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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중단하고 ‘컬투쇼’ 무대 올리는 개그듀오 컬투

“12년간 쌓아온 우정, 처음 공개하는 결혼생활”

글·구가인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6.07.25 11:15:00

남성 개그듀오 컬투가 지난 6월 방송을 끝으로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서 하차했다. 두 사람은 7월부터 시작되는 ‘2006 컬투쇼-명작’ 공연을 위해 한동안 방송활동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한다. 웃기는 두 남자를 만나 일과 가족, 10년 넘게 쌓아온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활동 중단하고 ‘컬투쇼’ 무대 올리는 개그듀오 컬투

#1 박수칠 때 떠난다?!
남성 개그듀오 컬투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을 떠났다.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이들의 방송중단 선언은 의외다 싶다.
“저희요? ‘서태지 전법’이에요(웃음). 사실 코미디 프로그램에 계속 출연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리고 저희는 매년 공연할 때마다 방송을 중단해왔어요. 방송 못지않게 공연이 중요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공연할 때는 방송을 중단하겠다고 말했고, 방송국에서도 그렇게 알고 있어요. 늘 그래왔으니까요.”(정찬우)
2003년 방영을 시작한 ‘웃찾사’의 창단 멤버 컬투는 지난해에도 ‘컬투쇼’ 공연을 위해 방송활동을 중단했다가 7개월 만에 복귀했다. 이들이 복귀할 당시 ‘웃찾사’는 출연 중인 개그맨들과 소속사의 갈등으로 시청률이 바닥을 치던 상황이던 반면, 현재는 올해 들어 같은 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8개월간 ‘컬트연구소’ ‘싸가지 합창단’ 등의 코너로 인기를 끌었던 컬투는 ‘웃찾사’ 상승세의 원동력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기의 비결을 물으니 동그랗게 눈을 뜬 정찬우가 장난스레 한방을 날린다. “왜냐고요? 저희가 잘하니까요~(웃음).”
“저희도 기분 좋죠. 잘될 때 떠나는 거잖아요. 저희 때문이라기보다는 함께 공연한 후배들이랑 호흡이 잘 맞았기 때문이겠죠. 지난해 10월 다시 ‘웃찾사’에 복귀했을 때는 저희가 주인공이 되기보다 후배들을 도와주려 노력했어요.”(김태균)
1994년 MBC 5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올해로 13년 차라지만, 이들의 개그는 중견 개그맨의 익숙함보다는 신인 개그맨의 신선함에 더 가깝다. 우리나라 나이로 서른아홉(정찬우), 서른다섯(김태균)인 이들에게 ‘생각보다 나이가 많다’고 말을 던지니, 이번에는 김태균의 한 방. “나이 많이 먹었어요. 맛있더라고요(웃음).”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것이 대중의 까다로운 입맛. 다시 돌아왔을 때 잊혀질 거라는 두려움, 혹은 감각이 무뎌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없을까.
“전혀요. 저희가 이만큼의 (개그적인) 자질이나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것도 오랫동안 공연을 해왔기 때문인데요. 오랜 경험에서 쌓인 노하우 같은 거. 만약 저희가 공연을 안 했다면, 그런 걸 못 얻었겠죠.”(정찬우)
이들에게 개그공연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95년 대학로에서 컬투의 전신 ‘컬트 트리플’이라는 이름으로 공연을 시작한 이들은 당시 노래와 개그를 접목시킨 콘서트 개념의 개그공연을 처음 선보였다. 대중적으로 얼굴을 알린 것도 TV가 아닌 무대를 통해서였다.
“1백20석인가 되는 극장에서 공연을 했는데, 당시 대학로에는 콘서트 몇 개, 정통 연극 몇 개를 제외하곤 벗는 연극이 대부분이었어요. 콘서트 개념의 개그공연은 저희가 처음이었죠. 포스터만 붙였는데 특이해서인지 사람들이 많이 왔어요. 그 뒤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얻었죠.”
그리고 지금, 처음 시작 당시 1백여 석이던 소극장 무대는 8백여 석 공연장으로 바뀌었다. 웬만한 인기가수의 콘서트 예매율을 누르고, 6년간 전회매진 기록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이들의 공연은 인기를 얻고 있다. 비슷한 스타일의 개그공연이 여러 개 생겨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컬투의 공연이 인기를 끄는 이유에 대해 묻자 두 사람이 함께 입을 모아 답한다.

“왜? 재미있으니까~!”

#2 결혼 10년 차 두 아이의 아빠 vs 결혼 1년 차 예비 아빠
활동 중단하고 ‘컬투쇼’ 무대 올리는 개그듀오 컬투

정반대의 성격을 지녔지만 젊고 자연스러운 개그를 지향한다는 공통점을 지닌 컬투.


