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애니메이션 박물관 2층에 올라가면 세계 각국의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다. 2 애니메이션 기법 중 하나인 ‘핀스크린’을 체험할 수 있는 판. 3 영화의 효과음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의 소리 세계’.
강원도 중서부에 자리한 춘천은 산과 호수로 둘러싸인 낭만적인 도시다. 봉의산을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용화산, 서쪽으로는 화악산, 동쪽으로는 대룡산, 남쪽으로 금병산과 삼악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으며 그 산맥들 사이에 소양호, 춘천호, 의암호가 자리하고 있다.
춘천의 도로는 호수를 끼고 달리는 좁은 길과 도심을 가로지르는 넓은 길로 나뉜다. 춘천 입구에서 춘천댐·화천 방향으로 가는 403번 국도를 타고 호수의 정취를 만끽하며 좁은 도로를 달리다 보면 길옆으로 다채로운 문화공간이 모습을 드러낸다.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은 현암민속박물관인데 이곳 마당에서 바라보는 의암호의 풍경이 일품이므로 박물관 1층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를 하며 감상해보자. 식사를 마치고 도로를 좀 더 달리다 보면 첫 번째 여행지인 춘천 애니메이션박물관이 나온다.
만화역사 공부와 애니메이션 원리 체험
4 1920년대 사용됐던 종이 영사기. 5 1970년대 만화가게가 있는 마을 등을 꾸며놓아 촬영 세트 분위기를 풍기는 전시장.
춘천시 서면 현암리에 자리한 춘천 애니메이션박물관은 의암호수를 끼고 있는 3만6천여 평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를 갖춘 만화 박물관이다. 매년 가을이면 만화축제인 ‘춘천 애니타운 페스티벌’이 열린다.
박물관 1층에 들어서면 중앙 기둥을 감고 올라가는 필름 모형과 우리나라 최초의 만화영화인 ‘홍길동’을 촬영했던 조명 달린 카메라가 관람객을 반긴다. 카메라 오른쪽에 위치한 동그랗게 생긴 입구가 관람의 시작점. 마치 카메라 렌즈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설계됐다. 애니메이션 작업실을 모형화한 방을 지나면 인류가 맨 처음 그림을 그렸던 동굴인 ‘알타미라동굴’을 본떠 만든 공간이 나온다. 박물관의 첫 번째 체험공간으로 표지판에는 ‘매직실루엣 애니메이션’이라고 적혀 있다. 이곳에서는 잔상(보이던 대상물이 사라진 뒤에도 잠시 동안 그대로 시각에 남아있는 상) 효과에 의해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의 원리를 체험할 수 있다. 벽면을 향해 서면 잠시 후 반대편 벽에서 강한 불빛이 순식간에 터져 그림자가 남는 빛의 잔상을 체험할 수 있는 것. 잔상은 10분의 1초 동안 망막에 남아있는데 이 잔상이 사라지기 전에 바로 다음 동작을 이어붙이면 만화의 등장인물들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체험공간을 나오면 촬영 세트 분위기를 풍기는 전시장이 이어진다. ‘태권V’와 ‘황금날개’의 친필원고가 전시돼 있으며 70년대 만화가게가 있는 마을, 1971년 만화영화 ‘홍길동’을 최초로 상영했던 극장 단성사 등이 옛 모습 그대로 꾸며져 있다. 단성사 옆에 자리한 똘이네 가게에서는 필름 영사기가 나오기 전인 1920년대에 사용됐던 종이필름과 특수영사기를 구경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박물관 2층으로 올라가면 현대 애니메이션을 만날 수 있다. 북한관, 춘천관, 미국관, 일본관, 유럽관 등으로 나눠 세계 각국의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며, 현대적인 애니메이션 기법인 ‘핀스크린’을 체험할 수 있다. 핀스크린은 1933년 러시아인 알렉산더 알렉세예프가 ‘민둥산의 하룻밤’이라는 작품에서 처음 사용한 기법으로 판 위에 수천 개의 얇은 플라스틱핀을 꽂고 옆에서 비추는 조명과 핀의 움직임에 의해 나타나는 그림자를 이용해 흑백이나 회색빛의 부드러운 영상을 표현하는 것이다. 역동적인 모습을 쉽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장점. 핀을 손으로 눌러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 수도 있지만 몸의 움직임을 볼 수 있도록 몸동작을 만들어보는 것이 좋다.
마지막 체험은 영화의 효과음을 만들어보는 것. 화면에서 안내하는 대로 따라하면 되며 북이나 징 등 악기로 비 내리는 소리 등 다양한 소리를 만들 수 있다. 디지털 악기를 이용해 소리를 만드는 체험도 가능하다.
애니메이션박물관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이며 월요일과 공휴일 다음 날은 쉰다. 관람료는 어른 3천원, 어린이 2천원. 별도의 체험료는 없다. 문의 033-243-3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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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북산면 부귀리마을에서는 물안계곡을 따라 6km를 달리는 자전거 하이킹을 체험할 수 있다. 물안계곡을 따라 꼬불꼬불한 흙길을 달리며 싱그러운 공기를 마시면 몸과 마음이 개운해지고 더위도 가신다. 2 물안계곡 주변에 피어있는 들꽃을 보며 자연 공부도 할 수 있다.
