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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아이와 함께 보는 명화 ②

창조의 에너지가 가득한 예술가 커플을 그린 ‘시인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

2006. 11. 10

창조의 에너지가 가득한 예술가 커플을 그린 ‘시인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

루소, 시인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 1909, 캔버스에 유채, 146×97cm, 바젤 미술관


뭔가 새롭고 기발한 생각이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그걸 영감이 떠오른다고 하지요. 시인이나 예술가는 영감에 목마른 사람들입니다. 새롭고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라야 그만큼 재미있고 감동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옛날부터 시인과 예술가는 좋은 영감을 얻기 위해 애를 많이 썼습니다. 하지만 노력한다고 영감이 생기는 것은 아니어서 그저 모든 걸 운에 맡길 때도 많이 있지요. 이때 저절로 좋은 영감이 떠오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서양의 시인과 예술가들은 그 영감을 뮤즈가 주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뮤즈는 예술과 학문을 관장하는 여신들이지요. 중요한 역할을 맡은 만큼 뮤즈는 늘 시인과 예술가들의 찬미 대상이었지요. 그런데 때로는 현실에서 만난 아름답고 지성적인 여인들이 시인과 예술가에게 영감을 줄 때가 있습니다. 시인과 예술가들은 그런 여인들도 뮤즈라고 부릅니다.
루소가 그린 ‘시인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는 바로 그 현실 속의 뮤즈와 시인을 그린 그림입니다. 시인의 이름은 아폴리네르, 뮤즈의 이름은 마리 로랑생입니다. 시인 아폴리네르는 마리 로랑생을 보면 훌륭한 시상이 매우 잘 떠올랐습니다. 이렇게 아폴리네르에게 큰 영감을 주었던 마리 로랑생은 그 자신도 화가였지요. 그림에서 두 사람은 무척 잘 어울리는 한 쌍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영감과 창조의 에너지가 넘칩니다. 이제 곧 저 순수한 동산이 아름다운 시와 그림으로 가득 찰 것 같네요.

한 가지 더∼ 뮤즈의 그리스어는 ‘무사(mousa)’입니다. 여럿을 함께 부를 때는 ‘무사이(mousai)’라고 부르지요. 뮤즈는 제우스와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 사이에서 태어난 9명의 딸입니다. 역사, 서정시, 희극, 비극, 합창과 가무, 독창, 찬가, 천문학, 서사시 등을 관장합니다. 음악을 의미하는 영어 ‘뮤직(music)’이나 미술관을 의미하는 ‘뮤지엄(museum)’은 다 뮤즈라는 이름에서 나왔습니다.

이주헌씨는… 일반인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서양 미술을 알기 쉽게 풀어주는 칼럼니스트. 신문 기자와 미술 전문잡지 편집장을 지냈다. 경기도 파주 헤이리 문화마을에서 아내와 함께 4남매를 키우며 집필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미술평론가 노성두씨와 함께 중세부터 현대까지 79점의 명화를 소개하는 ‘노성두 이주헌의 명화읽기’를 펴낸 데 이어 ‘이주헌의 프랑스 미술 기행’의 개정판 ‘이주헌의 프랑스 미술관 순례’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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