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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Cooking gift

가을 햇살 듬뿍 담은 야채말림

요리 연구가 김영빈의 음식선물

기획·한여진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 ■ 글&요리·김영빈(수랏간 019-492-0882)

입력 2006.09.19 11:07:00

가을 햇살 듬뿍 담은 야채말림

매년 볕 좋은 가을이 되면 마당 평상에 나물이며 호박, 무 등을 넓게 펼쳐놓고 말리던 어머니가 생각이 납니다. 부채로 날파리를 휘휘 쫓으며 정성스럽게 만든 말린 야채는 겨우내 다양한 반찬으로 만들어져 식탁 위에 올랐지요. 야채말림은 먹을거리가 부족한 기나긴 겨울을 나기 위한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건강식품이랍니다. 야채말림에는 암이나 콜레스테롤을 예방하는 리그닌 성분이 듬뿍 들어 있을 뿐 아니라 비타민이나 미네랄도 날것에 비해 훨씬 더 많이 들어 있다고 해요. 식이섬유도 풍부해 변비 예방에도 좋은 식품이고요. 요즘에는 겨울에도 싱싱한 야채를 쉽게 구할 수 있어 굳이 시간을 들여 만들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일조량이 부족해 영양이 더욱 필요한 겨울에 이보다 더 좋은 건강식품은 없을 것 같아요.
말릴 수 있는 재료는 호박, 무, 버섯부터 과일이나 도토리묵까지 가을에 나는 재료는 대부분 가능해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채반에 널어두기만 하면 되니 만들기도 간단하고요. 수분이 많은 재료들이라 곰팡이가 생길 수 있으니 햇볕이 잘 들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말려야 해요. 말린 야채는 재료 고유의 맛과 영양을 갖고 있어 갖은양념을 해서 조물조물 무쳐 내면 그 맛이 일품이랍니다. 그대로 기름에 튀겨 튀각을 만들거나 녹말가루를 묻힌 뒤 튀겨 부각을 만들면 별미 반찬으로도 손색없죠.
가을이 제철인 호박이며 고구마, 버섯, 사과 등 싱싱한 재료를 잘 말려 주위의 고마운 사람들에게 선물해보세요. 아이 간식으로 고민하는 친구에게는 과자 대신 먹을 수 있는 달콤한 맛이 나는 사과와 고구마말림을, 입이 심심하다고 말씀하시는 부모님께는 건강을 생각해 버섯말림을 선물하면 좋을 것 같아요.

모둠버섯말림
가을 햇살 듬뿍 담은 야채말림

요즘 제철인 표고버섯뿐 아니라 느타리나 해송이, 양송이버섯 등 다른 종류의 버섯도 말려서 요리에 이용해보세요. 기둥이 있는 버섯은 기둥과 갓을 분리해 말린 다음 기둥은 장조림으로 만들고, 갓은 다양한 요리를 만드는 데 활용하세요. 느타리버섯은 육개장에, 해송이버섯은 버섯전골에 넣으면 요리에 감칠맛을 더할 수 있답니다.
준·비·재·료 표고버섯·느타리버섯·해송이버섯·양송이버섯 적당량씩
만·들·기
1 표고버섯은 기둥을 떼어내고 갓과 함께 햇볕에서 4~5일간 말리세요. 먼저 갓의 바깥쪽이 꾸덕하게 마르면 뒤집어 말리세요.
2 느타리버섯은 햇볕에 7일 정도 수시로 뒤집어가며 말리세요.
가을 햇살 듬뿍 담은 야채말림
3 해송이버섯은 밑동을 자르고 가닥을 나눠 햇볕에 3일 정도 수시로 뒤집어가며 말리세요.
4 양송이버섯은 기둥을 떼어내고 갓과 함께 햇볕에 7일 정도 수시로 뒤집어가며 말리세요.
Tip 표고버섯과 양송이버섯을 말릴 때는 갓과 기둥을 떼어내 따로 말리세요.

