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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별책 부록│초·중등생 학습법 大백과

‘영어공부 늦게 시작한 아이에게 효과적인 공부법’

두 아들 3년 만에 토익 만점 우등생으로 만든 엄마 이현숙

입력 2006.06.27 16:06:00

‘영어공부 늦게 시작한 아이에게 효과적인 공부법’

“어유, 우리 성준이는 초등학교 5학년이 되도록 ABC도 제대로 몰랐어요. 사실 영어만 못하는 게 아니라 전반적으로 문제가 있었죠.”
이제야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동안 이현숙씨(46)는 토익 만점 형제 새벽(16)·성준(13)군을 키우면서 무척이나 속을 끓였다고 한다. 그간 가정문제로 신경 써주지 못한 두 아이를 2003년부터 다잡아 키우면서 심한 마음고생을 한 것.
새벽군은 그래도 어느 정도 학교교육을 따라가는 수준이었지만 성준군은 모든 것이 뒤떨어진 상태였다. 그중에서 성준군의 가장 큰 문제는 학습의욕 저하였다. 그저 TV나 보고 컴퓨터 게임을 하며 빈둥거리는 생활에 익숙해져 제자리에 앉아 책을 보고 공부하는 것 자체를 견디지 못한 것. 수업시간에도 계속 돌아다녀서 나중에는 선생님이 전학을 권고할 정도였다.
기본적인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성준군은 위해 가장 먼저 권한 것은 운동. 남자아이이니 운동을 통해서 기본적으로 억눌린 스트레스를 풀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운동과 같이 시작한 것은 바이올린 레슨이었다.
“성준이는 심한 개구쟁이였는데, 또래와는 달리 대중가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대신 클래식을 즐겨 들었는데, 모차르트의 곡을 금방 구분해내는 재능이 있더라고요. 나중에 영어를 공부할 때도 아이가 발음을 잘 구분하는 걸 보고 ‘성준이에게 듣는 귀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학습의욕 전혀 없던 아이에게 운동과 바이올린부터 가르쳐
이씨는 성준군에게 학교 공부를 강요하지 않았다. 아이가 숙제를 하지 않거나 수업시간에 돌아다녀도 그냥 내버려뒀다. 그저 테니스와 바이올린 레슨만 시키고 다른 분야에 대한 엄마의 욕심은 접었다. 성준군은 그렇게 5학년 1학기를 보낸 후, 2학기부터 영어공부를 시작했다.
“새벽이와 성준이를 공부시키기 위해 아예 영어학원을 차렸어요. 작은 학원을 시작하면서 새벽이와 성준이도 함께 수업을 받게 했죠.”
하지만 이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다. 책을 보며 공부하는 것을 거부하는 두 아이를 책상 앞에 앉히기까지가 쉽지 않았던 것.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하루 두 시간씩 영어수업을 듣되, 다른 공부는 안 해도 된다는 조건을 걸었다.
이씨는 수업시간에 천장만 멍하니 보거나 삐딱한 자세로 앉아 있는 두 아이를 볼 때마다 매를 들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매를 대는 순간 더 이상 방법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한번 매로 다스리기 시작하면, 그 다음부터는 매를 대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아이들이 ‘매로 때우면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될까봐요. 아이가 천장을 봐도 ‘그래 졸지만 않으면 하나라도 듣겠지’ 하며 참고, 삐딱하게 앉아도 ‘앉아있는 게 어디야’ 하고 생각했어요.”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두 달 동안 가장 쉬운 문법책 한 권을 뗐다. 새벽군은 어느 정도 영어를 아는 상태여서 수업이 가능했지만, 성준군의 경우 ABC도 몰라 수업을 한 번 듣고 이해하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했다고. 그래서 이씨는 성준군이 두 차례 똑같은 과정을 반복하도록 시켰다.
“가장 쉬운 걸 두 번 되풀이하자 그 내용만큼은 잘 알더라고요. 이렇게 넉 달을 공부하면서 영어에 대해 자신감이 붙으니까 성준이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어요. 여전히 학교에 가면 수업시간에 돌아다녔지만 그래도 영어수업 시간만큼은 앉아서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요.”
새벽·성준 형제가 영어공부를 시작하면서 그들의 생활 태도도 서서히 변해갔다. 영어만큼은 스스로 공부하기 시작한 것. 그러던 중 두 형제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토익브릿지라는 시험에 도전하게 됐다.
“사실 저는 토익 같은 시험에 목숨 거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다만 성준이가 토익브릿지에서 만점을 받으면 70만원을 준다는 사실을 알고는 스스로 도전한 거죠. 근데 진짜 만점을 받은 거예요. 그때가 공부를 시작한 지 1년이 좀 지난 6학년 말 무렵이었어요.”

