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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궁금한 이 남자

영화 ‘해바라기’에서 가슴 뭉클한 가족애 보여준 김래원

글·김동희 기자 / 사진·김성남 기자

2006. 12. 23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와 영화 ‘어린 신부’에서 능청스럽고 코믹한 모습을 보였던 김래원이 ‘조폭’으로 변신했다. 영화 ‘해바라기’를 찍으며 가족 사랑에 새롭게 눈떴다는 김래원을 만났다.

영화 ‘해바라기’에서 가슴 뭉클한 가족애 보여준 김래원

지난 11월 중순 열린 영화 ‘해바라기’의 시사회. 영화가 끝나고 조명이 켜지자 일어서는 그의 눈가가 붉었다.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보고 울었다고 놀림이라도 받을까 걱정하는 듯 김래원(25)은 머쓱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우리 어머니(극 중 어머니뻘인 덕자 역의 김해숙)가 옆에서 계속 우셔서 저도 좀….”
김래원이 주연을 맡은 영화 ‘해바라기’는 주인공이 과거 조직폭력배였고 후반부에 비장한 액션신이 나오긴 하지만 ‘조폭’보다는 ‘가족’에 무게중심을 둔 작품이다. 살인죄로 10년형을 살고 나온 주인공 태식은 자신을 옥바라지해준 덕자의 해바라기 식당을 찾는다. 자신의 아들을 죽인 그를 용서하고 친자식처럼 감싸안는 덕자와 그런 어머니를 이해하는 덕자의 딸 희주에게서 태식은 처음으로 가족의 사랑을 맛본다. 출소하면 하고 싶었던 일을 적어놓은 ‘희망수첩’을 들고 조금씩 소박한 꿈을 이뤄가는 태식. ‘호두과자 먹기’ ‘선물하기’ ‘소풍가기’…. 태식의 어두운 과거는 끝내 그의 발목을 잡지만, 가족과 나누는 작은 행복의 순간은 보는 사람의 입가에까지 웃음을 머금게 한다.

영화 ‘해바라기’에서 가슴 뭉클한 가족애 보여준 김래원

김래원은 함께 출연한 김해숙을 ‘엄마’‘어머니’로 부르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김래원은 가족의 사랑이라는 테마가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라고 말했다.
“영화처럼 극적이진 않지만 저도 가족과 13년간 떨어져 살았어요. 어떤 일을 결정할 때 부모님께 상의 한 번 드린 적 없고요. 저는 그게 잘하는 건 줄 알았어요. 독립적인 저 자신에 만족했고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삶을 행복한 삶이라고 할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고민을 하던 무렵 이 시나리오를 읽게 됐어요.”
그는 시나리오를 읽으며 울었고, 바로 부모에게 전화를 드렸다고 한다.
영화 속 가족애는 영화 밖으로도 이어졌다고 한다. 김래원은 스스럼없이 김해숙을 ‘엄마’ ‘어머니’로 부르고 ‘우리 가족’과 함께한 시간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래원과 자리를 함께한 김해숙은 “지금까지 극 중에서 만난 아들 중 최고”라며 “자상하고 다정해서 촬영 첫날부터 진짜 아들처럼 느껴졌다. 촬영을 끝낸 지 3개월이나 지난 지금도 통화도 자주 하고 문자 메시지도 주고받는다” 는 얘기를 들려줬다. 김래원은 테니스를 좋아하는 김해숙을 따라 테니스까지 배우고 있다고 한다.
김래원은 그간 진지하고 어두운 역할도 적잖이 맡았지만 관객의 평가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가 사랑받은 건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 영화 ‘어린 신부’에서 보여준 것 같은 능청스럽고 코믹한 역할이었다. 다시 어두운 역을 맡아 흥행에 대한 불안감은 없었을까.
“역할 변신, 연기 변신 같은 것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 물론 좋겠지만 촬영기간 넉 달 동안 엄마와 동생과 동료들과 함께한 시간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고요. 다만 아직까지 태식이에게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해 가끔 울적해질 때가 있어요. 기분전환을 위해서 다음 작품은 밝고 가벼운 걸 할 생각이에요.”
청소년 드라마로 시작해 연기 경력 10년 차, 배우 김래원의 선택에 관객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해바라기’는 지난 11월23일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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