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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요즘 ‘뜨는’ 남자

탤런트 전노민

SBS 드라마 ‘사랑과 야망’에서 따뜻한 남자 홍조로 인기!

글·김명희 기자 / 사진·박해윤 기자, 동아일보 출판사진팀 || ■ 헤어&메이크업ㆍ최경옥 박지숙(박승철헤어스투디오 02-3444-1007) ■ 장소협찬ㆍ당쎄(02-563-3202)

입력 2006.08.24 10:30:00

탤런트 전노민이 ‘김보연의 남편’이라는 꼬리표를 뗐다. SBS 주말드라마 ‘사랑과 야망’에서 따뜻한 마음을 지닌 남자 홍조 역을 맡아 인기를 얻고 있는 것. 미국에 있는 세 딸이 방학을 맞아 오랜만에 귀국, 온 가족이 모처럼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는 그가 들려주는 ‘사랑하는 아내와 딸 & 연기 이야기’.
탤런트 전노민

“남편을 착하게 만드는 현명한 아내 김보연, 팔불출 소리를 들어도 자랑하고 싶은 세 딸…”

“어이쿠, 큰일났네. 우리 서방님 이제 밖에 내보내면 안 되겠네….”
탤런트 김보연(48)이 요즘 자주 하는 말이라고 한다. 2004년 결혼한 여덟 살 연하의 남편 전노민(40)이 SBS 주말드라마 ‘사랑과 야망’에서 홍조 역을 맡아 ‘만인의 연인’으로 사랑받고 있기 때문. 홍조는 미자를 짝사랑하지만 태준과 미자가 사랑하는 사이임을 알고 두 사람이 잘되도록 도와주는 한편 소아마비를 앓아 장애가 있는 태준 동생 선희의 다리를 고쳐주고 결혼까지 하는 인물.
“여자들이 생각하는 남자의 이상적인 모습을 두루 갖추기는 했지만 정작 홍조 같은 남자가 자기 남편이라면 좋을까요? 전 아니라고 봐요. 결혼하고 나서도 사랑하는 마음을 품었던 미자가 불러내면 나가는 사람이잖아요. 아내 입장에서는 견디기 힘들지 않을까요(웃음).”
홍조보다 한술 더 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전노민. 이제 ‘김보연 남편’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자신의 이름을 찾았지만 그는 겸손하기만 하다.
“결혼을 하면서 얼굴이 알려졌지만 이름을 아는 분들은 많지 않았는데 요즘은 마트에서 장을 보다 보면 사람들이 ‘저기 전노민이다’라고 말하는 게 들려요. 제 이름을 알아주는 건 고마운 일이지만 ‘김보연 남편’으로 불리는 것도 나쁘진 않아요. 아내는 30년 이상 연기를 하면서 톱스타의 자리에도 올랐던 사람인데 저보다 주목을 받는 게 당연하죠.”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후 외국계 항공사에 다니던 그는 96년 우연히 CF감독의 눈에 들어 KBS 공익광고로 데뷔한 남다른 이력을 지녔다. 한번 광고가 나간 이후 근무를 못할 정도로 광고 출연제의가 쏟아졌다. 50만원에서 출발한 모델료가 순식간에 수백만원까지 치솟자 그는 회사생활을 접었다. 그런데 회사를 그만두자마자 물밀듯 쏟아지던 광고 제의가 거짓말처럼 끊겼다. 일년에 두 번이나 승진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으며 탄탄대로를 달려왔던 그가 인생에서 처음으로 쓴맛을 본 순간이었다. 그는 “막막했다”고 한다.
“한동안은 회사에 다니면서 모델 활동을 겸했는데 회사에 폐를 끼치는 것 같아 사표를 냈는데 그 순간부터 CF 제의가 뚝 끊겼어요. 사람이 아무 일도 안 하고 집에 있으니 바보가 되더군요.”
2년 가까이 무명생활을 하던 그는 98년 MBC 설날특집극 ‘강릉 가는 옛길’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했다. 김보연과는 2002년 아침드라마 ‘얼음꽃’에서 처음 만났고 6개월 만에 다시 ‘성녀와 마녀’에서 만나 본격적으로 사랑을 키웠다.

