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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2세와 ‘비밀 결혼설’ 유포 네티즌 고소한 김태희

기획·송화선 기자 / 글·김순희‘자유기고가’ / 사진ㆍ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6.07.24 16:15:00

갖가지 소문이 끊이지 않는 곳이 연예계다. 이번엔 서울대 출신으로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톱스타 김태희가 표적이 됐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재벌 2세와의 결혼설이 떠돌고 있는 것. 지난 6월 초 김태희 측이 소문을 퍼뜨린 네티즌들을 고소하면서 이 사건은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재벌 2세와 ‘비밀 결혼설’ 유포 네티즌 고소한 김태희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다.”
지난 6월8일 톱스타 김태희(26)가 인터넷을 통해 재벌 2세 경영인과의 결혼설 등을 퍼뜨리고 댓글을 단 네티즌 35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고소했다.
이 루머는 지난 연말부터 증권가에서 떠돌기 시작해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퍼져나갔다. 김태희가 지난 3월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저 어이없을 뿐”이라며 “이젠 ‘아니다’라고 대답하기에도 지쳤다”라고 소문을 일축했지만 김태희와 재벌 2세와의 결혼설은 잦아들지 않았다.

“재벌 2세 만난 적도 없는데 결혼이라니…”
김태희의 소속사인 나무엑터스 측은 “출처를 알 수 없는 재벌과의 열애설, 비밀 결혼설 등으로 인해 김태희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납득할 수 없는 얘기들과 확인되지 않은 추측들이 마치 사실인 양 유포되는 것을 더는 방관할 수 없다고 판단해 법적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김태희와 관련된 ‘비밀 결혼식’ 루머는 지난 5월23일 한국 축구대표팀과 세네갈 사이의 평가전 이후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일부 네티즌에 의해 구체적인 결혼식 장소와 날짜까지 거론되는 등 ‘발 없는 소문’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인터넷상에서 뜨겁게 달아오른 김태희의 결혼설에 기름을 부은 것은 김태희의 출국. 김태희가 어학연수와 휴식을 겸해 한 달 동안 미국에 머문다는 내용이 한 언론에 보도되자 일부 네티즌들은 “비밀리에 결혼하고 신혼여행을 떠난 것”이라고 소문을 확대 재생산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6월5일 언니와 함께 미국행 비행기를 탄 김태희는 자신의 출국이 뜬소문에 ‘불쏘시개’ 역할을 한 사실을 뒤늦게 알고 강경대응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희는 소속사를 통해 “결혼 상대자로 알려진 재벌 2세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고 부모님도 마찬가지다”라며 “법적인 조치를 취해 이번 일에 종지부를 찍고 싶다”고 밝혔다.
김태희 측은 “재벌 2세와의 끊임없는 소문 때문에 몹시 괴로워했고 고통에 시달렸다”며 “데뷔한 이후 소문의 상대인 재벌기업의 모델로조차 활동한 적이 없기 때문에 얼굴을 마주친 적도 없는데 도대체 왜 이런 악소문이 계속 떠도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함께 소문에 오르내리고 있는 재벌가 쪽에서도 “공식 석상에서나 사석에서나 단 한번도 김태희씨를 만난 적이 없다.”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상대 재벌 2세의 입장을 전하면서 “구태여 대응할 필요조차 없는 헛소문”이라고 일축했다.
상대 재벌 2세의 근황을 묻는 질문에는 “최근 술도 거의 마시지 않고 일에만 매진하고 있다. 아직 배워야 할 게 참 많다고 수시로 얘기한다”며 사적인 일에 신경 쓸 여유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태희의 소송에 대해서는 “사실 무근이므로 관계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재벌 2세와 ‘비밀 결혼설’ 유포 네티즌 고소한 김태희

재벌 2세와의 결혼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김태희.


이 소문을 처음 접했을 당시 김태희는 대중의 관심이 집중된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한번쯤 겪고 지나가는 ‘홍역’이라고 생각하며 무관심했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실체도 없는 소문이 마치 사실인 양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급기야 연예 관계자와 동료 연예인들까지 조심스럽게 “혹시 사실이냐”고 묻는 일이 잦아지면서 김태희는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다고.

김태희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겪는 고통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나무엑터스 측은 “(김태희의) 부모님들도 이 문제 때문에 화를 참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하고 있다”며 “이번 네티즌 고소사건을 계기로 연예계에 말도 안되는 루머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렸으면 좋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한 중견 여자탤런트 L씨는 연예인과 관련된 소문에 대해 “이미지로 ‘먹고사는’ 연예인에게 자신의 이미지에 먹칠하는 루머는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상당한 타격이 된다”며 “눈 딱 감고 ‘소문에 대해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강심장의 소유자들도 소문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되면 속앓이를 하게 된다”고 전했다.
“루머 때문에 연예계를 떠난 사람도 적지 않아요. 그와 반대로 맞대응해서 싸우는 경우도 있고요. 일부 연예인은 소문의 진원지를 스스로 찾아 나서기도 해요. 한 여자탤런트는 ‘어떤 남자와 사귄다’는 소문이 왜 났는지 직접 확인하고는 실소를 금치 못했다고 해요. 친구들과 어울려 밥 한 끼 먹었는데 그 남자가 ‘사귄다’고 소문을 내고 다닌 거죠. 공식석상에서 조금만 밝게 웃으며 남자와 인사를 나눠도 ‘사귄다’는 루머가 떠도는 곳이 연예계예요.”

김태희 모델로 기용한 기업들 “심각한 루머는 아니지만 신경 쓰인다”
김태희와 관련된 루머와 ‘고소’ 사건에 대해 연예 관계자뿐만 아니라 김태희를 모델로 기용하고 있는 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모델의 이미지가 제품의 이미지와 직결되며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3년째 김태희를 모델로 기용하고 있는 한 기업체의 광고담당자는 6월15일 전화통화에서 “소문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며 “항간에 떠도는 루머 때문에 모델을 교체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실 여부를 떠나 이런 소문이 나도는 것이 기업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 관련 부서 담당자들은 인터넷을 검색하고 소문의 수준을 파악하기도 했다고.
“저희 업체뿐 아니라 김태희씨를 모델로 내세운 회사는 다 똑같은 심정일 겁니다. 대부분 광고주들이 모델과 계약할 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경우 계약취소와 함께 위약금을 물도록 하는 계약서를 작성하거든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죠. 그런데 이번 김태희씨 관련 루머는 이와는 거리가 멀어요. 광고주들은 하루빨리 소문이 가라앉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올 하반기 개봉 예정인 영화 ‘중천’ 촬영에서 정우성과 함께 무협 멜로물의 주인공으로 변신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김태희 측은 “6월14일 고소인의 대리인인 변호사가 경찰에 출두해 사건 경위에 대해 진술했다”고 밝혔다. 사건을 담당한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건이라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며 “수사결과를 지켜보라”고 말했다.
톱스타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에서 ‘홍역’을 톡톡히 치르고 있는 김태희.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그가 한 달 동안의 미국 연수를 마치고 밝은 모습으로 다시 팬들 앞에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성동아 2006년 7월 5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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