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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Star’s Life

여행으로 연기 에너지 충전하는 추상미 bon Voyage

기획·김유림 기자 / 사진·김보하(제5스튜디오)|| ■ 의상&소품협찬·cdc ENC VOOM Hirst 악세서라이즈 알디에로 마르티니 나스텐카 카메오 아기라 보보니 컬렉션 ■ 메이크업·W퓨리피 오현중 ■ 헤어·W퓨리피 박지영 ■ 코디네이터·장준희

2007. 07. 18

지난해 ‘사랑과 야망’의 정자 역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던 추상미가 6개월간의 휴식을 끝내고 새 드라마로 찾아왔다. 연기에 새 기운을 불어넣기 위해 여행을 다녀왔다는 그에게 여행이 주는 행복 & 연기 열정에 대해 들었다.

여행으로 연기 에너지 충전하는 추상미 bon Voyage

지난 6월 중순 첫 방영된 SBS 금요드라마 ‘8월에 내리는 눈’에서 교통사고로 아이를 잃고 남편에게까지 버림받는 이혼녀 반숙 역을 맡아 새롭게 안방극장을 찾은 추상미(34). 전작 ‘사랑과 야망’에서 ‘정자’를 연기하며 강한 에너지를 발산했던 그가 이번에도 가슴에 상처를 묻고 살아야하는 ‘만만치 않은’ 배역을 맡았다. ‘사랑과 야망’을 끝냈을 때만 해도 “다음엔 원 없이 사랑받는 인물을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던 그가 또다시 힘든 연기를 시작할 수 있었던 데는 여행의 힘이 크다. 올해에도 벌써 여행을 두 번 다녀왔는데 한번은 친한 후배와, 또 한 번은 엄마와 함께 다녀왔다.
“연기하면서 소진된 에너지를 충전하는 데 여행만큼 좋은 게 없죠.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와 중국 하이난을 다녀왔는데 두 곳 모두 휴양지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편안하게 잘 쉬다 왔어요. 꾸밈없고 소박한 사람들과 있다 보면 일상에서 지치고 상처받은 마음이 다 치유되는 것 같아 저절로 행복해져요.”

여행으로 연기 에너지 충전하는 추상미 bon Voyage

“어린 시절 왕따를 당해 ‘미운 오리새끼 콤플렉스’ 있었어요”
여행을 통해 긍정적 에너지를 충전하고 돌아왔지만 이번 드라마는 촬영 초반부터 쉽지 않았다고 한다. 아이를 교통사고로 잃고 병원에서 오열하는 엄마의 모습을 연기해야 했던 그는 결국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며칠 동안 그 감정의 끈을 놓지 못해 이틀 동안 잠을 자지 못한 게 화근이 돼 촬영 도중 기절한 것. 물론 금세 정신을 차리긴 했지만 병원으로 옮겨져 링거 주사를 맞았다고 한다.
“저는 연기를 어렵게 하는 편이에요. 평소에는 안 그런 것 같은데 작품만 시작하면 상당히 예민해지고 고민도 만들어서 하거든요. 캐릭터를 어떻게 잘 살려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큰데, 매번 새로운 인물을 연기할 때마다 하나의 ‘상징성’을 가지려고 해요. 어찌 보면 저만의 연기 노하우라 할 수 있죠. 인물을 좀 더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거든요. ‘사랑과 야망’ 때 정자는 ‘천진난만함’이었고, 이번에 맡은 반숙은 ‘정직함’이에요. 너무 정직하면 부러지고 튕겨져 나오듯, 새로운 사랑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힘들고 아파하는 모습을 표현하려고 노력해요.”
연기에 있어 언제나 당당하고 자신만만해 보이는 추상미. 하지만 그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연기에 대해 확신이 들지 않았다고 한다. 처음부터 연극배우 ‘추송웅의 딸’이라는 프리미엄을 가지고 연기를 시작했지만 사람들의 관심을 뒷받침할 만한 내공이 준비돼 있지 않다고 생각했던 시절에는 연기자로서의 삶이 그리 만족스럽지만은 않았다.

