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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중천’ 헤로인 김태희

“실수투성이 여주인공이 저와 참 많이 닮았어요~”

글·송화선 기자 / 사진·김성남 기자

2007. 01. 18

김태희의 첫 스크린 도전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 ‘중천’이 지난 12월 말 개봉했다. 이 영화에서 ‘천인’ 소화 역을 맡아 배우 신고식을 치른 김태희를 만나 첫 영화에 대한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었다.

영화 ‘중천’ 헤로인 김태희

“이렇게 웃기 힘든 자리는 처음이에요.” 지난 12월 영화 ‘중천’ 시사회를 막 마치고 만난 김태희(27)는 활짝 웃으면서도 긴장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8개월 여에 걸쳐 영화를 촬영했지만, 완성본을 본 것은 처음이라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컴퓨터 그래픽이 많은 영화잖아요. 직접 연기할 때와 그림이 완전히 달라진 장면이 많더라고요. 저한테도 참 새롭게 느껴졌어요.”
‘중천’은 브라운관 스타 김태희의 스크린 데뷔작. 총 1백3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데다 한·중·일 세 나라의 스태프가 참여한 아시아 합작 영화라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김태희의 말처럼 뚜껑이 열린 ‘중천’은 사람이 죽은 뒤 저승에 가기 전 49일 동안 머무르는 가상공간 ‘중천’을 생생히 표현한 섬세한 컴퓨터 그래픽이 인상적이다.

완벽해보이지만 실수투성이인 점 닮아
이 영화에서 김태희가 맡은 역할은 ‘천인(天人)’ 소화. 그는 이승의 기억을 모두 지우고 중천을 지키는 천인이 됐지만, 그와 함께 했던 사랑의 기억을 잊지 못해 중천으로 들어오는 무사 이곽(정우성)을 만나 마음의 변화를 겪는다.
김태희는 “2005년 여름 처음 이 영화 대본을 받았는데, 읽으면서 나와 소화가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소화를 연기한다면 좀 더 진실해질 수 있을 거라는 자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태희는 영화를 찍는 동안에도 소화로 사는 것이 행복했다고 한다.
김태희가 말하는 소화와 자신의 공통점은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지만 실은 부족하고 실수투성이라는 점. 그리고 사람들의 기대와 자신의 부족함 사이의 간격 때문에 남몰래 괴로워한다는 점 등이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소화의 그런 면을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했는데 최종 편집 단계에서 많이 잘려나갔다고 말했다.
“소화가 중천을 지키는 천인으로 선택된 건 천인 가운데 가장 인간의 마음에 가까운 심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는 생전의 기억을 다 잃었는데도 이곽을 보며 감정 변화를 느끼고 힘들어하죠. 그런 모습을 표현한 장면이 많았어요. 소화가 이곽과 손을 잡은 뒤 난생처음 느끼는 두근거림에 기뻐하는 장면, 들뜬 기분을 감추지 못하고 이곽에게 애교를 부리는 장면 같은 것들요. 그런데 소화의 그런 모습이 편집 과정에서 많이 빠졌더라고요(웃음).”
그는 소화가 중천에서 길을 잃거나, 혼자 잘 걸어가다 갑자기 넘어지는 등 완벽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실은 천진난만하고 실수투성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에피소드도 영화상으로는 볼 수 없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나 아쉬움만 남는 것은 아니다. ‘중천’의 조동오 감독은 “김태희를 캐스팅하고 함께 작업하며 받은 느낌은 잠재력이 엄청난 배우라는 점”이라며 “앞으로 이 배우가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참 즐겁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중천’을 통해 스크린에 첫발을 내디딘 김태희는 올봄 일단 브라운관으로 돌아올 예정. 드라마를 통해 숨을 고른 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활동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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