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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엄마는 선생님

엄마가 직접 가르치는 논술 지도법

소진권 교사가 알기 쉽게 일러줬어요!

기획·송화선 기자 / 글·오진영‘자유기고가’ / 사진·박해윤 기자

입력 2006.11.13 10:54:00

대학입시에서 논술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일찍부터 자녀에게 논술을 가르치려는 부모들이 많아지고 있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이자 어린이 논술교육 전문가인 소진권 교사를 만나 가정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논술 지도법에 대해 들었다.
엄마가 직접 가르치는 논술 지도법

요즘 학부모들의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논술교육이다. 2008학년도 대학입시부터 논술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과학고와 외국어고 등 특목고도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논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최근엔 초등학교의 성적 평가방식도 점점 논술형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그동안 아이의 논술교육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학부모들 가운데는 안절부절못하며 학원을 기웃거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서울 금성초등학교 소진권 교사(50)는 “논술을 배우기에 가장 좋은 장소는 바로 가정”이라고 조언한다. 소 교사는 지난 92년부터 학급 어린이를 대상으로 논술을 가르쳐왔고, ‘선생님도 엄마도 쉽게 가르치는 초등 논술’ 등 논술 지도서도 집필한 이 분야 전문가. 그가 지난 10여 년 동안 현장에서 논술을 가르치며 깨달은 것은 “가정에서 제대로 생각하고 말하는 법을 배운 아이가 글도 잘 쓴다”였다고 한다.
“사실 최초의 논술학습은 아이의 말문이 트이는 순간 시작된다고 볼 수 있어요. 아이가 말을 시작할 때 부모가 보이는 반응이 언어 발달과 사고력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거든요. 특히 본격적으로 말이 늘기 시작할 때인 네 살 무렵, 부모는 아이가 논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이끌어주는 도우미 역할을 해야 해요.”
소 교사는 이 무렵 부모들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 가운데 하나가 아이의 행동을 통제하기 위해 “~하면 안 돼!”라는 말을 남발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런 부모 아래서 자란 아이는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게 되고,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하면 안 돼요?”와 같이 부정적인 화법을 쓰게 된다고. 꾸중을 자주 하는 부모 아래서 자란 아이도 “~같아요”처럼 애매모호한 표현습관을 갖게 된다고 한다. 문제는 이런 언어습관이 아이의 사고방식을 결정한다는 점. 소 교사는 이런 말투가 입에 배게 되면 아이들은 자기 주장을 명확히 밝혀 상대를 설득해야 하는 논술을 쓸 때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가 ‘밖에 나가서 놀면 안 돼요?’라거나 ‘컴퓨터 좀 하면 안 돼요?’와 같이 질문을 하면 바로 ‘저 나가서 놀다 올게요’ 또는 ‘컴퓨터 좀 쓰겠습니다’처럼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표현하는 방식으로 말하도록 고쳐줘야 합니다. ‘~ 같아요’라고 이야기를 끝맺으면 구체적인 질문을 던져 아이 스스로 자신의 생각이 어느 쪽인지 알게 해줘야 하고요.”
잘못된 언어습관을 고쳐주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스스로 생각하는 자세를 길러주는 것.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가 읽는 책을 같이 읽은 뒤 내용에 대해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고 한다. 소 교사는 “무조건 많은 책을 읽은 아이보다는 한 권을 읽더라도 완전히 이해한 아이가 창의력과 비판력 면에서 훨씬 우수하다”며 “비록 아이가 엄마의 질문에 바로 대답하지 못할지라도 질문을 듣고 스스로 생각하는 과정에서 사고력이 자라나므로 걱정하거나 꾸중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아이에게 질문을 할 때도, 아이의 사고과정이 논리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게 좋아요. 논술은 보통 상황을 제시하고, 문제점을 파악한 뒤, 그 문제의 원인을 밝힌 다음, 대안을 제시하고, 그 대안의 근거를 밝히는 순서로 전개되거든요. 아이가 이러한 순서에 따라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질문을 던져주세요.”

엄마가 직접 가르치는 논술 지도법

10여 년 동안 교육 현장에서 논술을 가르쳐온 소진권 교사와 제자들.


“잘못된 언어습관 바로잡아주고, 일기 쓰기로 표현력 키워주세요”
소 교사는 논술교육의 첫걸음은 제대로 말하는 연습을 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평소 논리적으로 말하는 습관을 들인 아이는 논리적인 글도 쉽게 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아이들은 잘못을 저질렀을 때, 왜 그렇게 했는지 근거를 대기보다는 당장 상황을 모면하려고 핑계를 만드는 경우가 많아요. 그걸 흘려듣거나 꾸중하지 말고, 타당한 이유를 대도록 고쳐주는 게 좋습니다. 물론 이렇게 하려면 엄마 스스로도 논리적이 돼야죠. 엄마의 평소 언어습관이 자녀에겐 그대로 논술 환경이 됩니다.”
소 교사는 집안에 토론문화를 만드는 것도 바람직한 논술교육의 첫걸음이라고 소개했다. 일상의 주제에 대해 자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눈 뒤 합의가 이뤄진 방향으로 집안일을 처리하면 자녀와의 갈등이 줄어들 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논술 실력이 향상된다고. TV 뉴스나 신문을 보면서도 그날 발생한 사건들에 대해 자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서 자연스럽게 논술의 기초를 쌓게 하는 게 좋다고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알게 되면 일기를 쓰도록 해 표현력을 길러주는 것도 좋다고 한다. 어린아이들은 흔히 자신이 한 일과 그때 느낀 감정을 구별하지 못하고 한데 뒤섞어 쓰는 경향이 있는데, 이때 엄마가 ‘한 일’과 ‘그에 대한 느낌’ ‘느낌을 통해 새로 갖게 된 다짐이나 계획’ 등을 구별해 각각 하나의 단락으로 쓰도록 훈련을 시켜주는 것이 좋다고.
소 교사는 “많은 엄마들이 아이에게 논술을 가르치려면 학원에 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지만 일상생활에서 길러지는 사고력, 이해력, 표현력이 없으면 진짜 논술 실력은 쌓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평소 아이와 자주 대화를 나누고, 일기 등 간단한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한 논술교육의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아이의 사고력 & 창의력 길러주는 방법 5가지
▼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준다. 아이가 어려운 문제에 부딪혔을 때 나서서 해결해주지 말고 충분히 생각한 뒤 스스로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준다.
▼ 자녀와 자주 대화를 나눈다. 부모의 질문을 받고 무슨 대답을 할지 생각하는 동안 아이들의 사고력은 부쩍 자란다.
▼ 늘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이끌어준다. 어린 시절 느낀 갖가지 감정은 평생 마르지 않는 창의력의 샘이 된다.
▼ 역사 유적지나 박물관, 미술관 등에 함께 다니며 문화체험의 기회를 준다. 문화적 소양을 가진 아이는 자신감 있고 창의적인 어른으로 자란다.
▼ 아이를 편안하게 해준다. 어린 시절 과도한 학습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이는 산만해지고,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잊게 된다.


여성동아 2006년 11월 5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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