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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 인터뷰

박근령 육영재단 이사장·신동욱 교수 남다른 러브스토리

열네 살 나이 차 극복하고 약혼한~

글·김명희 기자 / 사진·신재주‘프리랜서’, 중앙일보 제공

입력 2007.04.23 15:55:00

박정희 전 대통령의 차녀인 박근령 육영재단 이사장이 지난 2월 열네 살 연하의 대학교수 신동욱씨와 약혼했다. 약혼 발표 직후 신 교수가 3년 전 이혼한 전처와의 사이에서 지난해 말 딸을 얻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신 교수와 박 이사장을 만나 소문의 진상과 어려운 상황에서 사랑을 이루기까지의 과정을 들었다.
박근령 육영재단 이사장·신동욱 교수 남다른 러브스토리

박정희 전 대통령의 차녀인 박근령 육영재단 이사장(53)이 열네 살 연하의 교수 신동욱씨(39·백석문화대 광고홍보학과 겸임교수)와 약혼했다. 이들은 지난 2월4일 지인들과 함께 관악산 등반을 마친 뒤, 등산복 차림으로 반지를 교환하며 결혼 약속을 했다. 박 이사장은 지난 82년 결혼했다가 헤어졌고 신 교수 역시 한 차례 이혼한 경험이 있다.
약혼 사실이 알려진 후 나이를 뛰어넘은 이들의 사랑에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일부에서 신 교수의 사생활을 거론하며 박 이사장의 배우자감으로는 적절치 않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소문은 2004년 이혼한 신 교수의 전처가 지난해 12월 그의 아이를 낳았다는 것이다. 지난 3월 중순 박 이사장과 신 교수를 만나 신 교수의 사생활 문제, 이를 극복하고 두 사람이 결혼 약속을 하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하게 들었다.

“신 교수가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들에게 사랑 줄 수 있도록 도울 생각”
두 사람에 따르면 소문으로 나돌았던 신 교수의 사생활 문제는 모두 사실이며 박 이사장은 그런 신 교수의 문제를 모두 감싸안았다고 한다.
“제 사생활에 관해서는 단 한 가지도 이사장님께 감춘 게 없습니다. 제가 이혼을 했고, 전처와의 사이에 아들, 딸 남매를 둔 사실을 숨김없이 말씀드렸고 그 부분을 이사장님도 이해해 주셨습니다. 나중엔 ‘지나치게 솔직해서 미련한 사람’이라고 하시더군요.”(신 교수)
“처음 만났을 때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과 배 속에 태아가 있다는 사실을 다 말해서 결혼한 분인 줄 알았어요. 저와 재단 사람들이 ‘태어날 아기 선물을 어떤 걸로 할까’ 의논하기도 했죠. 그런데 막상 아이가 태어난 후 신 교수가 마음 놓고 기뻐하지 못하기에 무슨 사연이 있나 물어봤더니 이미 2004년 1월 이혼한 전처가 임신한 거라고 솔직히 말하더군요. 아이가 태어난 후 신 교수가 이름도 지어주고 출생신고도 했답니다.”(박 이사장)
박 이사장은 갓 태어난 딸을 걱정하는 신 교수의 모습을 보며 ‘부성이 강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신 교수가 ‘싱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일로만 만나던 그가 남자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신 교수의 과거가 사랑에 장애가 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박 이사장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잘라말했다.
“저나 신 교수나 일부종사하지 못한 건 부끄러운 일이죠. 하지만 사람이 살다 보면 그런 실패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신 교수가 최고로 살지는 못했지만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는 점을 알고 있기에 다 이해하고 받아들였어요. 아이들 문제도 신 교수가 직접 돌볼 수는 없지만 사랑을 줄 수 있도록 도울 생각입니다.”

