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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제대 후 안방극장 복귀한 장혁

기획·구가인 기자 / 글·최연정‘자유기고가’ / 사진·김성남 기자

입력 2007.04.17 10:10:00

장혁이 2년간의 군생활을 마치고 연기자로 돌아왔다. MBC 새 수목드라마 ‘고맙습니다’에서 주연을 맡은 것. 그가 3년 전 병역기피 파문을 겪은 뒤 얻은 깨달음과 연기자로서의 꿈을 들려줬다.
군 제대 후 안방극장 복귀한 장혁

지난해 11월 군복무를 마치고 제대한 장혁(31)이 안방극장을 찾았다. ‘궁s’의 후속으로 방영하는 MBC 수목드라마 ‘고맙습니다’에서 의사 민기서 역을 맡은 것.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이경희 작가가 집필해 화제를 모으는 ‘고맙습니다’는 사랑하는 여자를 암으로 잃고 마음을 닫아버린 의사와 수혈을 잘못 받아 에이즈에 걸린 천진난만한 여덟 살 소녀, 그리고 꿋꿋하게 아이를 돌보는 미혼모의 동화 같은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변 의사 분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처음에는 냉정하고 차가운 역할이었다가 점차 따뜻한 내면을 드러내는 역할이어서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좀 있어요. 과연 인간적이라는 게 무엇일까 학습하는 기분으로 드라마에 임하고 있습니다.”
2002년 ‘대망’ 이후 드라마 출연은 5년 만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군 제대 후 첫 출연작이라는 점에서 선택에 신중을 기했을 터, 작품의 어떤 점에 끌렸는지 물었다.

군 제대 후 안방극장 복귀한 장혁

“사람들 삶이 대체로 각박하잖아요. 살아가면서 하늘 한 번 쳐다볼 여유를 가지기도 힘들고…. 그런데 그런 가운데서도 인간다움을 찾아간다는 기획 의도가 마음에 와 닿았어요. 또 그런 태도가 희망과 기적을 가져온다는 것도 좋았고요. 제가 ‘8월의 크리스마스’를 무척 좋아하는데, 그 영화처럼 여운이 남는 드라마예요. 제가 연기하는 민기서는 사람을 살리는 직업임에도 냉정한 태도를 가진 의사인데 에이즈에 걸린 여덟 살 아이가 밝게 사는 걸 보면서 변화한다는 내용이 마음에 들었어요. 그래서 정말 기분 좋게 촬영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2004년 병역 기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때문에 이번 드라마 출연도 좀 더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 되지 않겠나 싶어 망설였지만 소속사 대표의 설득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2년간의 군 생활은 앞만 보고 달려왔던 지난 삶을 돌아보게 해줬다”고 밝힌 장혁은 “(병역 기피에 대한) 비판도 견뎌야 할 부분”이라며 복귀 소감을 전했다.

“드라마 리딩 연습 첫날, 훈련소에 들어간 것처럼 떨렸어요”
“첫 리딩 연습을 하러 대본을 들고 여의도로 가는데 설레는 한편 많이 긴장되더라고요. 마치 처음 훈련소에 들어갈 때와 같은 느낌이었어요. 오랜만의 복귀라 그런지 리딩 연습 때 어색해서 잘하지 못했어요. 제가 96년에 데뷔했는데 그때 생각이 나더라고요.”
“군에 가서 처음 1년간은 너무 많은 생각이 떠올라 제대로 TV를 보지 못했다”는 장혁. 그는 인터뷰 중 ‘감사’ ‘소중함’이라는 단어를 자주 썼다. 연기를 다시 할 수 있어 ‘감사’하고, 현재 자리의 ‘소중함’에 대해 깨닫게 됐다는 것.
“얼마 전 의정부에서 촬영을 마치고 돌아오는데 혹한기 훈련을 하고 있는 군인들이 눈에 띄었어요. 저도 혹한기 훈련을 했던 게 떠오르면서 ‘이제 연기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게 이 자리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고맙습니다’는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에서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증도는 제작진이 서해안의 여러 섬을 일주일이나 뒤진 끝에 발견한 곳으로, 서울에서 섬까지 어림잡아 너댓 시간은 걸리는 거리다. 그는 “섬에서 오랫동안 촬영하다 보니 섬 주민이 다 됐다”고 너스레를 떤다. 군대에서 꾸준히 역기와 벤치 프레스 등으로 몸을 만들어온 장혁은 드라마 현장 스태프 사이에서 일명 ‘K-1’ 근육으로 불리고 있다. K-1에서 활동하는 격투기 선수 같은 상반신 때문에 붙은 별명이라고.
“절권도를 좋아해서 틈날 때마다 수련하고 있어요. 증도가 작은 섬이어서 운동 외에는 달리 여가를 즐길 만한 시설이 없거든요(웃음). 식당이나 가게도 별로 없어요. 식당이 딱 세 개 있는데 아침, 점심, 저녁을 다 거기서 먹죠. 주로 해산물을 많이 먹어요. 순 해산물만 먹다 보니 육지로 오면 고기를 자주 먹습니다(웃음). 섬에 있으면서 음식이 귀하다는 걸 많이 느껴요.”
이제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 혹시 불안하진 않을까. 하지만 장혁은 여유로워 보였다.
“레이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에 TV 토론회에 나왔는데 상대 후보가 ‘정치를 하기에 너무 노쇠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고 해요. 이에 레이건이 ‘노쇠한 게 아니라 그만큼 경험이 풍부한 것’이라고 답했다고 하더군요. 저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가 더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길 기대해본다.

여성동아 2007년 4월 5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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