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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호감 개그’로 인기몰이하는 개그우먼 신봉선

글·구가인 기자 / 사진ㆍ지호영‘프리랜서’

입력 2006.07.24 18:47:00

KBS ‘개그콘서트’ ‘봉숭아 학당’에서 비호감 개그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개그우먼 신봉선. 지난해 KBS 공채 코미디언으로 데뷔해 “짜증 지대로다” “살짝 기분 나쁠 뻔했어” 등의 유행어를 만들며 주말 저녁 시청자들을 웃기고 있는 신인 신봉선을 만났다.
‘비호감 개그’로 인기몰이하는 개그우먼 신봉선

“64억원의 가치, 움직이는 벤처기업, 제2의 샤론 스톤, 사점 오톤이에요.”
KBS ‘개그콘서트’ ‘봉숭아 학당’에 잘난 체하는 비호감 연예인으로 출연 중인 개그우먼 신봉선(25). 자칭 ‘움직이는 벤처기업’ ‘아시아의 별’인 그의 몸값은 터무니없게도 수십억원대를 호가한다. 매주 1, 2억원씩 뛰는 그의 황당한 몸값은 대체 무슨 기준으로 오르는 걸까.
“처음에 45억원에서 시작했는데 그냥 발음하기 쉬운 숫자를 말하는 거예요. 별 의미 없죠, 당연히. 하하.”
‘봉숭아 학당’에서 신봉선은 실제와 같은 봉선이라는 이름을 쓴다. “봉선스럽다”는 말을 숱하게 듣는다는 그는 이름에 얽힌 슬프고도 웃기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초등학교 들어갈 때 처음으로 제 이름이 봉선인 줄 알았어요. 그전까지 집에서는 ‘미나’라고 불렀거든요. 유치원 이름표도 ‘신미나’로 돼 있었고요. 그런데 호적에는 할아버지가 지으신 이름 ‘신봉선’으로 올려져 있었던 거죠. 아빠가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날 절 부르시는 거예요. ‘미나야, 니는 이제부터 미나가 아이고 봉슨(봉선)이다’ ‘어?!’ ‘니는 봉슨이다, 신!봉!슨!’ ‘실타아~’ 막 울면서 봉선이라는 이름을 부정했지만 어쩌겠어요. 초등학교 때까지 출석 부르는 게 정말 싫었어요. 그리고 예전에 은행 가면 마이크로 이름 부르는 거 있잖아요. ‘신,봉,선 손님. 신,봉,선 손님…’ 그 소리 막으려고 늘 자리에 앉지 못하고 창구 앞에서 기다렸잖아요(웃음).”
졸지에 ‘미나’에서 ‘봉선’이로 불리게 된 그는 “자신을 작아지게 만드는 이름” 때문에 성격도 많이 변했다고 말한다.
“사람이 이름대로 산다고 하잖아요. 저 유치원 때까지 새침하고, 얼마나 귀여웠는데요. 봉선이라고 불린 된 뒤부터 이렇게 된 거예요. 하지만 고등학교 때부터는 흔한 이름보단 낫다는 생각에 제 이름을 좋아하게 됐어요.”
부산 출신인 신봉선은 그 넘치는 끼와 특별한 이름 덕에 학창시절부터 학교 내 유명인사였다고 한다.
“다른 친구들이 다들 선생님, 의사 되겠다고 할 때도 ‘난 연예인이 될 거야’ 했어요. 남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웃기는 걸 잘했어요. 물론 공부 얘기엔 입 다물고 있어야 했지만(웃음). 그랬기 때문에 제가 다른 아이들과 차별될 수 있는 건 이런 거라는 생각을 했죠.”
그는 경상대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한 직후 꿈에 그리던 연예인이 되기 위해 서울로 상경했지만 서울은 그리 만만한 곳이 아니었다. 코미디언 시험에서 낙방한 신봉선은 개그맨 전유성이 운영하는 코미디 극단 ‘코메디 시장’에서 처음 희극연기를 시작했다. ‘육봉달’ 박휘순과 ‘안어벙’ 안상태도 그때 극단에서 만난 인연이다.
“공연을 할 때는 아르바이트를 못하니까 고정적인 직장을 잡지 못하고 짧은 기간에 할 수 있는 일이 생기면 무조건 달려가서 용돈을 벌었어요. 교과서 만드는 공장에 가서 책 포장하고, 슈퍼마켓 판매대에서 물건 팔고… 그래도 그땐 고생이라는 생각을 못했어요. 다들 그렇게 하니까요.”
자신은 그렇게 씩씩하게 3년을 보냈지만 포기할 수 없는 꿈 때문에 부모의 속을 많이 썩였다고 한다.