“청계천 산책, 산행하며 데이트했어요”
박근령 육영재단 이사장·신동욱 교수 남다른 러브스토리

산행과 운동을 하며 사랑을 가꾼 박근령 이사장과 신동욱 교수.(오른쪽)


두 사람은 신 교수가 지난해 9월 말부터 육영재단의 자문을 맡게 되면서 일 관계로 처음 만났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면서 호감을 느껴 결혼 약속을 하기에 이르렀다. 신 교수는 박 이사장으로부터 소탈하고 정직하다는 인상을 받았고 박 이사장은 신 교수에게서 아버지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비슷한, 강한 이미지를 떠올렸다고 한다.
“다부지고 일 처리가 깔끔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 교수가 자문을 시작한 후 재단이 달라졌어요. 아버님이 주도하셨던 새마을운동 때와 비슷한 분위기라고 할까요. 직원들 사이에 활기가 넘치고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죠.”(박 이사장)
“이사장님을 만난 지 얼마 안 돼 ‘어머니같이 여겨지는 정치인이 누구냐’고 물었더니 ‘한명숙 총리’라고 대답하시더라고요. 의외였어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꼽을 줄 알았거든요. 이유를 물어보니 ‘박 대표는 나한테 언니일 뿐, 어머니로 여겨지지는 않아요. 전통적인 한국의 어머니상에 어울리는 분은 언니보다 한명숙 총리가 아닌가요?’라고 되묻더군요. 이사장님이 새롭게 보였고 정직한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신 교수)
신 교수는 서울 신당동에 자리 잡은 박 이사장의 자택에도 가끔 초대받곤 했는데 그때마다 박 이사장의 소박한 생활에 놀랐다고 한다.
“갈 때마다 식사는 보리밥에 나물 반찬, 후식은 고구마더라고요(웃음). 옷이나 양말도 그냥 시장에서 사세요.”
두 사람의 주된 데이트 코스는 청계천 산책과 산행. 신 교수는 건강이 좋지 않은 박 이사장에게 청계천 산책과 산행을 권했으며 매번 자신이 거기에 동행했다고 한다.
“이사장님이 몸이 약하세요. 항상 안경을 끼는 이유도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앓아 시력이 떨어졌기 때문이죠. 관절염도 있으시고…. 체력을 기르는 게 우선일 것 같아 청계천을 걸으며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광화문 동아일보 앞에서 시작해 고산자교 아래까지를 숱하게 오갔죠. 그렇게 기초체력을 다진 다음에는 산행을 시작했고요. 북한산 도봉산 인왕산 관악산 등 서울 시내에서 안 가본 산이 없을 정도예요. 인왕산에 올랐을 때는 어렸을 때 살던 청와대를 내려다보며 회상에 잠기기도 하셨죠. 처음에는 몇 걸음 걷는 것도 힘들어하던 분이 이제는 늘 1등으로 산을 오르세요.”(신 교수)
“처음엔 속는 셈치고 한번 따라가봤는데 정말 힘들더군요. 며칠 근육통에 시달리며 ‘이런 걸 왜 하나’ 싶었어요. 그런데 몇 번 산에 오르고 나니 차츰 요령도 생기고 재미가 붙더라고요.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느라 스트레스와 운동 부족으로 건강이 안 좋았는데 요즘은 몸이 한결 가벼워졌어요. 지금은 ‘이렇게 좋은 걸 왜 진작 안 했나’ 후회하고 있어요.”(박 이사장)
외모에서나 대화 내용에서도 이들 커플은 열네 살 나이 차를 전혀 느낄 수 없다. 최근 운동을 꾸준히 한 덕분인지 박 이사장의 얼굴에는 생기가 넘쳤다. 그 역시 “신 교수와 만나며 나이는 그야말로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신 교수가 들려준 재미있는 연애 에피소드 한 토막.
“이사장님이 고집하는 특유의 부풀린 헤어스타일이 있어요. 단골 미용실에서 머리를 부풀리느라 가끔 약속시간에 늦기도 하시죠. 그런 점은 좀 고쳤으면 좋겠다 싶어 한번은 이사장님과 시간 약속을 하며 ‘단 1초라도 늦으면 기다리지 않고 먼저 가겠다’고 선언을 했어요. 그러고는 약속 장소에 먼저 나가 기다리고 있는데 정각에 갑자기 누가 ‘교수님~’ 하고 외치며 허겁지겁 달려오는 거예요. 처음엔 누군지 못 알아보겠더라고요. 머리 모양도 바뀌고 화장도 안 하셔서…(웃음). 시간에 맞추느라 머리 모양을 다듬지 못했다며 푸념을 하는 이 사장님의 모습이 오히려 좋아보였습니다.”

