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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요즘 ‘뜨는’ 신인

철없는‘사모님’연기로 사랑받는 개그우먼 김미려

글·구가인 기자 / 사진·조중민‘Bay스튜디오’, MBC 제공 || ■ 장소협찬·AT HOME

입력 2006.10.24 13:18:00

“운전해~” “어서~” 등의 유행어로 인기를 끌고 있는 신인 개그우먼 김미려. 스물넷 어린 나이지만 중년 사모님의 콧소리 연기가 일품인 그를 만나 ‘사모님’ 캐릭터 탄생 뒷얘기를 들었다.
철없는‘사모님’연기로 사랑받는 개그우먼 김미려

김미려는 “개그뿐 아니라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한다.


#1. 스물네 살 사모님
살짝 올려든 턱에 아래를 향한 야릇한 눈빛, 다리를 꼰 채 자동차 뒷좌석에 기대어 앉은 그 사모님이 중후한(?) 콧소리로 “김 기사~”를 부른다.

김기사 : 어디로 모실까요.
사모님 : 김 기사~ 쌍둥이 빌딩으로 가.
김기사 : 네, 다 왔습니다.
사모님 : 그래, 누가 동생이래? (김 기사의 멈칫하는 표정을 보며) 운전해~ 어서~

우아한 겉모습과 달리 무식하고 철이 없어 ‘깨는’ 사모님이 요즘 TV와 인터넷에서 화제다. 방송3사 코미디 프로 중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던 MBC 개그프로 ‘개그 夜’가 처음으로 1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약진을 보이는 데는 ‘사모님’이 인기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처음 만들어졌을 당시 방영시간이 3분 남짓하던 이 코너는 이제 6분을 넘기며 ‘간판’으로 자리 잡았다.
“계속해서 길이가 늘어나고 있어요. 요즘에는 아이디어를 짜려고 김기사 역을 맡은 김철민씨와 밤을 새울 때도 많아요. 물론 감사할 일이지만요.”
‘사모님’에서 철없는 사모님으로 등장하는 김미려. 중년의 부잣집 사모님을 연상케 하는 동작과 특유의 비음으로 봐선 적지 않은 연륜이 느껴지건만 대학(한양여대 영문과)을 휴학한 스물네 살의 아가씨다.

철없는‘사모님’연기로 사랑받는 개그우먼 김미려

MBC ‘개그 夜’ ‘사모님’에서 김기사 김철민과 함께.


“제가 평상시엔 목소리가 걸걸한데 탤런트 김혜자씨나 선배 개그우먼 박희진씨처럼 콧소리를 잘 내요. 그걸 보신 선배 한 분이 제 목소리 톤으로 ‘김 기사~ 운전해~’하면 웃길 거 같다고 아이디어를 주셨어요.”
연기하는 사모님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새침한 첫인상과 달리 알고 지내면 ‘깨는’ 타입이다.
“저는 남자 같아요. 선머슴이죠(웃음). 입 다물고 있으면 참해 보이는 데 말하면 깬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극을 보다보면 때로 사모님과 김 기사 사이에 묘한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한다. 김 기사에게 무리한 요구를 시키고는 특정 신체부위를 감상(?)한 뒤 “오케이~ 거기까지! 난 그 각도가 제일 좋아~”를 외치는 사모님. 김 기사와 사모님은 어떤 관계일까.
“마님과 돌쇠의 관계를 떠올리시면 돼요. 시청자들은 둘 사이에 뭔가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는데 딱 그만큼의 애간장만 태우는 관계죠(웃음). 사모님이 누구를 모델로 삼은 캐릭터는 아니에요. 그저 갑자기 신분 상승하신 사모님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에 맞춰 연기하는 거죠. 근데 사모님, 무식해도 꽤 귀엽지 않나요?(웃음)”

#2. 여수소녀 상경기
김미려의 고향은 전남 여수다. 1남2녀 중 셋째 딸로 공무원 아버지 밑에서 평범하게 자랐다고 한다. 하지만 어릴 적부터 내재된 끼를 억누르지 못해서 고등학교 때는 ‘미친개’라는 이름의 밴드에서 베이시스트로 활동했고 축제 때는 신파극을 만들어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원래는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고등학교 때 록 음악에 빠져 고등학교 졸업한 다음 음악을 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왔죠.”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상경한 터라 딱히 머물 곳이 없어 고시원과 친구집을 전전했다고 한다. 대학에 다니면서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기 위해 진로를 고민하던 중, 컬투의 김태균을 만났다.
“지난해 4월 학교수업을 땡땡이치고 친구들과 홍대 앞에 술 마시러 갔다가 거기서 김태균 선배님을 봤어요. 모든 상황이 슬로모션으로 펼쳐지는 느낌이었어요.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어 사인해달라며 접근해서는 ‘개그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죠. 정말이냐고 세 번 물으시더니 매니저를 통해 연락처를 주셨어요. 다음 날 공연장에 나갔는데 진짜 개그맨들이 앞에서 보고 있으니까 아무것도 못하겠더라고요. 그날은 ‘난 안되나보다’ 하고 돌아왔어요. 그리고 그 다음 날 또다시 전화 드렸죠. ‘도와주세요’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요.”
기회는 왔다. ‘개그 夜’에 출연해 사모님으로 대박을 터뜨린 것. 덕분에 어머니는 동네 사우나에서 스타가 됐고 치과의사인 언니는 더 예뻐지라며 치아까지 새로 해넣어줬다고 한다.
“그동안 부모님 속을 좀 썩였는데 요즘 저 때문에 집안 분위기가 좋아졌어요. 부모님 건강이 안 좋았는데 최근에 많이 나아지시고. ‘우리 막둥이 때문에 다 나았다’는 말 들으면 참 기뻐요.”



#3. 꿈?! 섹시화보집에서 뮤지컬 무대까지
“살 빼고 섹시화보 찍을 거예요.”
농담인지 진담인지 ‘섹시 화보집’을 낼거라며 큰 소리로 깔깔 웃는 김미려는 하고 싶은 일이 많다. 개그뿐 아니라 뮤지컬을 비롯,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상경할 당시 꿈꿨던 가수에 대한 미련은 접었다고.
“(음악에 대한 미련이) 지금은 없어요. 저보다 노래 잘하시는 분도 많고요. 연기가 더 좋아요. 이제 노래는 연기에 플러스 요인으로만 여기고 있어요. 다만 나중에 나이가 많이 들면 작은 카페 같은 데서 기타 들고 혼자 노래 부르고 싶다는 생각은 종종해요.”
그러면서 처음 올랐던 대학로 개그 무대에서의 감격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인다.
“처음 무대에 올라 관객들 앞에 섰을 때, 과연 내가 하는 개그에 사람들이 웃어줄까 조마조마했어요. 다행히 반응이 정말 좋았죠. 그날 세상을 다 가진 느낌이었어요. 지금까지 느낀 어떤 것도 그때 그 기쁨에 비할 바가 못돼요.”
“꽉 차고 맛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이 개그우먼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일단은 대한민국 국민이 웃다가 토하는 그날까지 사모님으로 웃기고 싶고요, 다음에는 살을 뺀 뒤 섹시화보집 내서 사모님 이미지에서 벗어날 생각이에요. 음, 근데 살은 언제 빼지? 하하.”

여성동아 2006년 10월 5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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