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전문의 이선규 원장은 부부간 성 문제의 대부분은 솔직한 대화와 전문가의 도움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안정된 직업과 잘생긴 외모, 원만한 성격을 갖춘 K씨. 지금은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있지만 그에게는 아픈 기억이 있다. 학교를 졸업한 후 결혼을 염두에 두고 사귀던 애인과 자연스럽게 잠자리를 같이하기에 이르렀는데 ‘남성’이 움직여주질 않았던 것. 두어 번 실패를 겪고 나서는 결국 애인과 헤어지고 말았다.
K씨의 경우 긴장이나 불안, 스트레스 등 심리적 요인으로 인해 가끔 발기에 장애를 느끼는 심인성 발기부전증이었다. 그는 발기유발제를 복용하고 발기력을 회복한 후에는 신체에 이상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 후에는 약의 힘을 빌리지 않고 성관계가 가능해졌다.
중앙대 의대를 졸업하고 98년부터 남성들을 치료해온 비뇨기과 전문의 이선규 원장(41)은 “의학의 발달로 이제는 나이와 관계없이 발기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기질성 발기부전은 혈관계 내분비계 등의 이상이, 심인성 발기부전은 스트레스 누적이 원인
“성기능 문제를 갖고 비뇨기과 문을 두드리는 남자들은 정말 절박해져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직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런 문제로 병원 찾기를 부끄럽게 생각하거든요.”
이 원장은 “흔히 30대 이후부터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고 중년에 이르면 발기력이 약해진다고 알고 있지만 발기부전 문제로 비뇨기과를 찾는 남성은 전 연령에 걸쳐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남성의 4분의 1이 발기부전 문제를 겪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고.
“발기부전에도 여러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크게 심인성(정신적 원인)과 기질성(신체적 원인)으로 나눌 수 있지요.”
기질성 발기부전은 혈관계나 신경계, 내분비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심인성 발기부전은 불안, 초조, 걱정 등으로 스트레스가 누적되면서 발기를 저해하는 ‘노에피네프린’이라는 화학물질이 분비돼 발기가 잘 안되는 경우라고 한다.
“심인성인지 기질성인지는 특정한 경우에 발기가 되고 안되는가에 따라 구별할 수 있습니다.”
자위행위를 할 때는 되는데 아내와 관계를 하면 안 된다든가 특정한 장소에서만 된다면 심인성 발기부전이라고 한다.
“신체상의 문제가 없고 단지 심리적이라고 해서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한두 번 관계에 실패하다보면 자신감이 없어지고 불안해지거든요. 불안한 마음으로 성관계에 임한다면 권투경기에서 미리 기가 죽어서 링에 올라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발기부전 치료에는 약물요법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 두통, 메스꺼움 등 경미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먹어보고 자신에게 맞는 약을 골라야 한다.
남성들이 발기부전 다음으로 많이 고민하는 문제는 조루증과 음경 왜소라고 한다. 조루증은 남자가 사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해서 스스로 원하기 전 클라이맥스에 도달하는 것을 말한다. “자기 의지대로 사정을 조절하는 남자는 열명 중 한두 명이나 될까요? 또 세상 어떤 카사노바도 모든 여자를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조루의 원인 역시 심리적 원인과 기질적 원인으로 나눌 수 있는데 치료의 기준은 배우자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고. 여자들마다 오르가슴에 이르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삽입 후 1~2분 만에 오르가슴을 느끼는 여자도 있고 장시간을 지속해야 절정까지 가는 여자도 있다. 오르가슴을 느끼고 나면 질 내 윤활유가 말라버리기 때문에 그보다 긴 시간 관계를 계속하는 것은 여성에게 통증만 유발할 뿐이다. 이렇듯 여성의 오르가슴도 천차만별이므로 단순히 ‘5분 이상은 끌어야 한다’는 식의 기준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조루증은 유형에 따라 치료방법도 다양하다. 국소에 과민감각을 완화시키는 약물을 바르는 방법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사정 후에도 일정시간 발기를 유지시켜주는 혈관확장제 요법, 귀두 부위가 예민한 환자에게 효과적인 음경배부신경차단술 등이 있다. 신경차단술은 연고를 발라 효과를 보는 사람에게 권장된다. 이 밖에 배우자의 협조와 지속적인 훈련이 요구되는 행동요법도 있다.
음경 왜소를 고민하다 비뇨기과를 찾는 남자들 중 실제 성관계에 지장을 줄 정도로 왜소한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대부분은 상대적인 콤플렉스 때문에 병원에 옵니다. 여성의 가슴이 작다고 모유를 못 먹이지 않는 것처럼 성기의 크기가 좀 작아도 관계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요즘은 성이 많이 개방되고 일반인들도 인터넷 등을 통해 정보를 많이 얻고 있는데 문제가 있다면 배우자와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눠 문제를 해결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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