‘영어공부 늦게 시작한 아이에게 효과적인 공부법’

영어공부에 재미를 붙인 새벽(왼쪽)·성준 형제는 다양한 영어소설을 거뜬히 읽어낸다.


물론 토익브릿지에서 만점을 받았지만 성준군은 여전히 학교 수업시간에 돌아다니는 문제아였고 다른 과목은 거의 낙제 상태였다고 한다.
새벽군은 지난해 토익에서 이미 만점을 받았다. 최연소 만점자인 동생에 비해 덜 알려져서 그렇지 새벽군의 만점도 세간의 화제였다. 형이 만점을 받은 후 성준군도 토익 공부에 열을 올려 지난 1월 만점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이현숙씨는 두 형제가 토익에서 만점을 받은 영어 수재가 된 것보다 두 아이가 자신의 길을 찾은 것이 더 반갑고 고맙다고 한다.
“성준이는 중학교 배치고사를 칠 때 수학에서 40점을 받았어요. 하지만 영어에서 두각을 나타낸 후 다른 과목 성적도 함께 오르기 시작했어요. 아이가 ‘스스로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입니다.”
형제는 지금도 다른 과목의 경우 과외를 받기는커녕 학원도 안 다닌다. 문제지나 참고서조차도 아이들이 꼭 필요하다고 졸라야만 겨우 한 권 사주는 정도다. 하지만 두 아이의 성적은 영어공부를 시작하면서 계속 오르고 있다고.
“새벽이는 2003년 당시 전교 50등 정도 했지만 영어공부를 시작한 후 성적이 급상승했어요. 결국 전교 1등으로 중학교를 졸업했어요. 그래서 광주과학고에 진학했지요.”
하지만 영어를 시작한 지 만 3년 만에 영어 수재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형제는 여전히 공부보다는 좋아하는 분야에 몰두하는 보통(?) 아이다.
“새벽이는 과학고에 진학한 후 수학문제를 왜 풀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어요. 제가 ‘너의 생각을 존중하겠다’고 말하자 새벽이는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준비하겠다’고 하더군요. 요즘 새벽이는 학교를 자퇴하고 취미인 테니스를 하루에 한 시간씩 열심히 치고 있답니다.”
성준군 역시 얼떨결에 영어 수재로 이름을 날리고 있지만, 여전히 “영어공부는 싫다”며 바이올린 연주에 몰두하고 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형의 뒤를 따라 학교를 중퇴했다.
이현숙씨는 앞으로 새벽·성준 형제가 어떤 길을 가게 될지는 모르지만 가능하면 모든 결정을 두 아들에게 맡기고 싶다고 한다.
“지금 뒤처진다고 영원히 열등생이 되는 건 아니에요.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거기에 집중하도록 돕는다면, 평범한 아이도 수재가 될 수 있어요. 새벽이와 성준이에게 영어는 바로 수재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고요. 영어를 익히며 공부하는 방법과 공부의 재미를 깨닫게 된 거죠.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목표를 향해 노력해가는 과정의 재미를 알면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제 길을 가게 됩니다.”