여행으로 연기 에너지 충전하는 추상미 bon Voyage

“초반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을 때는 굉장히 불안했어요. 자꾸만 나를 밑으로 끌어내리려고 했죠. 그러나 곧 마음을 다잡고 항상 ‘차곡차곡 쌓아가자’는 생각으로 연기를 해더니, 운 좋게도 어느 순간 저 자신이 만족할 만한 진짜 내 것을 찾을 수 있었어요. ‘이건 더 이상 아버지의 것도 아니고, 만들어진 이미지 때문에도 아니고 진짜 나만이 할 수 있는 연기’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된 거죠. 그때가 2003년 연극 ‘프루프’를 할 때예요.”
주변에서는 눈치 채지 못했지만 그는 어려서부터 ‘미운 오리새끼 콤플렉스’를 갖고 있었다고 한다. 소심한 성격인데다 초등학생 때 아버지가 출연하는 공연 티켓을 선생님께 가져다드린 뒤 선생님으로부터 예쁨을 받자 아이들이 ‘왕따’를 시켰다는 것. 그런 일들이 있은 후 어린 시절 스스로를 ‘비호감’이라고 생각했다는 그는 한동안 사람을 무서워한 적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당시에는 많이 힘들었지만 훗날 연기를 하면서부터는 어린 시절의 안 좋은 기억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사실 주위의 유명한 연기자들을 봐도 하나같이 크고 작은 열등감을 가지고 있어요. 배우에게는 경험만큼 큰 재산이 없는데 아픈 기억들은 연기에 무게감을 실어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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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나무를 좋아해 빌라 앞에 버려진 정원을 직접 가꾸고 있어요”
그는 얼마 전 영화에도 출연했다. 6월 초 개봉한 성장영화 ‘열세 살 수아’에서 사춘기 소녀 수아의 엄마 역을 맡은 것. 처음 감독으로부터 섭외 전화를 받고는 “에이~ 내가 열세 살짜리 엄마 역을 어떻게 해요” 하고 거절했지만, 시나리오를 한 번 읽어본 뒤 배역의 매력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집에서 나와 독립해 산 지 어느덧 2년째에 접어든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원을 직접 꾸몄다. 뮤지컬 배우인 남자친구 이석준(34)과 함께 꽃시장에 가서 잔디와 한해살이 꽃을 사다 심었다는 것. 하지만 전문지식이 부족해서인지 결과물은 그리 만족할 만한 수준이 못된다며 웃는다.
“빌라에 살고 있는데 정원이 버려져 있기에 제가 꾸미겠다고 했어요. 잔디를 심느라 고생을 꽤 했는데 집이 동향이라 잔디가 벌써 3분의 1 정도 말라 죽어서 안타까워요. 꽃도 매일 물을 줘야 한대서 저녁마다 주고는 있지만 끝까지 잘 자라줄지 모르겠어요(웃음). 꽃이나 나무 등 자연을 좋아해 집안 가구도 앤티크 분위기 나는 게 많아요. 집은 무엇보다 안락하고 편안한 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여행으로 연기 에너지 충전하는 추상미 bon Voyage

“‘반숙’ 역 살리기 위해 요가와 식이요법으로 다이어트했어요”
그는 남자친구인 뮤지컬 배우 이석준과 결혼을 전제로 5년째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일이 바빠 정확한 결혼 날짜를 잡지 못했지만 조만간 좋은 소식을 전할 예정이다. 두 사람은 주로 공연을 보면서 데이트를 즐기는데 이날도 추상미는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남자친구가 출연하고 있는 연극 ‘썸걸즈’를 보러 대학로로 갈 계획이라고 했다.
“남자친구나 저나 보기와는 달리 술을 못 마셔요. 만나서 얘기하는 걸 좋아하고 남들 보기에 유치하다고 할 정도로 엽기적인 짓도 잘해요. 저는 혼자서도 잘 놀아요. 공연은 뭐든 보는 거 좋아하고, 음악도 즐겨 듣고 책도 많이 읽으려고 해요. 남들과 조금 다른 건 쇼핑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옷도 거의 안 사는데 가끔 촬영장에 입고 다닐 트레이닝복을 사는 정도죠(웃음). 대신 사람들과 수다 떠는 걸 좋아해요. 요즘은 교회 친구들과 자주 어울리는 편이에요.”
지난해 ‘사랑과 야망’을 하면서는 일부러 살을 찌운 그가 이번에는 독하게 마음을 먹고 다이어트 중이다. PD도 그가 맡은 캐릭터를 좀 더 살리기 위해 살을 빼는 게 좋겠다는 주문을 했다고.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몸무게를 줄였는데, 마침 드라마 내용 중 요가 강사로 변하는 장면이 있어서 두 달 정도 요가를 배운 게 효과가 컸다고 한다. 또한 밥양을 절반으로 줄이고 오후 6시 이후에는 물 외에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고.
평소 글쓰기에 관심이 많은 그는 연극 희곡과 영화 시나리오도 직접 쓰고 있다. 컴퓨터가 아닌 원고지에 손으로 쓰는 게 익숙하다는 그는 내년쯤 자신이 만든 단편 시나리오로 작품을 한 편 완성하는 게 목표라고 한다.
연기자로서의 정체성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언제나 ‘아티스트’라는 자부심으로 연기에 임한다는 추상미. 그가 브라운관, 스크린, 무대 위에서 빛날 수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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