사과 · 무말림
가을 햇살 듬뿍 담은 야채말림

사과를 껍질째 얄팍하게 잘라 말리면 천연 과자를 만들 수 있고, 반찬으로 이용해도 맛깔스러워요. 사과는 갈변을 막기 위해 소금물에 담갔다가 말려야 해요. 야채말림이 딱딱하고 질겨서 싫다고 하는 아이들에게는 사과 약지를 만들어주세요. 사과말림을 흐르는 물에 스치듯이 씻은 다음 멸치액젓과 마늘즙, 고춧가루, 참기름 등 갖은양념을 넣어 조물조물 무치면 달콤하면서 짭쪼름한 사과 약지가 된답니다. 무는 막대 모양으로 잘라 실로 엮어 말리세요. 무말랭이에 양파나 생강 우린 물을 넣고 무치면 말리면서 생긴 특유의 냄새를 없앨 수 있어요.

준·비·재·료 사과·무 적당량씩, 소금·설탕 약간씩
만·들·기
1 사과는 깨끗이 씻어 껍질째 4등분해 씨를 제거한 후 3~4mm 두께
가을 햇살 듬뿍 담은 야채말림
로 자르세요. 옅은 소금물에 살짝 담갔다가 건져 채반에 고루 펼쳐서 4~5일 정도 말리세요.
2 무는 손가락 굵기로 썰어 소금과 설탕을 조금 넣어 섞은 후 실에 하나씩 꿰어 매달아 말리세요.
Tip 수분이 많은 무는 잘못 말리면 곰팡이가 날 수 있으므로 실에 꿰어 빨랫줄에 널어두면 바람도 잘 통하고 손탈 염려도 없어 깨끗하게 말릴 수 있어요.


도토리묵말림
가을 햇살 듬뿍 담은 야채말림

가을이면 산에 가서 도토리를 수확하는 재미에 푹 빠진 어머니 덕분에 저희 집은 가을 내내 도토리묵이 떨어질 날이 없었어요. 도토리묵을 살짝 말려 잡채를 만들어 먹으면 쫄깃하고 담백한 맛에 금세 반하게 된답니다. 말린 도토리묵을 2~3시간 물에 담가 두었다가 잡채 만들 때 당면 대신 넣으면 도토리묵잡채가 만들어져요. 도토리묵의 고소함과 쫀득쫀득한 맛이 어우러져 도토리묵이 싫다던 아이들도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더라고요.

준·비·재·료 도토리 적당량, 소금 약간
만·들·기
1 도토리는 물에 2~3일 담가두었다가 믹서에 도토리와 물을 1:1 비율로 넣고 곱게 간 다음 면보에 내리세요.
2 도토리를 하루 정도 가라앉힌 후 윗물은 버리고 새물로 갈아주세요. 가라앉은 도토리녹말을 냄비에 넣고 3배 분량의 물을 부어 나무주걱으로 잘 저어가며 한소끔 끓인 다음 윤기가 나면 소금을 약간 넣으세요.
가을 햇살 듬뿍 담은 야채말림
3 도토리묵을 그릇에 담아 식힌 후 냉장실에 넣어 2~3시간 살짝 굳힌 뒤 물을 발라 1cm 두께로 자르세요.
4 자른 도토리묵을 채반에 널어 햇볕에서 1~2일 정도 말린 후 뒤집어서 다시 1~2일간 말리면 도토리묵말림이 완성돼요.
Tip 도토리묵을 직접 만들기 힘들 때는 시판하는 제품을 사용하세요. 도토리묵을 구입할 때는 표면이 매끈하고 모양이 반듯하면서 윤기가 나는 것을 고르세요.