계곡 따라 달리는 시원한 자전거 하이킹 체험
박물관 구경이 끝났다면 이제 자연으로 돌아가 마음껏 즐길 차례다. 강원도 춘천시 북산면 부귀리에는 20여 가구 40여 명이 살고 있는 작은 산촌 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소양강 안쪽에 마을이 위치해 있어 ‘물안마을’로 불리며 남쪽으로는 소양호, 북쪽으로는 오봉산과 부용산이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소양강댐이 생기면서 가까운 길이 막혀 한참을 돌아서 들어가야 하는 오지가 됐지만 덕분에 때묻지 않은 자연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아침이면 소양호의 물안개가 마을을 감싸고, 일급수가 흐르는 물안계곡이 마을 산길을 따라 굽이굽이 펼쳐진다. 도시 생활에 스트레스를 받고 피로감이 쌓였다면 안성맞춤 휴식처인 셈. 아이들 역시 자연학습책을 보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생생한 생태체험을 할 수 있다.
물안계곡의 하이라이트는 계곡을 따라 6km 정도 달리는 자전거 하이킹. 계곡 입구로 들어서면 캠핑장으로 사용하는 폐교가 나온다. 운동장 입구에 자리한 천막이 자전거보관소로 그곳에서 자전거를 빌리면 된다. 자전거를 타고 물안계곡을 따라 꼬불꼬불한 흙길을 달리면 싱그러운 자연의 내음이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한다. 길가에 피어있는 들꽃과 이름 모를 풀들도 재미난 볼거리. 중간 중간 쉬면서 주변 풍광을 구경하거나 사진을 찍어도 재밌다.
3 부귀리마을에는 주방이 갖춰진 숙박시설이 있어 편안하게 쉴 수 있다. 4 자전거를 타고 물안계곡 상류에 도착하면 시원한 계곡물에서 물고기를 잡으며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5 부귀리마을은 때묻지 않은 자연의 모습이 고스란히 간직된 곳이다.
자전거를 타고 힘차게 달려 물안계곡 상류에 다다르면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꺽지, 쏘가리 등 신기한 물고기가 가득하고 하이킹 도중 쌓인 더위가 말끔히 가실 만큼 물이 차고 시원하다. 물속에 들어가 바위를 들썩이며 물고기몰이를 하는 아이들의 환호성이 하늘을 울린다. 바위에 걸터앉아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풋풋한 나무와 들꽃 내음을 맡아도 그만이다.
자전거 하이킹이 끝나면 마을을 돌아보며 두릅과 더덕 캐기, 논두렁 걸으며 집중력 키우기, 야생화 공부하기, 벌꿀 수확하기, 산나물 뜯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두릅 따기와 더덕 캐기는 수확한 만큼 돈을 내면 되고, 그 외의 프로그램은 1일 프로그램 가이드 비용으로 인원에 상관없이 한 그룹당 4만원을 내야 한다. 문의 033-244-0576
1 인형극을 관람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인형극 전문 극장인 춘천인형극장. 2 춘천인형극장에서는 직접 만든 인형을 가지고 그림자를 이용해 인형극을 할 수 있다. 3 4 6 춘천인형극장 바로 옆에 자리한 인형극박물관에는 꼭두각시놀음부터 막대인형, 손인형 등 다양한 인형이 전시돼 있다. 5 귀여운 모양의 대형 인형과 인형 집 등이 전시돼 있어 아이들이 무척 흥미 있어 한다.
2백여 개의 인형 구경과 움직이는 인형 만들기
춘천시 사농동에 자리한 춘천인형극장은 국내 유일의 인형극 전문 어린이극장. 2001년 개관한 뒤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으며, 매년 열리는 마임축제와 인형축제의 무대가 되고 있다. 올해 3월부터는 간단한 재료를 이용해 인형이나 생활소품을 만든 뒤 직접 인형극을 해볼 수 있는 ‘토요인형공작실’을 열고 있다.
토요인형공작실 수업이 벌어지는 대극장 로비에는 색종이와 풀, 가위, 연필 등 종이인형을 만들 재료가 준비돼 있다. 맨 처음 할 일은 종이에 원하는 모양의 밑그림을 그리는 것. 참가한 엄마들은 어릴 적 직접 종이인형을 그려서 갖고 놀던 추억이 떠오르는지 아이들보다 더 즐거워한다. 모양대로 밑그림을 오리고 양옆에 막대를 붙이면 그림자극 준비 끝. 커다란 얇은 종이 뒤쪽에 조명을 비추면 스크린도 준비 완료다.
인형과 스크린이 준비되면 상상의 나래를 펼쳐 이야기를 만든다. 가족 이야기, 친구 이야기, 동화 속 장면 패러디 등 어떤 이야기든지 상관없다. 대략적인 이야기를 만든 다음에는 아이와 역할을 나눠 직접 인형극을 해본다. 화면에 이리저리 움직이며 비춰지는 그림자 인형들의 모습을 보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신기해한다. 또 그림자극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림자의 원리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토요인형공작실 프로그램은 11월까지 주제를 바꿔가면서 진행될 예정이다. 오후 1~4시까지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참가비는 1천원. 춘천인형극장에서는 공연도 볼 수 있는데, 6월에는 ‘이야기 속에 이야기 숨었네 꽁꽁’(6월7~18일)과 ‘황소가 된 돌쇠’(6월20일~7월2일)가 공연된다.
직접 인형을 만들고 인형극을 해본 뒤에는 다양한 인형을 만날 수 있는 인형극박물관을 관람한다. 춘천인형극장 앞에 자리하고 있으며, 2백여 개의 인형과 인형극 관련 자료를 구경할 수 있다. 막대인형극실, 손인형극실, 줄인형극실, 그림자인형극실 등 테마별 인형 전시실을 두루 살펴본 뒤 인형 제작과정을 재연한 인형극 재료실과 인형을 직접 작동해볼 수 있는 체험관을 둘러본다. 중요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된 남사당패의 ‘꼭두각시놀음’이 전시된 전통인형극실은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좋아하는 곳.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이며 월요일은 휴관. 입장료는 어른과 어린이 모두 2천원이다. 춘천인형극장과 인형극박물관 문의 033-242-8450 www.chunchonpupp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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