탤런트 전노민

사랑을 하는 데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전노민·김보연 커플. 안정된 가정 덕분에 두 사람은 결혼 후 더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처음엔 대선배라 말을 붙이기도 힘들었는데 두 번째 드라마에서 다시 만났을 때는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편안했어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자연스럽게 끌렸죠.”
이들 부부는 결혼 직전 한 스포츠신문의 제의로 유명 역술인을 찾아 공개적으로 궁합을 본 적이 있는데 “세기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찰떡궁합”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그는 처음엔 그저 결혼 앞두고 기분 좋으라고 해준 말인 줄 알았는데 살면서 그 말의 의미를 실감한다고 한다.
“결혼 전 여러 번 점을 봤는데 다 똑같은 말을 하더군요. 당장 결혼을 못하면 쉰 살에 버스 안에서라도 만나 부부의 연을 맺을 운명이라고. 한번은 타로 점을 본 적도 있는데 아내가 뽑은 카드를 제가 똑같이 뽑았어요. 타로 카드가 78장이니, 두 사람이 같은 카드를 뽑을 확률은 로또 당첨만큼이나 어려운데….”

백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찰떡궁합, 결혼 후 건강하고 예뻐졌다는 말 듣는 아내
요즘 서울 방배동 그의 집은 모처럼 식구들로 붐빈다고 한다. 17세, 14세인 김보연의 두 딸은 LA 처가에서, 12세인 그의 딸은 시카고에 있는 그의 누나 집에서 살고 있는데 방학을 맞아 아이들이 귀국한 것.
“저희는 여기 있지만 세 아이만이라도 같이 있게 하고 싶은데 막내가 고모한테 정이 들어 아직 떨어지지 않으려고 해요. 아이들끼리는 비슷한 또래고 미국에서도 자주 만나서 정이 많이 들었고요. 막내는 내성적인 성격인데 언니들하고 지내면서 많이 활달해졌어요.”
아이들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자식 자랑은 팔불출이라던데 그래도 좀 해도 될까요?”라면서 유쾌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첫째는 성격이 시원시원하고 정이 많아요. 얼마 전에는 사람들이 알아보고 인사하는 걸 제가 못 보고 그냥 지나쳤더니‘왜 인사를 받아주지 않느냐’며 잔소리를 하더군요. 할 수 없이 돌아서서 인사를 했죠(웃음). 둘째와 막내는 내성적이지만 야무지게 제 일들을 잘하는 스타일이고요. 아래로 두 녀석은 꼬챙이처럼 말라서 걱정이에요. 조금 만 더 살이 찌면 좋겠는데….”
세 딸 중 부모의 끼를 가장 많이 물려받은 큰딸은 요즘 진로문제로 한창 고민 중이라고 한다. 이들 부부는 우등생인 딸이 공부를 계속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딸은 부모처럼 연예인이 되고 싶어한다는 것.
“한국에 들어와서도 한번 밖에 나가면 매니저 명함을 몇 개씩 받아들고 올 정도로 예뻐요(웃음). 여러 번 아이한테 연락을 해오기에 저희 부부가 기획사에 찾아가 ‘아직은 연예인을 시킬 계획이 없다’고 사양을 하기도 했죠. 지난해에는 ‘해리포터와 불의 잔’ 촬영에 앞서 동양계 배역 초챙 역 오디션에 응시하기도 했는데 안됐어요. 나중에 알아봤더니 영국 국적에 영국식 영어 발음을 하는 소녀를 찾았다고 하더군요. 공부를 계속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딸이 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연예인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 먼저 철저히 자질을 검증한 뒤 힘껏 지원해줄 생각이에요.”
지난 2년간 이들 부부는 한 번도 부부싸움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서로 배려하고 상대방이 싫어하는 일을 삼가다보면 싸울 일이 없다는 것. 그는 “좋은 배우자를 만들려면 자신부터 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잘해주다가도 상대방이 이유 없이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면 싫어지는 게 사람 마음이잖아요. 내가 먼저 마음을 넓게 쓰는 게 부부관계를 좋게 하는 비결인 것 같아요. 집사람은 제가 혹시 늦으면 잔소리를 하는 대신 ‘우리 서방님, 어디서 예쁜 아가씨 만나고 있는가봐~’라는 식으로 제 상황을 체크해요(웃음). 아내가 먼저 그렇게 나오는데 한눈팔 남자, 많지 않을걸요.”
새벽에 아내가 뒤척이면 “왜 일어났어?” 물어보고, “물!” 이라고 말하면 “일어나지 말고 기다려봐, 내가 갖다줄게”라며 벌떡 일어나 물을 가져다주는 남편 덕분에 김보연은 요즘 젊고 예뻐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한다. 몸이 약한 편이라 1년에 드라마 한 편에 출연하는 것도 힘들어하던 그는 얼마 전 종영한 SBS 미니시리즈 ‘스마일 어게인’과 MBC 일일드라마 ‘얼마나 좋길래’ 등에 잇달아 출연하며 전성기 못지않게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탤런트 전노민

