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EOPLE

앞서 달리는 남자

‘예지미인’을 만드는 (주)퓨어린 기중현 사장

“냄새 잡은 한방 생리대로 여성 건강 책임져요”

기획·강현숙 기자 / 사진·지호영‘프리랜서’

2006. 09. 21

한방 성분을 넣어 생리냄새를 없애주는 생리대를 개발한 사람은 여자가 아닌 남자다. 외국계 회사의 제품이 주류를 이루는 국내 생리대 시장에서 한방 생리대로 경쟁력을 확보한 기중현 사장. 그가 ‘여성의 전유물’인 생리대 시장에 뛰어들어 성공을 거둔 사연을 들었다.

‘예지미인’을 만드는 (주)퓨어린 기중현 사장

여성과 관련된 사업에 관심이 많은 기중현 사장은 앞으로 회사를 예지미인을 브랜드 네임으로 한 여성 토털 기업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그는 여성에게 필요하고, 여성이 좋아하는 기업을 꾸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예지미인’을 만든 (주)퓨어린의 기중현 사장(48). 그는 20여 년간 화장품 용기 제조업에 종사하면서 여성과 관련된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외국계 회사의 제품이 대부분인 국내 생리대 시장에 한국적이고 토속적인 생리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1년여의 연구를 거쳐 한방 생리대를 개발하게 됐다.
“생리대를 만들기 전에 우선 발로 뛰며 설문조사를 했어요. 어떤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지, 사용하고 있는 생리대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지, 생리대를 착용할 때 불편한 점은 어떤 건지 세세하게 물어봤지요. 응답자의 90% 이상이 생리냄새가 가장 고민이라고 하더군요.”
생리냄새를 없애기 위해 기 사장이 고안해낸 방법은 바로 한약 성분. 쑥, 익모초, 어성초, 박하, 당귀 등 몸에 좋은 5가지 성분을 갈아 넣어 생리냄새를 말끔히 잡았다. 이 성분들은 통증완화 작용을 해 생리통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제품을 사용해본 여성들의 반응과 평가에 귀 기울이기 위해 모니터링도 꼼꼼히 했습니다. 아내와 여동생, 회사 여직원은 물론 식당이나 길거리에서 만난 여성에게도 샘플을 나눠주며 사용을 권했지요. 저 역시 생리대에 물과 커피를 뿌린 뒤 직접 착용해 보기도 했고요.”
남자가 생리대에 대해 시시콜콜하게 물으니 이상한 눈길로 쳐다보는 이들도 많았고 여성들의 까다로운 기호를 맞추는 일도 쉽지만은 않았다. 이런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한방 생리대 개발에 매진했지만 사업을 시작한 지 9개월 만에 회사에 화재가 나서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회사 직원들과 다시 한 번 똘똘 뭉쳐 개발에 힘써 예지미인을 선보이게 됐죠. 좋은 제품은 결국 소비자가 먼저 알아주더군요. 여성들의 생리 고민을 없애주고 건강까지 고려한 ‘웰빙 생리대’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판매율도 늘고 토종 브랜드로서 자리를 잡게 됐지요. 얼마 전에는 생리대 뿐 아니라 좌훈 효과가 있는 ‘쑥찜질패드’도 새로 나왔고요.”
기 사장은 여성과 관련된 복지사업에도 관심이 높다. 1년에 1억원 정도 사회사업에 기부를 하는데, 이 중 1천5백만원 이상은 열악한 환경의 여자 중학교 축구팀에 지원을 하고 있다. 회사 여직원들과 격의 없이 대화하고 여성의 입장에서 생각하다보니 여직원들 사이에 ‘매력만점 사장님’으로 통한다고.
‘예지미인’을 만드는 (주)퓨어린 기중현 사장

예지미인에는 5가지 한약 성분이 들어있어 생리냄새를 말끔히 잡아준다.


‘예지미인’을 브랜드 네임으로 한 여성 토털 기업 꿈꿔
“20년이 넘게 회사를 경영하면서 깨달은 점은 사장은 분위기 메이커가 돼야 한다는 것이에요. 일일이 지시하고 체크하기보다는 직원들이 책임감을 갖고 자율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주었더니 원활하게 일이 풀리더군요.”
기 사장은 직원들이 소신껏 일을 할 수 있도록 기운을 북돋워주는 한편 가능한 한 화를 내거나 닦달하지 않는다고 한다. 잘못을 했더라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조언하며 실수가 스스로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
“앞으로 회사를 예지미인을 브랜드 네임으로 한 여성 토털 기업으로 성장시킬 계획이에요. 의류, 핸드백, 액세서리 등 여성이 원하는 다양한 제품을 만들면서 여성에게 필요한 기업, 여성이 좋아하는 기업을 꾸리고 싶습니다.”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