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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전면에 나선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외아들 이재용 전무

글·송화선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7.02.20 11:23:00

지난 1월 중순 단행된 삼성그룹 인사에서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 상무가 전무로 승진, 삼성전자의 대외 경영을 총괄하는 CCO를 맡아 경영 전면에 나섰다. 삼성 차기 경영인으로서 큰 걸음을 걷기 시작한 이 전무의 신상명세·업무스타일·가정생활 공개.
경영 전면에 나선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외아들 이재용 전무

최근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가 전무(39)로 승진,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욱이 그가 뒤이어 단행된 삼성전자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된 직책인 글로벌고객총괄책임자(CCO·Chief Customer Officer)에 임명되자,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고 있다. CCO는 삼성전자의 모든 거래업체와 주주, 잠재적 투자자와 고객까지 관리하는 최고책임자다. 이 전무는 나아가 글로벌 업계의 동향을 파악하고 삼성의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작업도 담당한다. 이는 지난 2001년 삼성전자에 상무보로 입사한 뒤 지금까지 줄곧 기획 분야에서 일하며 ‘경영수업’을 받아온 그가 본격적으로 경영 업무에 참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전무는 서울대 동양사학과와 일본 게이오대 비즈니스스쿨 석사(MBA)를 거쳐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에서 경영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어린 시절부터 할아버지인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과 아버지 이건희 회장에게서 경영권 승계를 위한 체계적인 교육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등학생 때도 방학이면 제일제당 공장이나 부천 반도체 공장 등을 일주일씩 돌며 현장교육을 받았다고. 대학에서 동양사학을 전공하고, 일본과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것도 경영수업의 일환이었다. 이 전무가 대학 진학을 앞두고 전공 선택을 고민하자 이병철 회장이 “경영자는 인간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야 하는 만큼 학부에서는 사학이나 문학 같은 인문학을 전공하고, 뒤에 외국에 나가 경영학을 공부하는 게 좋겠다”고 일러줬다 한다.
대학 졸업 뒤 일본으로 유학을 떠난 것은 “미국을 보기 전에 일본을 먼저 봐야 그 사회의 특성과 문화적 섬세함, 일본인의 인내심을 놓치지 않고 배울 수 있다”는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조언 때문이었다고. 그는 게이오대에서 일본 제조업 분야에 대해,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에서는 컴퓨터 산업에 대해 공부했다.
이와 관련해 이 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국내 산업 및 삼성의 사업발전과 직결된 분야를 공부해 경영자의 소양을 쌓은 것은 대견한 일”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체계적인 경영수업을 받아온 이 전무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기대를 표현한 것이다.

소탈하고 격의 없는 스타일, 일할 때는 꼼꼼하고 성실하다는 평가 받아
대외적으로 드러난 경력 외에 이 전무의 사적인 생활은 잘 드러나 있지 않다. 지난 98년 6월, 대상그룹 임창욱 명예회장의 큰딸 임세령씨(30)와 결혼해 화제를 모았던 그는 현재 아들 지호군(8)과 딸 원주양(4)을 두고 있다.
이들 부부가 처음 만난 것은 97년 초. 이 전무의 어머니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장모 박현주씨가 불교도 모임인 ‘불이회’에서 만나 친분을 쌓으면서 자식들의 만남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이 전무는 미국 하버드대 유학 중이었고 임씨는 연세대 경영학과 학생이었는데,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금세 호감을 느꼈다고. 두 사람의 나이 차가 아홉 살이나 되는데다 임씨가 학교를 채 마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1년쯤 교제한 뒤 이 전무가 적극적으로 결혼 의지를 보여 이들은 98년 1월 약혼하고, 그 후 5개월 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이 전무는 약혼 뒤 가까이 지내던 유학생 친구들에게 임씨의 사진을 보여주며 자랑하는 등 임씨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곤 했다고 한다. 임씨는 결혼 뒤 학교를 휴학하고 이 전무를 따라 미국 유학길에 올랐고, 보스턴대학에 편입해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2000년에 아들 지호군을, 2004년에 딸 원주양을 낳았다.

경영 전면에 나선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외아들 이재용 전무

지난 98년 결혼한 이재용, 임세령 부부.


이들 부부는 2001년 귀국한 뒤 한남동 본가에 들어가 이 회장 부부와 함께 살고 있다. 외며느리인 임씨는 지난 99년 이건희 회장이 미국에서 암으로 투병할 때 줄곧 옆에서 간호를 해 이 회장의 사랑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귀국 후 지난 2003년 시어머니 홍라희씨가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상’을 수상할 때 시상식장에 참석한 것을 제외하고는 공식 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대학에서 경영학과 미술학을 전공한 경험을 살려 시어머니의 미술관 운영을 도울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두 사람은 좋은 전시회가 있으면 함께 관람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전무는 회사에서 국제업무를 주로 맡아 해외출장이 잦은 편이지만, 바쁜 생활 중에도 시간이 나면 자녀들을 데리고 야구장을 찾는 등 가정적인 스타일이라고 한다.
이 전무에 대한 주위의 평가는 소탈하고 겸손하다는 것. 어릴 때부터 엄격한 가정교육을 받아 예의가 바르고 특히 연장자에게 깍듯하다고 한다. 직급이 낮아도 나이가 많으면 늘 존댓말을 쓰며, 선배 경영진 앞에서는 무릎을 가지런히 모으고 허리를 곧게 편 자세로 앉는다고. 반면 동년배나 아랫사람들과 어울릴 때는 격의 없는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직원들과 회식 자리에서는 소탈하게 술잔을 나누며 어울리고 평소 수행원이 함께 다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대학에서 동양사학을 전공한 그의 취미는 고지도(古地圖) 수집. 동기(銅器)·철기(鐵器)·석비(石碑) 등에 새겨진 글을 연구하는 금석학 분야에도 관심이 많다고 한다. 학창시절 승마 국가대표로 활약했을 만큼 스포츠에도 능하다.
일을 할 때는 성실하고 꼼꼼한 스타일로, 하버드대에 처음 유학했을 때 “공부할 것이 많으니 통학시간을 아껴야 한다”며 따로 집을 마련하지 않고 기숙사 생활을 했을 정도라고 한다. 자신의 승용차 내부를 첨단 모바일 사무실로 개조해 이동 중에도 수시로 이메일을 체크하고 업무 처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재계에서는 이 전무의 CCO 임명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이라고 보고 있다. 외부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나 이를 통한 신사업 진출은 삼성의 역량이 총집결되는 분야인 만큼 좋은 성과를 올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이 세계 유수 기업과 제휴를 발표하는 자리에 이 전무가 참석해 세계적 CEO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 또한 ‘차기 경영인’의 이미지를 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성동아 2007년 2월 5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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