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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스타의 교육체험 꼼꼼 공개

거실을 서재로 바꾸고 아이 독서·논술 직접 지도하는 정용실 KBS 아나운서

기획·김명희 기자 / 글·김순희‘자유기고가’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7.04.06 14:36:00

‘주부, 세상을 말하자’를 진행하고 있는 정용실 KBS 아나운서는 방송가에서 남다른 자녀교육법으로도 유명하다. 책을 가까이하기 위해 거실을 서재로 꾸며 아들에게 자연스러운 독서습관을 유도하고 논술도 직접 지도한다는 그를 만나 자녀교육 노하우를 들었다.
거실을 서재로 바꾸고 아이 독서·논술 직접 지도하는 정용실 KBS 아나운서

3년째 KBS 주부 교양 프로그램 ‘주부, 세상을 말하자’를 진행하고 있는 정용실 아나운서(39) 집 거실에는 TV와 소파 대신 책장과 책상이 자리 잡고 있다. 양쪽 벽면을 가득 채운 책은 훌륭한 인테리어 소품 그 자체다. 값비싼 그림이나 가구로 치장하는 것보다 책이 주는 편안함 때문에 집안의 분위기가 한층 온화하게 느껴진다.
“거실을 서재로 만든 건 7년 전이었어요. 저희 부부가 아들 성연이(13)를 데리고 자다가 여섯 살 때 방을 만들어주려고 보니 마땅한 공간이 없었어요. 방이 3개였지만 안방은 시어머니께서 쓰시고 작은 방은 부부 침실로, 가장 작은 방은 서재로 사용했거든요. 서재를 아이 방으로 꾸미면서 어쩔 수 없이 거실을 서재로 쓰게 됐는데 오히려 가족들이 모두 좋아해서 2년 전 이사를 하면서는 아예 거실을 서재로 만들었죠.”
서재가 거실로 나오자 이들 가족에게 알게 모르게 작은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습관적으로 TV에 눈길을 돌리던 가족들이 책을 읽는 시간이 길어진 것. 아들도, 남편 한창록씨(42·KBS PD)도 그런 변화에 만족스러워했다고.
“성연이가 어렸을 때부터 그림책을 소리 내 읽어줬어요. 구연동화 하듯 재미있게 읽어줬더니 아이가 책에 관심을 쏟기 시작하더라고요. 글을 읽기 시작한 다음부터는 동화책의 맨 마지막 페이지를 아이가 읽도록 했어요. 글을 깨쳤다고 해서 아이에게 동화책 전체를 혼자 읽으라고 하면 지루해할 것 같았거든요. 그러면서 차츰 아이 혼자 책을 읽도록 유도했죠.”

역사책 좋아하는 아들에게 상반되는 위인들의 책 읽도록 권해
그는 아이에게 여러 분야의 책을 사주면서 아이가 어떤 분야에 흥미를 느끼는지 유심히 관찰했다고 한다. 책을 통해 아이의 적성을 파악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은 시키지 않아도 반복해서 여러 번 읽더라고요. 저희 아이는 유난히 역사이야기를 좋아했어요.”
그는 ‘무조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강요하는 대신 드러내지 않고 은근히 독서 지도를 했다고 한다. 아들이 계백장군의 일대기를 집어 들면, 그는 김유신 위인전을 권하며 ‘두 인물을 비교해보라’고 권하는 식이었다고.
“독서를 제외하고는 조기교육이란 걸 해보지 않았어요. 아이가 친구들과 함께 뛰어놀 수 있도록 풀어놓았죠. 공부도 중요하지만 친구들과 친하게 노는 것이 조기교육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남들을 배려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거든요. 너는 외아들이니 친구들이 형제나 다름없다고 가르쳤어요.”
그는 아들이 “나 오늘은 친구와 함께 자고 싶어”라고 말하면 친구 부모에게 허락을 받아 자신의 집에서 재웠다고 한다. 친구와 한 방에서 잠을 자보면 낮에 뛰어노는 것보다 더 친밀감을 느끼고 우정도 쌓을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저희 아이도 친구 집에서 자고 싶다고 하면 그러라고 했어요. 그게 별일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아이의 정서 발달에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사회생활의 기본은 원만한 인간관계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초등학교 고학년에 올라가면서 친구들이 하나 둘 학원에 다니기 시작하니까 아들이 먼저 불안해하더라고요. 초등학교 5학년이 되던 해, ‘이제부터는 공부를 하겠다’며 목동으로 이사를 가자고 하더군요. 어디서 목동의 교육 여건이 좋다는 소문을 들었던 모양이에요(웃음).”

