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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딸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사는 안정훈·허승연 부부

“궁합 볼 때마다‘천생연분’소리 듣곤 곁눈질 한번 없이 결혼, 닮은꼴 네 식구가 단란하게 살아요”

글ㆍ김유림 기자 / 사진ㆍ박해윤 기자

입력 2006.06.19 11:39:00

98년 결혼해 여덟 살, 세 살배기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안정훈ㆍ허승연 부부. 이들 부부를 만나 단란한 가정생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두 딸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사는 안정훈·허승연 부부

탤런트 안정훈(37)이 운영하는 홈페이지 유패밀리(www. ufamily.co.kr)에는 이들 가족의 행복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첫째 딸 수빈이와 세 살배기 둘째 딸 서연이, 9년 열애 끝에 결혼한 아내 허승연씨(36)의 사진에서 이들 가족의 단란한 일상이 그대로 느껴진다. 안정훈은 컴맹에서 탈출한지 얼마 안 된 초보 네티즌이지만 홈페이지 운영에 푹 빠져있다고 말한다.
“동료 탤런트의 소개로 처음 유패밀리 사이트를 알게 됐는데, 하면 할수록 재미가 붙더라고요. 아이들 사진도 마음껏 찍어 올릴 수 있고 지인들과도 온라인 공간에서 만나면 또 새롭거든요. 가족과 함께 사이트를 관리하면서 집안 분위기가 더욱 밝아지는 것 같아요.”
초여름 햇살이 가득한 오후 서울 압구정동에 자리한 그의 집에 들어서는 순간 두 명의 예쁜 공주가 기자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엄마 아빠를 골고루 닮은 수빈이와 서연이가 그 주인공으로 분홍색 원피스를 맞춰 입은 두 아이는 ‘배꼽인사(손을 배꼽에 대고 공손히 인사하는 것)’를 하며 해맑게 웃었다. 안정훈 부부는 존댓말을 사용했는데 자연스럽게 들렸다. “언제부터 존댓말을 쓰기 시작했냐”고 묻자 안정훈이 “아내에게 잘못할 때마다 애교로 존댓말을 했는데 이제는 서로 버릇이 됐다”고 답했다.

“아내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이 제 인생 철칙 중 하나예요”
지난 4월 중순 막을 내린 뮤지컬 ‘행진! 와이키키 브라더스’에 주인공 성우로 출연해 열정적인 노래와 댄스를 선보인 그는 예전에 비해 한결 밝고 건강한 모습이었다. 한달 넘게 매일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계속된 노래와 안무 연습 덕분에 몸무게가 10kg이나 빠져 몸이 가벼워졌다고.
뮤지컬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평소 노래에 일가견이 있는 그는 90년대 초반 개인 앨범을 두 장 발표하고 가수로도 활동한 적이 있다.
“이번 뮤지컬에서 전인권의 ‘사랑한 후에’, 조용필의 ‘미지의 세계’ 구창모의 ‘어쩌다 마주친 그대’ 등 70·80년대 사랑받은 주옥같은 노래들을 불렀어요. 노래를 완벽하게 소화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무대 위에서 노래하며 연기하는 동안 ‘정말 살아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죠. 그 동안 너무 평범하고 편안하게 연기생활을 해 왔다는 생각에 반성도 많이 했고요. 다시 드라마로 돌아가더라도 지금 무대 위에서 발산하는 열정만큼 최선을 다하자는 다짐을 했어요.”
아역 연기자로 시작해 올해로 연기경력 28년째를 맞는 안정훈. 그는 5월 초부터 방영된 MBC 사극 ‘주몽’과 KBS 드라마 ‘열아홉 순정’에 동시에 출연 중이다. ‘주몽’에서는 주인공 주몽의 친구로 활을 잘 쏘고 무예에 능한 마리 역을 맡았고, ‘열아홉 순정’에서는 몇 년 동안 고시에 낙방한 끝에 전업주부가 되는 남편 역을 맡았다.
작품을 선택할 때마다 그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은 바로 아내라고 한다. 연기자인 그보다 작품을 고르는 안목이 높아 아내가 추천한 역할을 맡으면 대부분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또한 스타가 될 만한 신인연기자들을 잘 집어내 농담 삼아 아내에게 “매니지먼트사를 차려보는 게 어떻겠냐”는 권유를 한 적도 있다고 한다.
“제 인생의 중심에는 항상 아내가 있어요. 아내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이 인생 철칙 중 하나이고 아내가 하지 말라는 것은 절대 안해요(웃음). 어느 책을 보니까 성공한 사람들의 원칙 중 첫 번째가 ‘아내의 말을 들어라’이더라고요.”

“부부싸움 하고 나면 남편과 헤어지는 꿈꾸는 징크스 있어요”
두 딸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사는 안정훈·허승연 부부

9년 열애 끝에 결혼해 결혼 생활 9년 차에 접어든 안정훈·허승연 부부는 오랜 시간 함께 하며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고 있다.


