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엄마면서도 홍자빈·상빈 쌍둥이 자매를 브라운대에 보낸 임경희씨.(위) 딸 빛나래양에게 직접 영어를 가르쳐 듀크대에 보낸 아빠 김수봉씨.(아래)
이현숙씨는 중학교 IQ 검사에서 100이 나왔을 정도로 평범하고, 어렸을 때부터 ‘늦되다’는 말을 듣던 딸 박주현양을 미국 하버드대에 보낸 엄마다. 이태옥씨는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 자신도 공부를 시작해 20년 만에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복식 전문가가 됐다. 그 사이 큰아들은 서울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컴퓨터 회사에서 일하고 있고, 둘째 아들은 신경정신과 의사가 됐다.
전라도 두메산골에서 사교육 한 번 시키지 않고 김강산·지산 쌍둥이 형제를 서울대에 보낸 김상배씨는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며 논술시험까지도 직접 챙겼다.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남매에게 직접 영어를 가르친 김수봉씨는 ‘아빠표 영어’로 딸 빛나래양을 듀크대에 보냈다.
임경희씨는 홍자빈·상빈 쌍둥이 자매가 여섯 살 때부터 학습지 교사를 하면서도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꼼꼼히 챙겨 나란히 민족사관고를 거쳐 브라운대에 보냈다. 황석호씨는 재혼 가정의 가장으로 성이 다른 세 자매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직접 가르쳤다. 현재 세 자매는 검정고시 최연소 합격, 최연소 대학 합격 등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대학에 다니고 있다.
이렇게 자녀교육에 성공한 부모들은 한결같이 아이를 학교에 보내기 전에 먼저 자신이 준비된 부모가 되라고 이야기한다. 아이가 학교를 다니면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듯, 부모도 좋은 학부모가 되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녀교육 고수들이 이야기하는 초등학생 부모가 반드시 알아야 할 노하우는 6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시행착오를 막아줄 자기이해력 - 부모에게 맞지 않는 교육법은 버린다
아이에게 맞는 교육법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모 자신에게 맞는 교육법이다. 무엇보다 먼저 아이 교육을 책임지고 이끌어갈 부모에게 맞는 교육법을 찾아야 한다. 부모가 좋아하지 않고 실천하기 쉬운 것이 아니면 그 어떤 훌륭한 교육법이라 해도 오래 갈 수 없고 투자한 만큼 효과를 거둘 수 없다. 책을 좋아하는 부모는 책을 통해, 활동적인 부모는 운동을 통해, 영어를 좋아하는 부모는 영어를 통해, 자연을 좋아하는 부모는 자연 속에서 자신도 즐겁고 아이들도 즐거운 교육을 해야 한다. 클래식 음악을 따분해하는 부모가 정서교육을 한다고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고 하품하는 것보다 더 흉한 모습은 없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성장하는 미래설계도 - 당신의 20년 후를 생각하라
부모는 아이가 접하는 세상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런 부모가 미래에 대한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하루하루를 충실히 산다면, 아이 역시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는 눈을 얻고 세상에 대한 희망을 배운다. 아이는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더 크고 낯선 세상을 경험한다. 그 안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법, 삶을 살아가는 방식, 삶에 대한 가치관 등을 배운다.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순간에 아이들은 해답의 실마리를 부모에게서 찾는다. 입학 전까지 아이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베푸는 시간이었다면, 입학 후는 인생의 조력자, 멘토가 돼야 할 시간이다. 그것이 학령기 자녀를 둔 부모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고 미래를 개척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다.
최적의 선택을 도와주는 정보 습득력 - 엄마의 능력은 정보력에 좌우된다
대한민국만큼 과도한 교육 열기에 사로잡힌 나라가 없다고 걱정을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그만큼 교육의 기회가 많다는 뜻이다. 넘쳐나는 사교육 기관을 내 아이에게 유리하게 이용할 것, 무조건 남이 하는 대로 따라갈 것이 아니라 내 아이에게 꼭 맞는 교육법을 찾아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주변에 마땅한 학원이 없을 수도 있고, 부모의 교육관이 남다르다면 이른바 ‘열린교육’ ‘대안교육’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바른 정보와 판단이 필요하다. 무얼 가르칠 것인가 고민하기 전에 어떻게 정보를 얻고 선택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는 말이다. 아이 교육은 열성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현실에 기반을 둔 정확한 정보, 그것이 아이가 수용할 만한 것인가에 대한 판단, 아이 교육을 최종적으로 책임질 엄마로서의 자기 확신이 뒷받침돼야 한다.
어릴 때부터 ‘늦되다’는 말을 듣던 박주현양을 하버드대에 보낸 엄마 이현숙씨(왼쪽). 재혼가정의 가장 황석호씨는 세 딸을 직접 가르쳐 최연소 대학 합격 등의 화제를 낳게 했다.
건강한 감성을 기르는 감정조절기술 - 화는 반드시 터뜨린다
화내는 부모가 아이를 망친다는 말이 있지만 엄마도 사람인 이상 사사건건 엄마의 뜻을 거스르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끓어오르는 화를 참아낼 재간이 없다. ‘부모와 아이 사이’의 저자 하임 기너트 박사는 부모 역시 화를 내야 할 때는 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화를 내야 하는데도 내지 않으면 아이는 그것을 무관심으로 받아들인다. 중요한 것은 화를 표현하는 방법이다. 화는 터뜨려야 할 때 터뜨려야 하지만 아이를 모욕하거나 감정적으로 매를 들어서는 안 된다. 한번 터뜨린 화가 더 큰 분노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방법은 행동 자체만 지적하는 것이다. 화를 제때 잘 내는 기술을 터득하려면 매 순간 자신을 돌아보고 감정을 다스리는 연습을 해야만 한다.
최고의 교육 효과를 이끌어내는 가족공동노선 - 아빠들이여, 1분의 힘을 믿으라
아이가 가족의 울타리를 벗어나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좀 더 큰 사회에 적응하도록 규칙과 도덕 개념을 배워야 한다. 싫어도 해야 하는 일을 할 줄 알아야 하고, 남을 위해 자신의 불편함도 참을 줄 알아야 한다. 규율과 규칙 같은 사회적 능력을 키우는 것은 엄마보다는 아무래도 아빠가 유리하다. 아빠와 엄마가 암묵적인 동의를 통해 각자의 장점은 살리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분업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먼저 아빠와 아이가 신나게 놀면서 끈끈한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놀이를 통해 유대관계가 돈독해졌을 때 다른 교육도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퇴근 후 아이에게 목말을 태워주는 1분, 간지럼을 태우며 스킨십을 하는 1분 등 아빠가 아이에게 할애하는 시간은 1분일지라도 아이가 느끼는 행복은 결코 짧지 않다.
오늘을 가장 행복한 날로 만들기 - 아이와 함께하는 순간을 즐기라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즐기는 데도 준비가 필요하다. 먼저 아이의 성향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현재 부모와 갈등 상황을 만들고 있고, 부모가 어떻게든 바꾸려고 노력하는 아이의 성향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라. 그다음 아이와 함께 즐길 만한 것을 적극적으로 찾고 실천하자. 여행을 떠나도 좋고, 공놀이를 해도 좋다. 아이가 흥미를 느낄 만한 박람회나 전시장을 찾을 수도 있다. 막상 그런 시간을 보내고 싶어도 당장 아이의 내일 일정이 걱정스러울지 모른다. 무엇이 아이를 진정으로 위하는 일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될 것이다. 그럴 때는 한 가지만 기억하자. 아이와 함께하는 이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