 영화에서 김주혁이 맡았던 나난의 남자친구 수헌.
뮤지컬 출연이 처음인 그는 첫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무모한 도전’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관객과 호흡하면서 서서히 자신감이 생겼다고 한다. 또한 그보다 앞서 뮤지컬에 출연한 경험이 있는 동료 가수 홍경민과 김종서의 격려가 큰 도움이 됐다고.
“두 사람 모두 굉장히 힘든 작업이지만 분명 얻는 게 많을 거라고 했어요. 마지막 공연을 끝내고는 펑펑 울었다고 하기에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지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죠. 사실 나이 들면서 가장 슬픈 건 열정이 사라진다는 거예요. 제 마음을 다시 한 번 뜨겁게 달궈줄 무언가가 필요하던 찰나에 ‘싱글즈’를 만났어요. 기대했던 대로 열정으로 똘똘 뭉친 배우들과 생활하면서 저도 모르게 새로운 에너지를 얻고 있어요.”

이현우  프라이버시 인터뷰

2003년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에서 처음 연기에 도전한 그는 지금껏 출연한 드라마에서 줄곧 완벽한 조건을 지닌 ‘실장님’ 캐릭터를 맡아왔다. 이번에 맡은 수헌도 비슷한 인물. 비슷비슷한 인물을 계속 연기한다는 데 불만이 있을 법도 하건만 오히려 그는 “연기를 계속할 수 있는 게 어디냐”고 반문한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실장계’에서 입지를 굳히고 싶어요(웃음). 꾸준히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려고요. 사실 그동안 제가 연기한 실장들은 작가들이 만들어낸 환상의 인물이에요. 사랑하는 여자를 말없이 뒤에서 도와주고, 결국은 다른 사람한테 빼앗기고…. 실제로 저라면 그렇게 못하죠. 사랑하는 사람에게 정성을 쏟았으면 당연히 내 여자로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겠어요?(웃음)”

“첫 눈에 내 사람이라고 알아볼 수 있는 운명적인 사랑을 믿어요”
요즘 그는 생활패턴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매일 아침 9시부터 2시간 동안 방송되는 KBS 라디오 ‘이현우의 음악앨범’의 진행을 맡은 뒤로 예전과는 반대로 남들이 일어나는 시간에 일어나고, 남들이 잠드는 시간에 잠드는 삶을 살고 있는 것.
“아침에 일어나니까 하루가 무척 길어요. 지금껏 하루에 이렇게 오랫동안 태양을 보고 산 적이 없는 것 같아요(웃음). 처음에는 일찍 일어나는 게 무척 힘들었는데 이제는 조금씩 적응이 되고 있어요. 예전에는 마시지 않던 커피를 마신다는 것도 생활의 변화 중 하나죠. 라디오 진행하면서 초반에 잠을 깨려고 마시거든요. 무엇보다 좋은 건 점심 약속을 잡을 수 있다는 거예요. 공원이나 카페에서 책을 보는 것도 영화에서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일찍 일어나니까 생활이 한결 여유로워지더군요(웃음).”
현재 그는 사업가로도 활동 중이다. 캐주얼 의류 브랜드 회사를 포함해 커피숍과 음식점 등을 경영하고 있는 것. 특히 그가 직접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는 의류사업은 올해로 5년째 접어들면서 안정세를 찾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귀가 얇고, 호기심이 많아 사람들의 꼬임에 빠질 때도 많다. 예전에 실패한 사업도 꽤 된다”며 웃었다.
그는 가수라는 본업 이외에 연기자·DJ·사업가 등 다방면에 관심이 많지만, 분명 자신을 지탱해주는 중심축은 음악이라고 말한다. 연기를 하고 사업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가수 이현우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평생 음악을 하고 싶다”며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를 때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발표한 10집 ‘하트 블로섬’에 수록한 노래 9곡 모두 그가 작사 작곡을 했으며 앨범 재킷의 삽화도 직접 그렸다.
타이틀곡 ‘거짓말처럼 기적처럼’을 비롯해 나머지 노래 모두 사랑을 테마로 하고 있는데, 솔직하고 일상적인 가사들은 그가 나이 들면서 편안하게 이야기하는 법을 알게 된 결과라고 한다.
“한때 음악에 미쳤던 것처럼 이제는 사랑에도 미치고 싶어요. 공연을 할 때 느끼는 짜릿함은 막이 내리면 사라지지만, 사랑을 하면 하루 종일 행복하잖아요. 잠을 잘 때도 사랑의 감정이 떠나지 않고 밥을 먹을 때도, 심지어 안 좋은 일이 생겨도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면서 웃을 수 있으니까요. 저도 빨리 그런 사랑을 찾고 싶어요(웃음).”
그에게 있어 사랑은 결코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반드시 운명적인 사랑이 있다고 믿는 그는 우연히 비행기 안에서 만나 결혼한 자신의 형과 형수처럼 ‘첫눈에 내 사람’이라고 알아볼 수 있는 여자를 기다린다고 한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마음이 굳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솔직히 지난해 12월 결혼한 윤종신씨가 부러워요. 윤종신씨는 저를 볼 때마다 ‘그냥 가~’ 그래요. 도대체 사람이 있어야 가죠. 결혼이 무슨 식당에 들어가듯이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웃음). 하지만 결혼한 친구들 중 몇몇은 혼자 사는 저를 부러워하기도 해요. 얼른 결혼하라고 안달이면서도 술만 마시면 ‘웬만하면 혼자 살아’ 하면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얘기하죠. 어차피 결혼은 해도, 안 해도 후회한다는데 이왕이면 해보고 후회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어느덧 불혹의 나이를 넘긴 그는 나이 들면서 달라진 것 중 하나가 말수가 많아진 것이라고 한다. 이는 의도적으로 노력한 것인데, 말을 적게 하던 시절 사람들로부터 ‘차갑다’는 오해를 많이 샀기 때문이라고. 딱히 잘못한 것도 없이 소심함, 낯가림 때문에 피해를 본 적도 있다고 한다.

