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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숨은 영재성 찾아주기’

영재교육 전문가 서예원 원장이 일러주는~

기획·송화선 기자 / 글·이승민‘자유기고가’ / 사진·장승훈‘프리랜서’

입력 2007.02.09 15:04:00

‘우리 아이가 영재 아닐까?’ 기대하는 부모가 많다. 과연 아이의 영재성은 어떻게 알 수 있으며, 영재로 판명될 경우 어떤 교육을 해줘야 할까. 영재교육원 ‘지니움’ 서예원 원장을 만나 영재교육법과 가정에서 해볼 수 있는 영재성 개발 요령에 대해 들었다.
‘우리 아이 숨은 영재성 찾아주기’

동아사이언스가 운영하는 영재교육원 ‘지니움(Genium)’의 서예원 원장(38)은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영재교육 전문가다. 20년 전통을 가진 국내 최고(最古) 영재교육기관 KIM연구소의 책임연구원을 지냈고, 과학잡지 ‘과학동아’를 발행하는 동아사이언스 과학문화연구센터 책임연구원으로 일하며 세계창의성대회, 아시아태평양 영재캠프 등을 직접 운영하기도 했다. 지난해 문을 연 ‘지니움’ 원장을 맡은 그는 우리나라의 영재교육이 특목고나 명문대 진학을 위한 도구로 이용되고 있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털어놓았다.
“영재교육은 학교 성적을 높이기 위한 교육이 아니에요. 영재 가운데는 일반 학교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아이들도 많거든요. 아이들의 능력을 제대로 키워줌으로써 이미 갖고 있는 영재성을 꽃피우도록 돕는 게 영재교육의 목적입니다.”
서 원장은 연구원 시절 자신이 직접 지도했던 한 학생을 예로 들었다. 어릴 때부터 언어에 남다른 재능을 보인 그 아이는 말을 또래보다 빨리 시작했을뿐 아니라 매우 잘해, 다양한 유머를 구사하고 TV에서 본 내용을 각색해 유치원 친구들에게 들려주는 등 유명한 이야기꾼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초등학교 2학년이 되면서 그 아이의 거침없는 말솜씨는 사라져버렸다. 수업시간에 담임 교사의 말에 재치 있게 대답했다가 수업을 방해하는 산만한 아이라는 꾸중을 들은 뒤 말하기에 대한 흥미를 잃었기 때문이다.
“영재교육에서는 ‘거침없는 말솜씨’도 특별한 재능으로 인정해요. 언어적 이해 능력과 논리적 사고능력이 뛰어나야 말을 잘할 수 있으니까요. 학교에 적응을 못해 유학을 생각하던 그 아이를 상담했는데, 정말 언어에 대한 재능이 뛰어난 편이었어요. 그래서 상황에 따라 말을 가려하는 법을 가르치고, 영재교육을 통해 ‘너의 말솜씨는 재능’이라는 걸 알려줬죠. 중학생이 된 지금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면서 자신의 언어 실력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있어요. 또래보다 능력이 많은 아이가 맞춤 교육을 받지 못할 경우 오히려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서 원장은 이런 시행착오를 막으려면 아이가 9~10세가 될 무렵 영재판별검사를 받게 해 숨겨진 재능과 특징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영재판별검사는 영재만 받는 거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은데 그건 아니에요. 지능 검사, 창의성 검사, 문제해결력 검사 등 세 영역으로 이뤄진 영재판별검사를 해보면 아이의 지적인 특성과 강점, 약점이 객관적으로 드러나거든요. 이 자료는 아이에게 적합한 교육 방향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되죠. 그 과정에서 숨은 영재성을 발견해낼 수도 있고요.”

9~10세 때 영재판별검사 통해 아이의 적성과 능력 찾는 게 좋아
‘지니움’에서는 영재판별검사에서 한 영역이라도 상위 3% 안에 들거나, 세 영역 모두에서 10~15% 안에 든 7세부터 초등학교 4학년생까지를 대상으로 영재교육을 실시한다. 동아사이언스의 과학교육 콘텐츠와 KIM연구소의 영재교육 프로그램을 결합해 만든 자체 영재교육 프로그램은 일주일에 한 번, 3시간씩 토론식·발표식으로 진행된다고.
“예를 들면 시소의 올라간 쪽에 코끼리가 있고, 내려간 쪽에는 아무것도 없는 그림을 보여주고, ‘사람이 코끼리보다 무거운 이유를 5가지 얘기해보자’고 하는 거예요. 정답이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아이들은 친구들과 대화하고 때로는 논쟁하며 문제를 해결해나가죠. 이 과정에서 창의력·사고력·문제해결력이 길러질 뿐 아니라 또래 친구들과의 협동심 및 배려심도 자라납니다.”

