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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Art in life

처음 시작하는 ‘저가’그림수집

예술작품을 쇼핑한다~

글·구가인 기자 / 사진·박해윤 기자

2006. 05. 24

최근 중저가 그림시장이 확대되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작가의 작품을 구입하는 게 가능해졌다.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사듯 예술작품을 쇼핑할 수 있는 그림가게, ‘쌈지 아트마트’에 다녀왔다.

처음 시작하는 ‘저가’그림수집

그림을 산다?! 왠지 TV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이야기 같다. 클래식 음악이 조용히 흐르는 화랑에서 우아하게 팔짱을 끼고 예술작품을 감상하다가 간혹 몇몇 작품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는 15도 각도로 갸웃거리는 귀부인의 모습이랄까.
실제로 ‘작품’이라 일컬어지는 많은 그림들의 가격대는 일반인이 접하기에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작가에 따라, 그림의 가치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일반적으로 화랑에서 거래되는 그림들은 대부분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작품일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제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는 가격으로 그림도 쇼핑할 수 있게 됐다. 화랑들이 문턱 낮추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
서울 인사동 쌈지길 지하 1층 ‘쌈지 아트마트’(02-736-0088)는 그중 대표적인 곳이다.(올해 5월부터 쌈지길 3층 카페 ‘숨’과 홍대 앞 ‘스타벅스’로 확대 예정) ‘그림 슈퍼마켓’이라는 모토를 걸고 지난 3월 문을 연 이곳에 전시된 작품의 가격은 최저 2만원부터 최고 1백만원까지(액자가격 포함). 가격만 보면 일반인도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가격이 저렴하다고 작품의 질이 낮은 건 아니다. 큐레이터 양금옥씨는 “화랑이 가져가는 몫을 줄이고 작은 공간에 많은 그림을 전시했기 때문에 가격이 대폭 낮아진 것일 뿐, 가격과 질은 무관하다”고 설명한다.
이불, 김원숙, 김수자, 윤석남, 이수경 등 중견작가와 최두수, 조은희, 김진경, 낸시 랭, 강영민 등 화단에서 인정받는 젊은 작가를 포함해 총 60여 명의 페인팅, 드로잉, 사진, 판화 등 다양한 작품을 감상하고 즉석에서 구입할 수 있다. 게다가 일반 슈퍼마켓처럼 신용카드 할부혜택과 교환, 지방의 경우 우편배달 서비스까지 가능하다고.
하나의 작품에는 작가가 품고 있는 ‘특별한 세계’가 들어 있다고 한다. 작품을 소유하는 일은 그 ‘특별한 세계’를 가까이서 공유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올 봄에는 백화점 쇼핑과 함께 그림 쇼핑에도 나서보자. 한 벌의 옷이 스타일을 돋보이게 한다면, 익숙한 공간에 걸린 한 점의 그림으로 통하게 된 ‘특별한 세계’는 두고두고 삶을 풍요롭게 해주지 않을까.
처음 시작하는 ‘저가’그림수집

01 박병춘, 국화, 35만원.02 강영민, 조는 하트, 태극기, 20만원.03 조은희, 경계의 바다로, 35만원.04 박병춘, 민들레장갑, 50만원(개당).05 한젬마, 지퍼백, 9만5천원.06 낸시랭, 분유, 1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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