“입이 짧아 밥도 잘 못 먹고 체력이 약해 달리기도 잘 못했어요. 결혼 후에는 운동도 함께하고 좋은 것도 많이 먹으러 다니고 하니까 조금씩 좋아졌죠. 처음에는 잘 걷지도 못하던 사람이 이제는 5km 정도는 거뜬하게 뛰어요. 밤 12시까지만 촬영을 해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는데 지금은 이틀 정도 밤샘 촬영을 해도 끄떡없고요.”



“아내에 관한 안 좋은 소문, 억울한 일이지만 부부가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데 큰 문제 되지 않아”
전노민은 연예인이라면 하나쯤 가지고 있을 법한 선글라스가 없다고 한다. “굳이 얼굴을 가리고 다닐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외국의 한 유명배우는‘대중들 덕분에 내가 유명해졌는데 내가 왜 저 사람들의 눈을 피해야 하느냐’며 절대 선글라스를 쓰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 사람 말이 맞아요.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특별할 뿐이지 사람이 특별한 건 아닌데, 또 알아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대접받을 수 있는 건데 굳이 다른 사람들과 담을 쌓으면서 살 필요가 없죠.”
결혼 전 수년간 아내를 괴롭히던 소문에 대처하는 그의 자세 또한 당당하다. 그는 “억울한 일로 아내가 더 이상 마음고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얼마 전 한 배우를 만났는데 아이가 유치원 친구한테 ‘너희 엄마, 누구지? 여우라며?’라는 소리를 듣고 와서 울었다며 속상해하더라고요. 어른들이 말하는 걸 그대로 옮긴 것 같은데, 당사자 입장에서 참 억울한 노릇이죠. 저 역시 결혼을 앞두고 몇 몇 사람이 아내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며 걱정을 하기도 했지만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어요. 그리고 그 문제가 저희가 사는 데 그리 중요한 문제도 아니에요. 전에 어떻게 살았든 알고 싶지도 않고 묻지도 않을 겁니다. 아내의 지금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할 뿐이죠.”
선한 인상과 반듯한 이미지 덕분에 그동안‘다나까’로 끝나는 예의바른 말투를 구사하는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인물을 주로 연기해온 그는 앞으로는 폭을 넓혀 악역이나 망가지는 역도 해보고 싶다고 한다.
“남들보다 연기를 늦게 시작한 만큼 최선을 다할 생각이에요. 한 사람의 인생을 대신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재미있거든요. 기회가 된다면 지금까지의 모범생 이미지에서 좀 벗어나고 싶지만 마음만은 초심을 잃지 않을 생각입니다.”

여성동아 2006년 8월 5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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