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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아름다운 그녀

안식년 선언하고 무대 떠난 윤석화 두 아이 키우며 사는 요즘 생활

글·구가인 기자 / 사진·지호영 기자, 장선희 제공

입력 2007.06.22 11:10:00

지난 2003년 아들 수민군을 입양한 윤석화가 올 3월 딸 수화를 입양해 화제가 됐다. 지난해 안식년을 선언하고 무대를 떠난 후, 남편이 있는 홍콩과 서울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는 윤석화를 만나 가슴으로 낳은 두 아이 수민과 수화를 키우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었다.
안식년 선언하고 무대 떠난 윤석화 두 아이 키우며 사는 요즘 생활

지난 4월 말 서울 평창동의 한 갤러리가 열고 있는 전시회에서 윤석화(51)를 만났다. 작가 장선희(계명대 애니메이션학과 초빙교수·36)가 윤석화의 서른여섯 살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모습을 찍은 수백 장의 사진 중 일부를 세상에 공개한 이 전시회의 이름은 ‘Journey to 36(서른여섯으로의 여행)’. 서른여섯은 윤석화가 배우로서 절정을 달리던 시기이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살아온 순간순간이 다 좋을 때고 다 나쁠 때일 수 있는데, 오늘 이 자리에 와보니 그 나이 서른여섯이 가장 빛나던 시절이었던 거 같아요. 서른여섯에 저는 쉬지 않고 작품을 했고 배우로서 인정도 받았어요. 인생을 좀 알고, 에너지도 충분하고… 20대는 아직 영글지 않아서 겸손이 뭔지 모르는 데 비해 30대는 여전히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에너지가 있잖아요. 당시 선배들이 제게 ‘30대가 가장 아름답다’는 말을 했는데, 저는 그저 30대를 빨리 벗어나고 싶었거든요. 40대가 되면 뭔가 완성할 수 있을 거 같았고요. 이제 지나서 보니 정말 30대가 가장 아름다운 거 같아요. 요즘엔 제가 늘 후배들에게 그 얘길 해요. 30대가 가장 아름답다고. 개인적으로도 서른여섯에 저는 절정에 있었어요. 그 절정에서 지금 남편을 만났거든요. 그리고 제 인생의 또 다른 절정을 꼽으라면, 지금이겠죠. 지금, 살아 있으니까요(웃음).”

아들과 달리 웃음 많아 또 다른 기르는 재미 느끼게 하는 딸
안식년 선언하고 무대 떠난 윤석화 두 아이 키우며 사는 요즘 생활

전시회에는 30대부터 지금까지, 배우와 자연인을 넘나드는 윤석화의 다양한 모습이 담긴 사진작품이 걸려 있었다. 작품을 감상하며 과거와 조우하던 윤석화는 가장 맘에 드는 사진으로 이제는 세상을 떠난 그의 부모와 함께한 흑백사진과 현재 두 아이와 함께 찍은 흑백사진, 무대 뒤에서 찍은 듯한 분위기의 사진을 꼽았다.
“언제 찍은 건지 모르겠는데, 분장을 지우고 막 나왔을 때의 사진인 것 같아요. 아직 분장이 완전히 지워지지 않은 상태인 것 같은데, 배우와 자연인의 삶이 사진 속에 함께 있어요. 무대 속 인물에서 저 자신으로 돌아온 순간, 묘한 교착점에 있죠.”
지난 30여 년간 배우로서의 삶과 자연인으로서의 삶 사이를 오가던 윤석화는 지난해 봄 배우인생 30년을 기념하는 작품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마치고 안식년을 선언했다. 이후 남편이 있는 홍콩으로 건너가 자연인으로서의 삶을 만끽하고 있다는 그는 지난 일년간 특히 ‘엄마’로서의 삶에 몰두했다고 한다. 알려졌다시피 윤석화는 지난 2003년 공개적으로 아들 수민이(5)를 입양했고, 이어 지난 3월 딸 수화를 입양했다. 이날 전시회에는 두 아이도 함께했다.
“아이들은 주로 홍콩의 집에서 머무르고, 저만 한 달에 몇 번씩 서울과 홍콩을 왔다 갔다 해요. 단 서울에 길게 나와 있을 때 데리고 오죠.”
생후 2개월일 때 입양한 딸 수화는 지난 4월29일 백일을 맞았다. 이제는 옹알이도 하고 목도 가눌 수 있는 아이는 ‘아빠’ ‘오빠’라는 단어에, 유독 쌩긋쌩긋 웃으며 반응한다고.
“제 나이 때문에 갓난아이는 엄두를 못냈고 수민이의 누나를 만들어줄 생각만 했어요. 그런데 그건 제 뜻대로 되는 게 아닌 듯해요. 복에 넘치게 갓난아이를 갖게 됐습니다. 처음 수화를 안았을 때, 똥오줌 싸는 것까지도 신기했어요. 이미 수민이를 키워 봤기 때문에 더 이상 신기할 게 없을 줄 알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모습이 있더라고요. 우리 수민이 역시 굉장히 착하고 예쁜 녀석이었는데 남자아이라 그런지 옹알이하면 ‘응,응’ 하고 가끔씩 웃는 정도였거든요. 그런데 수화는 한번 웃었다 하면 빵끗빵끗 웃고, 옹알이를 해도 대화하는 거 같아요. 제가 ‘그랬어?’ 그러면, ‘으응’ ‘어으응’ ‘오옹’ ‘아응~’ 이런 식으로 굉장히 길어요. 저한테 정말 예쁜 딸을 주셨어요.”
처음 만났을 당시 생후 일주일을 갓 넘긴 상태였던 수화는 자신의 눈을 빤히 쳐다보며 눈을 떼지 않아 “두말할 것 없이 내 딸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윤석화는 딸 수화에게서 “자신의 어린 시절 모습을 찾은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이들이 다 착하고 예뻐요. 뭐, 남들이 보면 안 예쁠 수도 있지만 제 아들이고 제 딸이니까 예쁜 거죠(웃음). 우리 수화는 특히 점점 더 예뻐지고 있어요. 아이 생김새가 저 어릴 때와 정말 닮았어요. 솔직히 제가 어릴 때는 약간 못난이였는데 크면서 나아졌고, 이젠 밉다는 소린 안 들으니까, 아마 수화도 그럴 것 같아요(웃음).”