이현우  프라이버시 인터뷰

이현우는 머리가 복잡할 때면 산에 오르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겸손해지려 애쓴다고 한다.


“인간관계도 마음먹기 나름인 것 같아요. 제가 말을 많이 하니까 사람들이 다 좋아하더라고요. 사실 말이 없는 건 집안 내력이고 타고난 천성이에요. 더군다나 어린 시절 록음악을 할 때는 말이 없고 시니컬한 성격이 멋있는 거라 생각했거든요(웃음). 요즘도 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제가 말을 하지 않으면 상당히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아요. 그러다 말꼬가 터지면 의외의 모습이라며 좋아하죠. 어렵게 친해진 후배들 중에 ‘처음에는 무서운 사람인 줄 알았다’고 말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러고 보면 꽤 오랜 세월을 힘들 게 산 것 같아요. 저만 노력하면 모든 게 편안해지는데 말이에요.”
사람 좋아하는 성격인 그는 술자리에서 친구들과 허물없이 어울리는 걸 좋아한다. 중학교·대학교 동창들과 주로 만나는데, 술이 들어가면 많이 웃고 어깨동무를 하는 등 최대한 친근감을 표시하려고 애쓴다. 그는 “혼자 오래 살아서 그런 것 같다”며 머쓱하게 웃었다.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다 보니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 인사를 시켜서 친구가 되게 하는 경우도 많아요. 미국 유학 시절 만난 친구들과는 나이에 상관없이 편하게 이름 부르면서 친구로 지내는데, 가끔 그것 때문에 친구관계가 애매하게 꼬일 때가 있어요. 하지만 호칭은 그리 중요한 것 같지 않아요. 우리 주위에 보면 반말을 하지만 존경하는 후배가 있고, 존댓말을 하면서도 그리 존경하지 않는 선배가 있잖아요.”
그는 머리가 많이 복잡하거나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을 때 산을 찾는다고 한다. 주로 북한산에 오르는데 땀을 흠뻑 흘리고 정상에 오르면 어느 누구에게서도 구하지 못하는 위로와 격려를 얻을 수 있다고. 특히 그는 등산의 장점으로 자신을 되돌아보며 겸손함을 얻을 수 있는 것을 꼽는다.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세상이 정말 작고 하찮게 보이잖아요. 그 세상 속에 사는 인간은 얼마나 미약한 존재이며, 그들이 품고 있는 걱정과 슬픔 또한 얼마나 미세한 것들이겠어요. 모두 제 나름대로의 고통과 상처를 안은 채 아등바등 살지만 한번쯤은 ‘그래, 아무것도 아니야’ 하고 훌훌 털어버리면 또 다른 희망을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반대로 조금 잘났다고 자만해서도 안 되겠죠.”

“언제나 시원한 바람이 부는 ‘쿨’한 남자가 되고 싶어요”
나이에 비해 동안인 그는 멋있는 아저씨, 멋있는 할아버지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외모뿐 아니라 내면에서도 언제나 시원한 바람이 부는 ‘쿨’한 남자가 되고 싶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도전하고, 자극받으며, 항상 마음을 열어두어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그는 “더 철이 들면 내가 아닌 남을 위한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한다.
“맨몸으로 이 세상에 와서 음악을 하게 됐고, 그로 인해 얻은 게 참 많아요. 한때는 제가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해 고마워하지 않고 당연한 거라 받아들인 적도 있어요. 받는 것에 너무 익숙해졌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하지만 좀 더 나이가 들면 남도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기면 좋겠어요. 베푸는 것이 행복하다는 걸 깨닫는 순간 말이에요.”

여성동아 2007년 7월 5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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