고구마 · 단호박말림
가을 햇살 듬뿍 담은 야채말림

고구마와 단호박말림을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예요. 하나는 생으로 말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익혀서 말리는 것이죠. 생으로 말릴 때는 고구마와 단호박을 깨끗이 씻어 껍질을 대충 벗기고, 단호박의 씨는 파내세요. 얇게 잘라 채반에 펴서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2~3일 정도 바싹 말리면 달콤한 야채말림이 완성돼요. 올리브오일을 살짝 발라 오븐에 바삭하게 구워 먹거나 쌀가루와 섞어 버무리를 만들면 맛이 일품이랍니다. 익혀서 말릴 때는 재료를 손질한 다음 김이 오른 찜통에 쪄서 식힌 후 채반에 널어 말리면 되고요.

준·비·재·료 고구마·단호박 적당량

만·들·기
1 고구마는 껍질째 깨끗이 씻고, 단호박은 4등분한 후 씨를 파내세요.
가을 햇살 듬뿍 담은 야채말림
2 고구마와 단호박을 김이 오른 찜통에 넣고 말랑하게 쪄서 식히세요.
3 1cm 두께로 잘라 채반에 넓게 펴서 햇볕이 잘 드는 곳에 2일 정도 바싹 말리세요.
Tip 익혀 만든 고구마 · 단호박말림은 달콤하고 꼬들꼬들해서 아이들 간식으로 그냥 내도 좋고, 물을 넉넉히 붓고 죽을 쑤어 먹어도 그만이에요.

김영빈의 야채말림 포장 아이디어
가을 햇살 듬뿍 담은 야채말림

1 망사천에 포장해요~
말린 야채나 과일도 보관을 잘못하면 금세 곰팡이가 생길 수 있어요. 망사천이나 레이스천은 통풍이 잘 돼 야채말림을 보관하기 적당해요. 망사천을 적당한 크기로 네모나게 잘라 한 번 먹을 수 있을 분량 만큼 담고 리본끈이나 지끈으로 묶어 선물하세요. 이때 ‘표고버섯말림’,‘사과말림’ 등 내용물을 메모지에 적어 넣으면 정성이 들어가보여 더욱 좋아요.
2 종이봉투에 넣어요~
제과점에서 쿠키를 구입하면 예쁜 종이봉투에 담아 주곤 하는데, 그 봉투에 야채말림을 넣어서 선물하는 것도 좋아요. 봉투가 없다면 예쁜 포장지를 접어 직접 만들어보세요. 봉투 입구는 한 번 접어 집게를 꽂거나 예쁜 종이를 길게 잘라 붙이면 폼나는 선물 포장이 완성된답니다.
3 아크릴 컵에 담아요~
아이스크림이나 커피를 마시고 남은 아크릴 컵을 활용해서 포장해보세요. 차곡차곡 쌓을 수 있어 보관하기도 좋고 속이 훤히 보여 어떤 종류의 음식인지도 쉽게 알 수 있답니다. 뚜껑 있는 아크릴 컵에 야채말림을 담고 지끈이나 마끈으로 묶은 후 메모를 곁들이면 정성이 담긴 음식선물이 완성돼요.
4 대바구니를 이용해요~
작은 대바구니에 깨끗한 행주나 냅킨을 깔고 야채말림을 듬뿍 올린 다음 투명 비닐로 감싸 선물해보세요. 냅킨에 받는 사람의 이니셜을 수놓으면 받는 사람이 더욱 감동하겠죠? 내용물이 잘 보이도록 투명비닐로 감싸 묶으면 근사해 선물하기 좋아요.

가을 햇살 듬뿍 담은 야채말림

김영빈씨(32)는 맛깔스러운 음식을 만들어 주변에 선물하는 것이 취미인 요리연구가로 알려져 있다. 초대한 손님을 빈손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마음이 쓰여 4~5년 전부터 ‘음식선물’을 만들어 주기 시작했다고. 주변 사람들이 좋아하는 요리를 미리 기억해두었다가 제철 재료를 이용해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선물하는 일을 즐긴다. 아이디어를 더한 포장까지 곁들이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정성 가득한 선물이 된다.

여성동아 2006년 9월 5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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