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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련한 추억과 낭만이 함께하는~정독도서관 가는 길

글·구가인 기자 / 사진·지재만 기자

입력 2006.07.29 14:12:00

강북의 명소 인사동과 삼청동, 그 사이에 자리한 정독도서관. 이곳 도서관 길에는 아련한 추억과 낭만이 배여 있다. 열기가 잦아든 여름날 오후 아이 손잡고 한번쯤 찾아가보자.
아련한 추억과 낭만이 함께하는~정독도서관 가는 길

01 정독도서관 가는 길 전경. 02 소격동 길 입구 풍문여중 담. 03 04 목욕탕을 개조해 만든 갤러리 ‘아라리오 서울’. 05 떡볶이집 ‘먹쉬돈나’. 06 정독도서관 야외 벤치.


서울 종로구 안국동 풍문여중고에서 화동 정독도서관까지 뻗은 소격동 길. 이 길은 계절에 따라 떡볶이와 오뎅, 과일주스와 붕어빵으로 메뉴를 바꿔가며 근처 풍문여중고생들에게 ‘일용할 간식’을 제공하는 조그만 노점상에서부터 시작된다. 그 길을 따라 문방구와 도시락집을 스치고, 교복 입은 여학생들의 재잘거림이 가득한 운동장을 거친 뒤 계속해서 담벼락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면 어느새 꽤 널찍했던 길의 폭이 반으로 줄어들어 있다. 딱히 예스럽지도, 그렇다고 도회적이지도 않은 좁은 길. 하지만 주의 깊게 살펴보면 이 200m 남짓한 곳에 갤러리와 세탁소, 문방구와 아트숍, 분식집과 카페가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 기묘한 어울림에 감탄하며 도서관 가는 발걸음을 중단하고 한눈을 판다. 그중, 먼저 눈에 띄는 곳이 아라리오 서울(02-723-6190). 올해 4월 개관한 아라리오 서울은 세계적인 컬렉션을 소장한 천안 아라리오 미술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수준 높은 전시를 접할 수 있다. 2층으로 이뤄진 80여 평의 이 갤러리는 사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목욕탕으로 쓰였던 공간이라고 한다. 목욕탕에서 변신한 갤러리라고 하니 공간 구석구석이 흥미로워 보인다.
아라리오 서울에서 열 발짝 정도를 옮기면 ‘먹쉬돈나’라는 떡볶이집이 있다. TV에서도 몇 번 소개된 이 떡볶이집은 도서관 가는 길에 빠뜨리면 섭섭한 명소(?)다. 5천원 정도에 특색 있는 떡볶이를 둘이서 넉넉하게 즐길 수 있는 이곳은 주말 점심 때면 좁은 길을 가득 메울 만큼 긴 줄이 늘어선다. 그나마 늦은 평일 오후에는 조금 한가한 편이다.
다시 열 발짝을 더 올라가면 등장하는 곳이 아트선재센터(02-733-8945)다. 정독도서관과 사간동 미술관 길로 나눠지는 중간에 위치한 이곳은 1998년 개관한 사립 현대미술관으로 지난해 리모델링 공사를 한 후 올해 4월 재개관했다. 지상 3층 갤러리와 지하 1층 극장으로 나눠진 이곳은 복합적인 문화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전시관람이나 영화감상 뒤에는 미술관 곳곳에 보이는 유리 너머로 삼청동 일대 풍경을 구경해도 좋고, 1층에 위치한 카페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거나 본관 옆 한옥 주변을 산책해보는 것도 좋다.

아련한 추억과 낭만이 함께하는~정독도서관 가는 길

07 08 09 지난 4월 재개관한 아트선재센터.10 정독도서관 전경. 11 정독도서관 입구 교육사료관.


아트선재센터 맞은편 작은 언덕을 오르면, 정독도서관(www.jeongdok.or.kr)이다. 지난 77년 옛 경기고등학교를 개조해 개관한 정독도서관은 근 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서 깊은 장소다. 47만여 권의 장서와 8천5백여 점의 비도서 자료를 소장하고 있는 이곳은 자료실과 열람실 외에도 들러볼 곳이 많다. 도서관 입구에 위치한 교육 사료관도 그중 하나. 삼국시대부터 고려, 조선, 일제강점기, 근·현대에 걸쳐 변화한 교육제도와 교육 관련 사료가 전시돼 있는 작은 박물관으로 ‘해방 전후 학교의 모습’이나 ‘소풍의 시대별 변천사’처럼 이야기가 있는 전시가 열려 보는 재미를 준다. 하지만 무엇보다 정독도서관의 가장 큰 매력은 녹음이 우거진 야외 벤치. 여름바람을 음미하기에 더없이 좋은 이곳 벤치에서는 공부 중 뜨거워진 머리를 식히러 나온 학생들과 그늘을 찾아온 산책객, 학업과 연애를 병행하는 부지런한(!) 연인 등을 만날 수 있다. 벤치에 앉아 이 곳 도서관에 머무르다 간 시간의 흔적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그 흔적을 더듬다보면, 어느 여름날 도서관에서 보낸 시간, 그 싱그러운 학창시절 추억을 다시 떠올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P.S.
도서관을 나온 뒤에도 여전히 저녁바람이 아쉽다면 사간동 길이나 삼청동 길을 걸어볼 것을 권한다. 현대갤러리와 국제갤러리, 학고재 등 이름만 대면 다 알 만한 국내 유명 갤러리가 한 줄로 쭉 이어진 사간동 길과 예쁜 카페들이 구석구석 들어선 삼청동 길은 수려한 조명으로 해진 후에 더 아름답다. 낭만적인 밤거리를 느끼길 원한다면 강추!

여성동아 2006년 7월 5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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