뒤처진 아이를 우등생으로 이끈 교육 원칙
▼ 아이의 특성을 파악하라 한자리에 앉아서 공부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분위기를 자주 바꿔가며 공부하는 아이도 있다. 가장 중요한 일은 내 아이가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 성준이는 수업시간에도 제자리에 앉아있지 못할 정도로 산만했지만 이씨는 그를 나무라지 않고 아이의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했다.
▼ 눈높이 교육을 실천하라 먼저 부모가 욕심을 버려야 한다. 아이는 수준이 낮은데 자꾸 어려운 교재만 내밀면 자연히 학습의욕이 떨어진다. 아무리 공부를 싫어하는 아이라도 하루에 단어 하나씩 외우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루에 단어를 하나씩만 외워도 1년이면 3백65개나 익힐 수 있는 것.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어렵지 가속도가 붙으면 하루에 1백 개의 단어를 외우는 날이 온다.
▼ 아이가 처질수록 하나만 확실히 잡는다 아이가 뒤떨어지면 부모의 마음은 자꾸 조급해진다. 그래서 이것저것 자꾸 시키게 되는데, 이럴 경우 죽도 밥도 되지 않는다. 이럴 때는 무엇이든 하나만 확실하게 밀어주는 게 좋다. 아이들은 하나만 확실하게 잘하게 되면 다른 것도 덩달아 열심히 한다.

▼ 아이의 능력을 믿고 인내하라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실천하기 힘든 게 아이의 능력을 믿는 것이다. 새벽·성준 형제에 대해 주변 사람들은 “누가 봐도 문제가 있다”고 했지만 엄마인 이씨는 두 아이에게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오늘 하나를 익히면 내일은 두 개를 알게 될 것이고, 1년 후에는 3백65개를 알게 될 거라고 믿었다. 아이의 능력을 믿으니 조급하지 않았고 아이를 다그치지도 않게 됐다.
▼ 남의 아이와 비교하지 마라 비교당하는 건 누구나 싫다. 누가 무엇을 잘하건 내 아이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특히나 내 아이의 단점과 다른 아이의 장점을 비교하는 것은 치명적이다. 비교하지 않아야 내 아이만의 장점이 보인다.
▼ 부모의 권위를 찾는다 권위적인 부모가 되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부모의 말을 신뢰할 수 있을 때, 아이들은 그것을 인정하고 따른다. 사실 새벽·성준 형제는 한창 반항하던 시절 아버지의 말을 그저 한귀로 흘려들었다. 그러나 아버지가 두 자녀와 영어공부를 늘 함께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아버지가 자신의 일에 누구보다 관심을 갖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아이들은 아버지의 조언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긴다고. 엄마 역시 아이들과 한 약속은 무엇이든 지키려고 애썼다.
▼ 학습환경을 단순하게 하라 이씨의 집에는 그 흔한 TV도 카세트도 없다. 참고서와 문제집도 별로 없다. 지나치게 많은 책과 도구가 때로는 자녀의 학습능력을 떨어뜨린다고 믿기 때문. ‘공부를 유별나게 하면 부담스러워진다’는 것이 이씨의 신조다. 그는 두 아이를 학원에 보내지 않고(현재 두 형제는 엄마의 학원에서도 강의를 듣지 않는다) 참고서나 문제집도 아이들이 여러 번 졸라야 겨우 한 권 사줄 정도다. 갖고 있는 문제집이 별로 없으니 아이들은 한 권이라도 완벽하게 풀어보려고 한다.
▼ 놀 때는 확실하게 논다 두 아들은 아직도 영화를 엄마와 함께 본다. 가족이 놀이동산에 가면, 개장 5분 전부터 줄을 섰다가 폐장시간에 나올 정도다. 신나게 놀 수 있는 능력이 곧 공부하는 에너지로 연결된다는 게 이씨의 생각이다.

여성동아 2006년 6월 5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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