“아이 하나 늘었지만 책임감은 다섯 배 정도 커진 것 같아요”
안식년 선언하고 무대 떠난 윤석화 두 아이 키우며 사는 요즘 생활

장선희 작가의 ‘Journey to 36’에 전시된 사진. 최근 수민·수화와 함께한 모습.


다섯 살인 수민이는 새로 생긴 동생을 질투하진 않을까. 윤석화는 “수민이가 수화에게 엄마를 뺏길까봐 은근히 걱정하고 질투도 하지만 한편으론 굉장히 예뻐한다”고 답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같이 지내온 시간이 있으니까, 큰아이가 더 예뻐요. 사실, 누가 더 예쁘다고 얘기하는 건 어렵죠. 수민이는 갓난아이 때 정말 순했어요. ‘아이 키우기 힘들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요. 근데 아이가 자라다 보니 아무래도 제가 힘으로 아이를 컨트롤하는 게 어렵다는 걸 느껴요. 업어주거나, 안아주거나 장난감으로 싸움을 하는 것도 그렇고, 아이가 하나 있을 때와 둘 있을 때와 이렇게 차이가 많이 나는 줄 몰랐어요. 거의 하루를 다 바쳐야 하고요. 실제 물리적으로 들어가는 힘이 증가한 건지, 책임감이 무거워져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는 하나 더 늘었는데 체감하는 건 다섯 배가 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오죽하면 안식년을 늘려야 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원래 일년 정도 쉴 계획이었다는 그는 언제 다시 무대로 돌아갈지 고민 중이라고 한다. 홍콩에서 보통 주부의 삶을 살고 있다는 그는 현재 자신이 발행인으로 있는 ‘객석’과 관련된 업무만 계속하고 있는 상태다.
“아이에게 일하는 엄마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아직 어린 나이에는 엄마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안식년을 갖고 홍콩에서는 주로 남편 뒷바라지를 하며 아이들을 키웠는데, 오랫동안 일을 해온 탓에 가사노동만 하는 게 좀 답답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것만큼 가치 있는 일도 없는 거 같고… 하여튼 요즘 여러모로 신중해져요. 일을 ‘좀 더 쉬었다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다가, ‘이러다간 다시 일을 못하는 게 아닐까’ 걱정도 되고요.”
다섯 살 아들 수민이는 최근 들어 유난히 ‘왜’라는 단어를 자주 쓴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자 노력한다는 윤석화는 아이와 늘 대화하고 기도하며, “항상 감사할 수 있는 아이”가 되도록 힘쓴다고.
“늘 대화를 해요. 아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늘 이해해주고 동등한 인격체로 대해줘요. 저는 아이가 잘못을 해도 무조건 ‘너 이거 하지 마’ 하진 않아요. 너 이렇게 할래 아니면, 이렇게 할래? 네가 선택해라. 그렇게 맡기죠. 아이가 못 알아들을 거 같아도 다 알아들어요. 그런데 그러다 보니 엄마가 굉장히 인내심이 필요한 역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아이는 뭔가를 계속 물어보는데, 그에 대답을 해주면 또 다른 질문을 하니까 끝이 없어요. 아이를 키우면서 제가 더 나은 인간이 되는 거 같아요. 인생 공부를 하는 것 같아요.”
인터뷰의 끝자락, 전시장 주변을 돌아다니던 수민이가 엄마 윤석화에게 다가왔다. 아이 손에 이끌려 자리를 뜨는 그에게 마지막으로 아이가 어떤 사람으로 컸으면 하는지 물었다. 혹, 그 자신처럼 배우가 되길 바라진 않을까.
“아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이든 간에 그냥 바라봐주고 싶어요. 물론 가능한 한 배우는 안 했으면 좋겠지만(웃음), 그럼에도 자신이 배우를 하겠다면 바라봐줘야죠. 배우하면 제가 괜히 참견하게 될 것 같거든요. 그거 아니면 더 넉넉하게 바라봐줄 거 같은데…(웃음).”

여성동아 2007년 6월 5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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