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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40%, 인기 드라마 MBC ‘주몽’ 연출자 이주환

글·김명희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MBC 제공

입력 2006.08.18 17:26:00

화려한 영상과 탄탄한 구성, 모든 연령대의 시청자들을 아우르는 스토리…. MBC 특별기획 드라마 ‘주몽’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대장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시청률 40% 고지에 올라선 ‘주몽’의 이주환 PD를 만나 드라마의 인기 비결과 에피소드를 들어보았다.
시청률 40%, 인기 드라마 MBC ‘주몽’ 연출자 이주환

“월화요일 MBC 대략 10시에/고구려 드라마 주몽이 터 잡으시고/볼 것 없어 방황한 MBC 팬들/오랜만에 대박드라마 재미가 좋아/허준 작가 최완규, 다모 정형수, 인어 연출 이주환/한심한 놈 주몽은 미남 송일국…”

요즘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가요 ‘한국을 빛낸 1백 명의 위인’을 패러디한 ‘‘주몽’을 빛낸 1백 명의 위인’이라는 노래가 화제다. 그만큼 드라마의 인기가 높다는 뜻이다. 지난 7월 중순 서울 여의도 MBC 스튜디오에서 세트 촬영을 막 끝내고 나오는 이주환 PD(45)를 만났다. “몇 달째 이발소에도 못 가고 있다”며 덥수룩한 머리를 쓸어올리는 그는 크지 않은 키에 이웃집 아저씨처럼 편안한 인상이었다.
“동갑내기 오연수와 송일국을 모자간으로 캐스팅해놓고 고민이 아니된 바는 아니지만….”
“판타지 성격이 짙다 해도 교과서에도 나오는 역사적 기록에서 출발했으니 사극이 아니라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주환 PD는 말투마저도 사극의 그것을 닮아가는 듯했다. 4년 전 드라마 ‘인어아가씨’로 시청률 대박을 터뜨린 그는 ‘주몽’을 통해 그 명성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연타석 홈런을 날린 소감을 묻자 “이제 조금 짐을 덜어낸 기분”이라는 담담한 대답이 돌아왔다. 16부작 미니시리즈의 평균 제작비가 20억~30억원인데 ‘주몽’(60부작)에는 그 10배가 넘는 3백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그만큼 부담도 컸다고 한다.
“한 작품에 돈이 많이 들어가면 다른 드라마 예산은 그만큼 깎이기 때문에 고민이 상당했어요. ‘신돈’에 이어 MBC에서 연속 방송되는 대형 사극인 만큼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도 컸죠. ‘이 드라마가 실패하면 앞으로 MBC에서 사극 제작이 힘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까지 들었어요(웃음).”
그의 걱정과는 달리 드라마는 초반부터 3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주몽이 본격적인 영웅의 모습을 드러내는 15회는 시청률 40%를 돌파하기도 했다. 그는 탄탄한 시나리오와 빠른 전개 등을 인기 비결로 꼽았다.
“아역을 생략하고 처음부터 곧바로 성인 연기자들을 투입했고 극의 전개도 빠르게 했는데 이게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한 것 같아요. 또 모든 연령대의 시청자들이 호감을 가질 만한 다양한 키워드를 담고 있는데, 유화부인으로 대표되는 모정은 부모세대에게 호감을 주고 주몽의 나약함과 가능성, 그리고 영웅으로의 성장은 청소년들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었죠. 화려한 액션 장면이나 대소·영포·주몽이 태자 자리를 놓고 경합을 하는 부분은 남성 시청자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이고요.”

“영화나 드라마 보길 좋아하는 큰아들은 ‘그 장면은 왜 그렇게 만들었느냐’‘어디서 본 듯한 장면인데 다른 드라마 베낀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지적을 많이 해요(웃음).”