‘우리 아이 숨은 영재성 찾아주기’

영재교육원 ‘지니움’ 서예원 원장(왼쪽). 지니움에서는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아이들의 사고력과 창의력을 길러준다.


서 원장은 ‘지니움’의 교육내용을 “크리펀 창의, 카이런 사고, 파인만 문제해결”이라고 소개했다. ‘크리펀’은 창의성을 뜻하는 영어단어 ‘creativity’와 재미를 뜻하는 ‘fun’을 결합시킨 조어. 아이들에게 창의력의 주요 요소인 독창성·융통성·정교성을 키워줌으로써 ‘창의하는 즐거움’을 익히게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카이런’은 무한대를 뜻하는 ‘χ(카이)’와 학습을 뜻하는 ‘learn’을 합친 말로, 아이의 지능을 자극하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프로그램이다. 창의성이 아무리 뛰어나도 이를 과학적으로 정리하지 못하면 환상이나 망상의 단계에 머물 수 있기 때문에 이 단계가 필요하다고.
‘파인만 문제 해결’은 ‘크리펀 창의’와 ‘카이런 사고’ 프로그램을 통해 길러진 능력을 바탕으로 종합적으로 사고하고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좋은’이라는 뜻의 영어단어 ‘fine’과 사람 ‘man’을 더한 말로, 파인만 문제해결 시간에 아이들은 과학완구를 사용하여 관찰하기, 예측하기, 추론하기, 실험하기 등을 경험하며 폭넓은 분야를 토론한다고 한다.
서 원장은 “부모가 직접 자녀의 영재성을 키워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에게 영재성이 보일 경우, 그 재능을 인정하고 격려해주는 것이 좋다고.
“아이가 새로운 일을 하려 할 때는 결과를 예단하지 말고 도전 자체를 칭찬해주는 게 좋아요. 영재일수록 모든 일을 스스로 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하므로 규칙을 적게 정하되, 그것만큼은 반드시 지키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또 영재는 스치듯 한 약속도 잊지 않으므로, 한번 한 약속은 어떤 내용이든 꼭 지켜야 해요.”
서 원장은 아이의 말을 관심 있게 듣고, 그의 의견과 감정을 존중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모로부터 전폭적인 이해를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영재는 세상의 편견에 씩씩하게 맞설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건 비슷한 관심을 가진 친구들과 어울리며 자신의 능력을 개발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겁니다. 영재는 외부 자극을 통해 자신을 더 발전시키며 자랄 겁니다.”
서 원장은 “지적인 면뿐 아니라 인성 면에서도 뛰어나 미래에 우리나라를 이끌어나가는 인재가 될 수 있는 아이가 진짜 영재”라며 “영재를 키우려면 가정과 사회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의 031-711-3500
영재성 판단 체크리스트
혹시 우리 아이가 영재가 아닐까 궁금한 엄마라면, 아래의 체크리스트를 활용해보자. 동그라미가 8개 이상 나오면 전문가의 판단을 받는 게 좋다. 뛰어난 영재라도 조기에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하면 영재성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언어에 대한 이해력과 표현력이 좋은 편이다.
숫자에 흥미를 느끼고 관심을 보인다.
많은 양의 정보를 쉽게 받아들이고 기억력이 좋다.
과학이나 수학, 독서 등 한 가지에 깊이 빠져든다.
실수를 인정하고 고치려고 한다.
창의적이다.
호기심이 많고 귀찮을 정도로 질문이 많다.
보통 아이들이 쉽게 지나치는 것에 흥미를 보이고 관찰한다.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구별하는 판단력이 있다.
자기주장이나 고집이 세다.
다양한 분야에 흥미를 보인다.
유머감각이 있어 웃긴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한다.
쉬운 문제보다는 복잡한 문제를 좋아한다.
집중력이 높다가도 산만해지는 등 가늠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문제를 자기 생각대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때로는 이상한 방법으로 문제를 풀기도 한다.


여성동아 2007년 2월 5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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