지난 98년 결혼한 두 사람은 80년대 말 안정훈이 KBS 쇼 프로그램 ‘젊음의 행진’ 진행을 맡아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시절 지인의 소개로 만났다고 한다. 당시 안정훈은 어머니를 여의고 많이 힘들어했는데 허씨가 그의 옆에서 인생의 조언자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다고. 친구의 감정으로 시작한 인연은 결국 결혼으로 이어졌고 어느덧 결혼 생활 9년차에 접어들었다. 두 사람은 결혼 전 스무 번 넘게 궁합을 봤는데 볼 때마다 ‘천생연분’이라는 소리를 들어 연애하는 동안에도 서로 한 눈 한번 팔지 않았다고 한다.
“저는 이상한 징크스가 있어요. 부부싸움을 크게 하고나면 어김없이 남편과 헤어지는 꿈을 꿔요. 며칠 전에도 괜히 혼자 화가 나서 남편과 대화를 안 한 적이 있는데, 사흘째 되는 날 낮잠을 자다가 남편이 다른 여자와 결혼하는 꿈을 꾸고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가슴이 뻐근할 정도로 울고 나서야 정신이 들었죠. 그러고는 바로 남편한테 생글생글 웃으면서 말을 붙였어요(웃음).”
안정훈은 다정다감한 남편이자 아빠인데 가끔 아이들에게 엄하게 대할 때도 있다고 한다. 특히 첫째 수빈이가 버릇없는 행동을 할 때면 가차 없이 벌을 세우고 훈계를 한다고. “일부러 수빈이의 기를 많이 죽이는 편”이라고 말하는 그는 학교에 입학해 처음으로 사회를 접하기 시작한 아이가 자만하거나 자기중심적인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엄하게 대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부인 허씨는 남편과 생각이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남편의 말대로 아이를 겸손하게 키워야한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자신감이 더욱 중요하게 느껴진다는 것. 아이가 너무 기가 죽으면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신감 있는 아이가 뭐든 잘 한다”고 말하는 허씨는 수학학원을 경영한 노하우를 살려 수빈이의 공부를 직접 봐주고 있다고.
“과외 선생님도 좋지만 어린 아이들의 경우는 엄마가 봐주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내 아이의 부족한 점이 뭐고 잘하는 게 뭔지를 제대로 알 수 있거든요. 제가 직접 공부를 가르친다고 하면 주위에서는 ‘힘들겠다’고 말하지만 저는 아이가 문제 하나하나를 풀 때마다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물론 잘 못 풀면 속상해서 아이를 윽박지르기도 하지만요. 덕분에 계모라는 소리도 들어봤어요(웃음).”

“애교덩어리 두 딸 덕분에 집에 들어오는 것 자체가 즐거워요”
두 딸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사는 안정훈·허승연 부부

허씨는 아이가 어릴 때는 사교육의 필요성을 못 느꼈지만 주변 또래 아이들과 비교하면서 어쩔 수 없이 극성 엄마로 변했다고 한다. 수빈이는 현재 영어, 수영, 피아노를 배우고 있는데 특히 영어를 좋아한다고. 어려서부터 말이 빠르고 어휘력이 풍부해 일찌감치 영어를 가르쳤더니 지금은 발음이 수준급이라고 한다.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그가 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위로는 가슴으로 꼭 안아주는 것. 그런 뒤 아이에게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너는 뭐든지 잘 할 수 있어”라고 말하며 용기를 준다고 한다.
부부는 둘째를 늦게 낳은 이유도 수빈이가 동생이 생기면 혼자였을 때에 비해 부모의 사랑을 조금밖에 받지 못한다고 느낄까봐서라고 한다. 그런데 어느날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놀다 급하게 집으로 뛰어 들어온 수빈이가 엄마아빠에게 “난 왜 동생이 없어”라고 묻고는 그때부터 무작정 동생을 낳아 달라고 떼를 써 부랴부랴 아기 만들기에 돌입, 자신들의 결혼기념일이자 어린이날인 2004년 5월5일 둘째 서연이를 얻었다. 첫째를 제왕절개 해 낳은 뒤 계속 몸이 좋지 않았던 허씨는 둘째를 자연분만하고 난 뒤 건강까지 되찾았다고 한다.

두 딸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사는 안정훈·허승연 부부

안정훈 부부에게 가장 소중한 보물인 서연이와 수빈이.


“둘째는 그야말로 ‘애교덩어리’에요. 낯선 사람을 보고도 잘 웃고 행동 하나하나가 다 귀엽거든요. 눈치도 빨라서 투정을 부리다가도 아빠가 혼을 내면 금세 눈물을 멈추고 애교를 피워요. 그러다보니 은연중에 수빈이가 소외감을 느낄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언젠가 한번은 둘째의 재롱을 넋을 놓고 보던 중 낙심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수빈이를 보고 가슴이 아팠어요. 부모가 아무리 편애하지 않는다 해도 아이들의 느낌은 정확하잖아요. 얼마나 미안하던지, 그 뒤로는 큰 아이와 입도 많이 맞추고 더 예뻐해 주려고 노력해요.”
예쁜 두 딸 덕분에 집에 들어오는 것 자체가 즐겁다고 말하는 안정훈은 아들에 대한 욕심은 전혀 없다고 한다. 여자 아이들을 키우며 느끼는 잔잔한 행복이 남다르다는 것. 하지만 부인 허씨는 요즘 들어 남자 아이들 옷이 자꾸 눈에 들어오고 지나가는 남자 아이들을 보면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며 셋째를 낳고 싶다는 뜻을 살짝 비쳤다.
“둘 중 한명이라도 연기자로 키울 생각은 없냐”고 묻자 부부는 “아이의 의사에 맡기겠다”고 입을 모았다. 안정훈은 “아역 배우 출신으로 겪은 어려움들을 생각해 보면 아이들은 그 나이에 맞게 자라는 게 가장 좋고, 연예인이 된다 하더라도 학업을 다 마친 뒤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결혼 전 해마다 결혼기념일에 가족여행을 가기로 약속을 했지만 지금까지 그 약속을 몇 번 지키지 못했다고 한다. 드라마 촬영 등 일 때문에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
“대스타가 되길 바라거나 분에 넘치는 부를 원치 않는다”고 말하는 두 사람은 소박하고 털털한 성격마저 꼭 닮은 천생연분이었다.

여성동아 2006년 6월 5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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