박근령 육영재단 이사장·신동욱 교수 남다른 러브스토리

박근령 이사장과 신동욱 교수는 관악산 정상에서 케이크에 촛불을 켜고 약혼식을 치른 뒤 반지를 교환했다.


“신 교수가 늘 옳은 말만 하고 제가 자문을 구하는 처지라 나이 차를 느끼지 못하겠어요.”
사랑고백은 이심전심이었다. 신 교수가 한라산 정상에서 몇 시간 동안 헤매 찾아낸 현무암 두 개를 박 이사장에게 건네며 자신의 마음을 전했고, 박 이사장은‘청파(靑坡)’라는 호를 지어주며 그의 마음에 화답했다고 한다.
알콩달콩 사랑을 키운 이 커플은 지난 2월4일 가까운 지인들이 모인 가운데 관악산을 등반하며 조촐하게 약혼식을 올렸다. 거창하게 식을 올리는 게 부담스러워 형식을 두고 고민하던 이들을 위해 평소 같이 산행을 하던 지인들이 약혼식을 준비해주었다고 한다.
“누구는 샴페인, 누구는 케이크 이렇게 분담해서 준비를 다 해주셨어요. 산에 오르는 동안 케이크가 이리저리 쏠려 식을 치르려고 꺼냈을 때는 거의 다 뭉개졌더군요. 그래도 하트 모양 장식만은 그대로 남아 있었어요.”(박 이사장)
예물은 산상에서 주고받은 수수한 14K 커플링이 전부였다. 이 커플링에도 재미있는 사연이 있다고.
“약혼식을 앞두고 종로로 가자고 하기에 ‘커플링을 준비하러 가는구나’ 하고 딱 눈치 챘어요(웃음). 요즘 유행한다는 ‘반지의 제왕’ 스타일의 커플링을 하려다 무겁고 비싸 보여 그만두고 간소한 실반지를 맞췄죠.”(박 이사장)
“제가 처음 고른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다른 데로 가자고 해 속으로 긴장을 했어요. ‘다이아몬드라도 해야 하나’ 하고요. 그런데 옆 가게로 옮겨 더 싼 반지를 고르더니 그마저 만원을 깎더군요.”(신 교수)

“언니한테 소개하지는 못했지만 축하받았어요”
약혼식 후 두 사람은 양가 선친의 묘소를 찾아 인사를 드리며 잘 살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한다. 박근혜 전 대표는 아직 신 교수를 만나보지 못했지만 “축하한다”는 덕담을 건넸다고 한다.
“제가 늘 동생(박지만씨)이 잘되기를 기도하는 것처럼 언니도 저에 대해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으리라 믿어요. 하지만 제 일에 언니나 가족이 거론되는 걸 원치 않습니다. 육영재단 관련 일을 비롯해 제가 하는 일에 언니가 해명하라는 식의 요구를 많이 받거든요. 가족으로서 해준 건 없고 늘 받기만 해 언니에게는 미안한 마음뿐이에요. 언니는 요즘 잠을 2시간만이라도 잤으면 좋겠대요. 어머니도 늘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이 커플은 내년 봄 따뜻해질 무렵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고 한다. 약혼 기간을 길게 잡는 이유는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선 일정에 조금이라도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고.
“약혼의 의미는 아직 가족은 아니지만 이제 다른 사람과는 더 이상 교제를 하지 않는다는 선언과 같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결혼한 만큼의 책임감을 느끼며 잘 지내도록 노력할 겁니다.”(박 이사장)

여성동아 2007년 4월 5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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