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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스타들의 행복한 입양 ③

“수민이는 이 세상에서 얻은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에요” 윤석화

글·오진영‘자유기고가’ / 사진·동방사회복지회 제공

2006. 06. 21

지난 2003년 생후 2개월 된 남자아이를 입양해 화제를 모은 연극배우 윤석화. 한창 개구쟁이인 네 살배기 아들 수민이를 키우며 참사랑을 깨닫고 있다는 그는 미혼모와 입양가정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수민이는 이 세상에서 얻은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에요” 윤석화

“일하는 엄마로서 아이 돌보는 것이 쉽지만은 않아요. 하지만 엄마라는 이름으로 어려움과 고단함을 이겨내는 저 자신을 보면서 새삼 사랑의 힘을 깨닫곤 합니다. 제가 괜찮은 인간이라는 자부심도 느끼게 하고요.”
연극배우 윤석화(50)가 아들 수민이를 입양한 건 지난 2003년 ‘위탁모 체험’을 주제로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다. 당시 생후 2개월이던 수민이는 그의 눈앞에 ‘우연을 가장한 필연처럼’ 다가왔다고 한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결혼했던 그는 아이를 간절히 원했지만 뜻대로 임신이 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시도했던 인공수정마저 실패하고 ‘내 인생에는 아이는 없나보다’ 하고 체념하고 있을 무렵 수민이를 만났는데, 한눈에 보고 입양을 결심할 수 있었을 만큼 아이에게서 강한 끌림이 느껴졌다고 한다.
네 살배기 수민이는 또래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잠시도 가만있지 않으려는 개구쟁이. 그는 “나이 많은 엄마라 힘에 부친다”며 미소를 지었다.
“지금이 엄마의 존재를 알고 모든 걸 엄마에게 의지하려고 하는 나이래요. 아이가 조르는 대로 하루에도 몇 번씩 아이를 업고 계단을 오르내리려면 허리가 휠 것 같아요(웃음). 그래도 우리 수민이는 저 자신도 미처 몰랐던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해준 기특한 아들이에요.”
윤석화는 아이를 한 명 더 입양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한다. “수민이가 그랬듯이 두 번째 아이도 하늘의 뜻에 맡긴다”고 말하는 그는 얼마 전 수민이 누나뻘 되는 여자아이를 입양하려 했으나 입양절차를 밟던 중 아이의 친아빠가 친자포기를 하지 않아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고. 그 일이 있고 며칠 뒤 “수민이와 똑 닮은 아이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입양기관으로 다시 달려갔지만 남편과 의논하는 사이 아이는 해외로 입양됐다고 한다.

“입양은 미혼모의 자립을 돕고, 어린아이의 새 삶을 열어주는 희망의 손길이에요”
윤석화는 지난 4월 연극인생 30주년 기념공연 ‘어메이징 그레이스’의 수익금 5천만원을 동방사회복지회, 애란원에 나눠 기부했다. 이 성금은 국내 입양기금과 미혼모의 집 건립을 위해 쓰일 예정이라고 한다. 그는 “입양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가 미혼모”라며 “미혼모들이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도록 자립을 도와주는 한편, 입양 단체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수민이를 입양하기 전까지 미혼모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었다고 고백하는 그는 미혼모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결과 모든 것이 어른들의 잘못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또한 그는 입양가정에 대한 정부 지원이 저출산 극복 방안의 하나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입양 자체를 지원 대상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자녀 숫자가 많을수록 지원을 늘리는 복지정책이 입양가정에도 적용돼야 한다는 것.
“입양은 어린 미혼모들의 절망을 달래주고 아이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희망의 손길이라 생각하고요. 제가 직접 아이를 키워보니까 아이를 배로 낳느냐 가슴으로 낳느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해준 엄마란 이름이야말로 제가 이 세상에서 얻은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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