거실을 서재로 바꾸고 아이 독서·논술 직접 지도하는 정용실 KBS 아나운서

요즘 정용실 아나운서는 올해 중학교에 들어간 아들에게 ‘청소년에게 고함’이란 책을 날마다 10분간 읽어준다고 한다.


그해 그의 가족은 여의도에서 목동으로 이사를 했고, 아들은 본인 희망에 따라 영어·수학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적응이 쉬웠던 건 아니라고.
“본인이 먼저 ‘이사 가자’, ‘학원에 가고 싶다’는 얘기를 꺼냈지만 막상 환경이 바뀌니 적응이 쉽지 않은 눈치였어요. 중학교 과정까지 선행학습을 마친 친구들도 적지 않았기에 열등감도 느꼈을 거고요. 학교에 갔다 오자마자 전에 살던 동네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고 찾아가서 만나기도 하더군요.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름대로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이곳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해가는 것 같았어요. 6학년 때는 친구들에게 인기가 좋았는지 학급 임원을 맡더라고요.”
그는 아이가 적응을 못할 때도 조급해하거나 닦달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이가 자신의 일에 대해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질 줄 아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가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할 기회가 있는데 ‘아직도 내가 뭘 좋아하고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하는 학생이 많더라고요. 그런 아이들의 공통점은 부모가 시키는 대로 공부만 한 아이들이었어요. ‘명문대 가야 한다’고 닦달하는 엄마 밑에서 시키는 대로 공부만 하다 보니 정작 자신은 무엇을 원하는지 깨닫지 못한 거죠.”

“아이 논술은 신문기사 요약하고 토론하며 직접 지도해요”
방송국에서 원고청탁을 가장 많이 받는 아나운서로 소문난 그는 얼마 전 ‘서른 진실하게 아름답게’라는 자전 에세이를 펴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그가 책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은 오랫동안 책읽기를 통해 스스로 글 쓰는 힘을 익혔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가 중요한 부분은 밑줄을 그어요. 그리고 나중에 독서노트에 그 내용을 옮겨 적어요. 그런 자료가 방송을 진행할 때나 강의를 할 때 큰 도움이 돼요. 물론 글을 쓸 때도 유용하고요.”
정용실 아나운서는 아이를 논술학원에 따로 보내지 않고 직접 가르친다. 매일 아침 신문에 나오는 좋은 글을 공책에 스크랩해 논술자료로 이용한다. 아이에게 글의 문단을 나누고 문단별 주제를 찾는 연습을 시킨 다음 글의 주제를 3~4줄로 요약하게 하고 마지막으로 그가 첨삭한다고. 또 아이에게 일주일에 한두 편의 짧은 글을 쓰게 해 그걸 가지고 토론을 하기도 한다.
요즘엔 밤마다 아이의 침대에서 빌 게이츠의 ‘청소년에게 고함’이라는 책을 읽어주고 있다. “아이와의 약속이기 때문에” 아무리 피곤해도 매일 10분의 책읽기는 빼먹을 수 없다고.
“자식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부모 자식 간 신뢰입니다. 부모로서 열심히 사는 모습, 한결같은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줘야 하는데 가장 좋은 것은 끊임없이 책을 읽고 공부하는 모습이 아닐까 싶어요.”

여성동아 2007년 4월 5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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