“여자 코미디언이 백 덤블링 같은 걸 하면 재밌을 것 같아서 기계체조를 배우다가 다리를 다친 적이 있어요. 두세 달 간 꼼짝 못하고 집에 내려가 누워 있었죠. 부모님이 처음엔 별말씀을 안 하시다가 나중엔 ‘선봐서 시집가라’는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런 게 가슴 아팠어요.”

“처음 비호감 소리 들었을 땐 충격… 이젠 장점으로 밀고 나갈 것”
‘비호감 개그’로 인기몰이하는 개그우먼 신봉선

그가 바라던 개그우먼이 된 것은 지난해. 오랫동안 바라왔던 일인 만큼 열심히 했다. 데뷔 4개월 만에 ‘개그 콘서트’ ‘연예의 조건’으로 처음 얼굴을 알린 그는 이후 ‘봉숭아 학당’에서 잘난 체하는 비호감 연예인 봉선 역을 맡아 인기를 얻어 지난해 신인상도 탔다.
“신인상 받으면 몇 년 못 간다는 말이 있어요. 특정한 캐릭터로 한 번 웃기기는 쉽지만 그 이후에도 계속 그 수준으로 사람들을 웃기는 건 더 어렵다는 걸 실감해요.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선배들을 더 존경하게 됐고요.”
현재 잘난 체하는 비호감 캐릭터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자신이 ‘비호감’으로 불릴지 몰랐다고 한다.
“제가 ‘봉숭아 학당’에서 맡은 컨셉트가 ‘잘난 체하는 연예인’이거든요. 그래서 머리스타일도 오드리 헵번 스타일로 예쁘게 했고요. 근데 사람들은 그걸 아줌마 역할로 봐요. 게시판에 ‘신봉선씨 아이는 몇이냐’ 하는 글이 올라오죠(웃음). 저는 제가 비호감 외모인지 몰랐어요. 그래서 처음 ‘비호감’ 소리를 들었을 땐 충격이었죠.(웃음).”
그러면서 어머니뻘 되는 탤런트 이숙과 닮아 함께 무대에 올랐던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두 사람은 아담한 키에 마름모 꼴 얼굴형, 살짝 올라간 눈 꼬리가 닮았다.
“워낙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이숙씨가 저희 ‘개그콘서트’에 한 번 출연한 적이 있어요. 사실 전 별로 닮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처음 만났을 때 한 3초간 둘 다 말을 못했어요. ‘아…’ 이러면서(웃음). 확실히 닮긴 닮았더라고요.”
하지만 한때 인터넷에서 ‘신봉선 평소 얼굴’이라는 사진이 화제가 됐을 만큼 그의 외모는 객관적으로 못생기진 않았다.
“그 인터넷 기사랑 사진이 뜨고 나서 개콘 식구들이 ‘너, △△ 뉴스 최대 주주지?’ ‘기자 돈으로 매수했냐?’면서 놀려요(웃음). 저는 예쁘진 않지만 평범한 얼굴이라고 생각했는데 TV 나오면서 예전에 없었던 외모에 대한 열등감이 커졌어요. 누가 절 쳐다보면 ‘못생겨서 그러나’하면서 위축되고, 화면 보면 튀어나온 입의 각도 같은 게 신경 쓰이고(웃음)… 솔직히 예쁜 거 참 부럽죠. 예쁘면 반응이 다르더라고요. 한 예로 저희 개그맨들도 포털 검색순위 같은 거 은근히 신경 쓰는데, 예쁜 친구들이 개그를 하면 단번에 상위권으로 올라가요(웃음). 처음에는 부러웠는데, 그렇다고 제가 고치면 뭐 얼마나 예뻐지겠어요. 그냥 어설프게 예뻐질 바에야 제 장점으로 밀고 살아야죠.”
마지막으로 멈추지 않고 치솟는 그의 ‘어처구니없는 몸값’에 대해 물었다. 그 몸값의 끝은 어디일까.
“동기들이 몸값이 백억으로 뛰면 파티를 해준다고 하더라고요. 지금까진 한주에 1, 2억씩 올렸는데 좀 더 빨리 올리려고요. 몸값 백억으로 뛰는 거 얼마 안 남았어요(웃음).”

여성동아 2006년 7월 5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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