아역 생략하고 극 전개 빨리 한 것이 초반 인기 비결인 듯
‘주몽’의 또 다른 인기 비결로는 캐릭터를 잘 살린 배우들의 호연을 들 수 있다. 연기력과 외모, 성실성과 스타성을 기준으로 배우를 고른다는 그는 이번 드라마의 캐스팅에 매우 만족한다고 한다.

시청률 40%, 인기 드라마 MBC ‘주몽’ 연출자 이주환

‘주몽’은 빠른 전개와 배우들의 호연, 다양한 시청자층을 아우르는 스토리 등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오연수씨는 남편 손지창씨가 적극 권해 드라마에 가장 먼저 합류했는데 가냘프면서도 강인한 유화 역에 딱 어울리는 캐스팅이었죠. 성실함에서는 오연수씨를 따라갈 사람이 없어요. 송일국씨는 여러 번의 미팅 끝에 어렵게 출연이 결정됐는데 투혼과 열정, 집중력에 매번 놀라고 있습니다. 전광렬씨는 ‘종합병원’에서 같이 일해봤기 때문에 믿음이 있었고 허준호씨는 가장 마지막에 합류했지만 넘치는 카리스마로 초반 드라마의 흡인력을 높였죠.”
‘주몽’은 고구려를 세운 신화 속 인물 주몽과 역사 속에 실존했던 인물인 해모수, 금와, 유화, 소서노 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기록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역사 왜곡의 우려가 있다는 비판을 하기도 한다. 이런 지적에 대해 이 PD는 “우리 드라마의 큰 줄기는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이 중심이고 그 외 부분은 작가들의 상상력에 따른 산물이다. 실존 인물이 등장하니, 사극이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지 않느냐. ‘주몽’을 통해 사극의 지평이 넓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몽’은 야외촬영이 많은 사극인데다가 주 촬영지인 오픈세트가 전남 나주에 있기 때문에 스태프들은 거의 쉬는 날 없이 강행군을 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집에 들어가기도 힘들지만 다행히 아내는 바쁜 그를 잘 이해해주는 편이라고 한다. MBC 미술스태프로 일했던 아내와는 드라마 ‘한중록’ 촬영 때 만나 결혼했다고.
시청률 40%, 인기 드라마 MBC ‘주몽’ 연출자 이주환

촬영장이 ‘즐거운 나의 집’이라고 생각한다는 이주환 PD.


“아내는 특별한 불만이 없는 것 같은데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3학년인 두 아들이 ‘언제 들어오느냐’‘또 나가야 하느냐’고 잔소리를 해요(웃음). 밤늦게나 이른 새벽밖에 아이들 얼굴 볼 시간이 없지만 그때만이라도 잠깐씩 대화하려고 노력을 많이 해요. 특히 큰녀석이 영화나 드라마 보는 걸 좋아해서 ‘주몽’에 관해서도 얘기를 많이 하죠. 녀석은 주로 ‘그 장면은 왜 그렇게 만들었느냐’‘어디서 많이 본 듯한 장면인데 다른 드라마 베낀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지적을 많이 해요(웃음).”
촬영장에서 살다시피 하는 그의 열정의 근원이 궁금했다. 그는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는 게 내 인생의 모토”라고 말했다.
“스태프들한테도 ‘Enjoy Your Life(삶을 즐겨라)’하라고 말해요. 저도 한동안은 촬영장에 오기도 싫을 만큼 일이 지겨웠던 적도 있지만 ‘촬영장이 즐거운 나의 집’이거니 생각하고 극복했어요. 여주인공이랑 마음속으로 연애를 하기도 하고…. 그러면 촬영장에 자꾸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거든요(웃음).”
자신의 드라마가 일상의 고단함을 이기는 작은 기쁨이 되기를, 또 하루를 살 수 있는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는 이주환 PD. 그의 손끝에서 빚어지는 드라마 ‘주몽’이 얼마나 시청자들을 울고 웃게 만들지 기대된다.

여성동아 2006년 8월 5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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