두 사람은 모두 유부남이다. 일찌감치 97년 결혼해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두고 있는 정찬우와 달리 지난해 10월 결혼한 김태균은 올 8월에 탄생할 아기를 기다리고 있다.
“신혼을 즐기기도 전에 임신이 됐어요. 물론, 그래도 좋긴 하죠. 어제는 초음파 검사로 아이를 확인했는데, 의사선생님이 다리 사이에 조그만 걸 보여주시더라고요, 아들이래요(웃음). 결혼하고 아이를 갖게 되면서 생활이 크게 달라진 점은 없어요. 제가 뭐 하겠어요. 돈 벌죠(웃음). 임신한 아내를 위해 매일 살 트지 말라고 크림 발라주고, 잘 때 책 읽어주고… 책은 주로 ‘탈무드’를 읽어줘요. 세상 사는 지혜가 담겨있다고 해서요.”(김태균)
매일 밤 태어날 아이를 위해 육아일기를 쓴다는 김태균이 “(육아일기를 쓰면서) 앞으로 나쁜 짓 하지 않고 더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을 하자, 아빠경력 8년 차인 정찬우가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준다.
“저는 큰아이 때만 육아일기를 썼어요. 아내가 일기를 쓴 아래에다가 제가 또 쓰는 거였는데, 나중엔 밀려서 몇 개씩 숙제를 해야 했죠(웃음). 첫째 때는 아이가 울면 난리가 났어요. 제 손에 세균이 있는 거 같아서 한동안 아이 몸을 만지지도 못했고요. 그런데 둘째 때는 아이가 울어도 ‘우유 갖다 줘라’그러면서 TV 보고(웃음). 이제 아들은 여덟 살, 딸은 다섯 살이에요. 아무래도 둘째가 작고, 딸이다 보니 한 2백 배는 더 예뻐요. 아들이 서운해해도 어쩔 수 없어요. 남자는 다 그렇게 커야 해요~.”(정찬우)
말은 무심한 척해도 “하루에 세 번 이상 집에 전화를 한다”는 속정 깊은 아빠 정찬우는 자신을 똑 닮은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얼굴에 배어나오는 흐뭇함을 감추지 못한다.
“우리 아들이 언젠가 그러더라고요. 개그맨이 꿈이라고. 자기가 반에서 가장 웃긴다면서 친구들이 개그맨하라고 한대요(웃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때려본 적 없는데, 엄마 말은 안 들어도 제 말은 잘 들어요.”
그렇다면 남편으로서는 어떨까. “바쁠 땐 짜증내다가도 막상 쉬면 답답할 정도로 ‘일중독’ 증세를 보인다”는 두 사람 모두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신혼이긴 하지만 아내도 저도 서로 바빠서 생각만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요. 아내도 일을 하는데, 직장에 차로 바래다주고 기다렸다가 데리고 오는 정도죠.”(김태균)
“그래도 얘(김태균)는 은근히 잘해요. 다정한 편이고. 반면 저는 되게 무뚝뚝한 편이어서 함께 다니는 거 잘 못해요. 물론 무뚝뚝할 뿐이지, 많이 못하는 것 같진 않고요(웃음). 사실 제가 꽤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이에요. 제 아내는 거기에 잘 맞춰주죠. 그래서 결혼에 대해 후회해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정찬우)


#3 다른 듯 닮은, 닮은 듯 다른
정찬우(이하 정) 성격이 완전 반대예요. 얜(김태균) 성실하고 정리해서 말하는 반면, 저는 직선적이고….”
김태균(이하 김) 난 성실하기보다 평범한 성격을 가지고 있고, 형(정찬우)은 평범하진 않아(웃음). 어떻게 보면 ‘저 사람은 왜 저리 퉁명스럽지’ ‘나한테 불만 있나’ 그렇게 느끼게 하는 타입인데 거기에 빠져들면 중독되지.
정 그러게 내 말투가 좀 그런가봐. 와이프조차 어떤 쟁점이 있어서 얘길 하면, ‘왜 화를 내냐’고 그래. 그런데 나는 화를 내는 게 아니거든.
김 그런 면에선 내가 형수보다 형을 잘 알지(웃음).

활동 중단하고 ‘컬투쇼’ 무대 올리는 개그듀오 컬투

1994년 MBC 공채 개그맨 출신으로, 12년 우정을 자랑하는 김태균(왼쪽)과 정찬우(오른쪽).


두 사람은 정반대의 성격을 가졌지만 94년 처음 만난 이후 12년간 행보를 같이해왔다. “서로에게 익숙해서 지겨움도 모르는 사이”가 된 이들 우정의 비법은 뭘까.
“극장에서 한 남녀가 오징어를 먹으면서 그러더라고요. ‘자기야, 우리 둘 다 몸통을 좋아했으면 싸웠겠다.’ 저희도 그런 거 같아요. 한편으론 정말 다르지만 공통으로 추구하는 것은 같아요. 한 명은 오징어 다리를, 다른 한명은 오징어 몸통을 좋아하지만, 둘 다 마른 오징어를 좋아한다는 것과 같은 원리죠.”(김태균)
비록 성격은 다르지만, 젊고 자연스러운 개그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지향점이 같다고 한다. 두 사람은 개그뿐 아니라 라디오 DJ로, 가수로, 공연기획자로 다방면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정찬우는 얼마 전 종영한 KBS 시트콤‘사랑도 리필이 되나요’에 출연했고, 김태균은 뮤지컬 ‘찰리브라운’에서 주인공을 맡기도 했다. “색다른 경험이었다” 입을 모은 이들은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로 활동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개그공연은?
“공연은 저희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지죠. 공연은 연출부터 조명까지 우리가 다 하잖아요. 완전한 우리 거죠.”(김태균)
“우리를 보러 와준 거잖아요. 파급효과는 방송이나 다른 것들이 클지 몰라도, 공연이 주는 기쁨은 다른 것과 비교가 안돼요.”(정찬우)
스케줄이 늘어나다 보면, 아무래도 공연을 소홀히 하게 되지 않겠냐는 질문에 손사래를 치는 컬투. 이들에게 자신들의 뿌리가 된 개그무대는 항상 그 중심에 있다. 개그무대에 대한 애정과 열정. 두 사람의 가장 큰 공통점이자 이들의 개그가 특별한 이유는 거기에 있었다.
“다른 건 몰라도 공연은 계속해서 할 거예요. 찾아주는 관객이 있는 한, 끝까지.”

여성동아 2006년 7월 5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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