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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반가운 얼굴

MBC 일일드라마 주연 맡아 안방극장 복귀한 최진실

글·김명희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MBC 제공

2007. 01. 24

새해 첫날부터 방영되는 MBC 일일드라마 ‘나쁜 여자, 착한 여자’의 주연을 맡아 1년여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최진실. 극중에서 남편의 불륜 사실을 알고 고통을 겪는 주부 역을 맡은 그가 자신이 생각하는 ‘나쁜 여자’와 ‘착한 여자’의 기준, 연기자인 엄마를 자랑스러워하는 아들·딸 남매와의 소소한 일상을 들려주었다.

MBC 일일드라마 주연 맡아 안방극장 복귀한 최진실

드라마 ‘장밋빛 인생’에서 남편에게 버림받고 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맹순이 역을 맡아 열연했던 최진실(39). 그가 MBC 새 일일드라마 ‘나쁜 여자, 착한 여자’의 주인공 이세영 역을 맡아 1년여 만에 돌아왔다. 그런데 이번에도 ‘불행한 여자’다. 남편 건우(이재룡)가 첫사랑 서경(성현아)과 6년 동안이나 몰래 만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 역시 유부녀인 서경은 자신도 갖지 못한 건우의 아이까지 낳았다.
“저도 남자한테 사랑받는 역을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어떻게든 키스 한번 해보려고 남자한테 매달리는 역 말고요(웃음).”
2004년 이혼 후, 잇달아 남편의 외도로 가슴 아파하는 역을 맡게 된 것에 대해 불만이 있을 법도 한데 그는 “그래도 세영이는 맹순이와는 좀 다르다”고 말했다.
“맹순이는 한마디로 지지리 궁상이었죠. 남편 사랑도 못 받고 시집 식구들한테도 환영을 못 받았잖아요. 하지만 세영이는 ‘나름’ 남편의 사랑을 받고 특히 가족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거든요.”

MBC 일일드라마 주연 맡아 안방극장 복귀한 최진실

남편 건우는 열렬한 사랑 지상주의자. 자신의 진정한 사랑은 서경이라고 믿지만 세영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완벽한 이중생활을 한다.
“건우가 맹순이 남편 반성문보다 더 나빠요. 한두 해도 아니고 어떻게 6년 동안이나 속일 수 있어요? 건우 대사 중에 ‘아내에게 상처를 덜 주려면 완벽하게 속여야 한다’는 부분이 있는데 궁색한 별명일 뿐이죠.”
건우의 뻔뻔함에 살짝 흥분했던 최진실은, 그러나 외도 상대인 서경에 대해서는 “사랑에는 책임이 따르지만 그래도 그 감정이 이성적으로 조절되는 건 아니지 않나. 세영이보다 더 불쌍한 인물이 서경이 같다”며 의외로 관대한 태도를 보였다.
“현아한테 물어봤어요. ‘네가 나쁜 여자고, 내가 착한 여자일까’ 하고. 그런데 착한 여자, 나쁜 여자는 특별히 누구를 지칭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인간의 내면에는 선악이 공존하죠. 착하게 살던 사람도 어떤 계기로 자극을 받아 나쁜 사람이 될 수 있는 거고요.”

집안에 굴러다니는 대본 눈에 띄면 “엄마가 보는 책”이라며 가지런히 정리하는 아들
그는 성현아보다 한참 ‘언니뻘’이다. 하지만 극 중에선 성현아가 그보다 두 살 연상으로 설정됐다. 그는 “실제 나이보다 어린 배역을 맡아 좋긴 한데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나이가 드니까 피부도 전 같지 않고 화장도 잘 안 먹어요. 그래서 현아랑 촬영이 있을 때는 메이크업에 더 공을 들이죠. 감독님께 젊어 보일 수 있게 조명에 신경 써달라고 애교도 부리고요(웃음).”
지난 1년간 꾸준히 자전거를 탄 덕분에 몸무게를 7kg이나 줄였다는 그는 젊어 보이도록 헤어스타일도 가벼운 단발머리로 바꿨다고 한다.
요즘 방송가에서는 김희애, 채시라, 고현정 등 그와 비슷한 또래 연기자들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한때는 라이벌로 여겼던 동료 배우들에 대한 생각도 많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고현정씨가 제일 부러워요. 저도 젊은 남자랑 연기 한번 해봤으면 좋겠어요. 요즘 봉태규씨 연기 잘하던데…(웃음). 초등학교 운동회 때 먼저 뛰는 친구들이 열심히 달리는 걸 보면 ‘나도 저렇게 잘 뛰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어 몹시 긴장하다가도 막상 ‘땅’ 하는 소리가 나고 출발한 다음에는 마음이 편해진 기억이 있어요. 일단 일을 시작하면 경쟁이니, 라이벌이니 하는 생각은 다 잊고 그 일에만 매달리게 되죠.”
그는‘인생이란 이런 거다’라고 말할 만한 경지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아이를 낳고 키우며 많은 경험을 한 것이 연기의 폭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그는 특히 연기하는 엄마를 이해하고 존중해줄 만큼 부쩍 자란 아들 환희(7)와 딸 수민이(5)를 몹시 대견스러워했다.
“엄마가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라는 걸 알고 인정해줘요. 집안에서 뛰어놀다가도 굴러다니는 대본을 보면 절대 밟고 지나가는 법이 없어요. ‘우리 엄마가 보는 책’이라며 가지런히 정리해두죠. 제 피를 이어받아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하면 지원을 해줄 생각이에요. 어떤 일을 하든, 아이들이 그 일을 좋아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그가 일일드라마 주인공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작품마다 다 잘되기를 바라는 게 배우의 마음”이라며 시청률에 욕심을 냈다.
“초반 시청률이 잘 안 나오면 힘이 빠지겠지만 연기는 마라톤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시청률이 안 나오더라도 상심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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