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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사랑의 모임

1백20명의 암 완치자 & 가족들이 만든 암 환자 자원봉사단

기획·이남희 기자 / 글·장옥경‘자유기고가’ / 사진·홍중식 기자

2006. 05. 11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암과의 사투에서 이긴 암 완치자들이 암으로 고통받는 다른 환자들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지난 4월13일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통합암센터에서 1백20명의 암 환자와 가족들이 자원봉사단을 결성, ‘암 환자 자원봉사단’ 발대식을 가졌다.

1백20명의 암 완치자 & 가족들이 만든 암 환자 자원봉사단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통합암센터 자원봉사단 발대식에 참석한 1백20명의 관계자들.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위치한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은 양·한방 협진을 표방하며 5월부터 진료를 시작한다. 지난 4월 중순, 이 병원 4층 강당에서 몇 개월밖에 살 수 없다는 ‘사망선고’를 받았던 암 환자들과 그 가족들이 모여 ‘암 환자 자원봉사단’ 발대식을 가졌다. 암과의 힘겨운 싸움 끝에 기적을 체험한 암 환자들은 ‘언제 그런 큰 병을 앓았나’ 싶게 밝고 활기찬 모습이었다. 이들은 생사의 갈림길에서 당당하게 ‘귀환’에 성공, 다시 얻게 된 인생을 봉사하며 살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이날 행사에는 자원봉사단 단장으로 선출된 대한암환우협회 배강수 회장과 김효선 부단장, 동서신의학병원 유명철 원장 등 병원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봉사단의 ‘사랑의 선서’와 위촉패 전달식으로 행사의 화려한 막이 올랐다.
“암으로 인해 하루에도 몇 번씩 천국과 지옥을 드나들고 생의 마지막까지 고통받는 환우들에게 든든한 마음의 봉사요원이 되고 싶습니다.”
암 세포가 폐에서 뼈로 전이된 ‘폐암말기’ 상태에서 9년째 건강한 삶을 꾸려가고 있는 배강수 단장은 선서식에 이은 인사말에서 “오늘 발족하는 암 환자 자원봉사단 요원들 역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건강을 회복한 사람들”이라며 동병상련의 마음을 드러냈다.

암 환자 치료 위해 3억원 기탁, 암 완치자들 중심으로 금강산 등반도 계획
이 봉사단은 암 선고를 받고 이겨낸 사람이 전체 단원 1백20명 중 57명이나 된다. 부단장 김효선씨(60)는 림프종 진단을 받고 사경을 헤매다 건강을 되찾았다. 여성암 완치봉사팀장인 정미자씨는 폐 전이암 치료에, 소아암 봉사팀장인 이제현씨는 백혈병 치료에 성공했다. 이들은 5월 병원 개원과 함께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배 단장은 봉사단이 지켜야 할 덕목을 꼼꼼히 짚어줬다.
“첫째, 암 환우들과 ‘행복의 대화’가 꼭 필요합니다. 둘째, 암 환우들의 지친 심신을 풀어주는 데 도움을 줘야 합니다. 특히 같은 암을 먼저 앓고 치료에 성공한 봉사단 요원들의 체험담은 현재 암을 앓고 있는 환우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될 뿐 아니라, 그들의 불안하고 쇠약한 심신을 편안하게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암 투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라고 말하는 배 단장은 “암 환자들이 절대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조언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봉사단은 지금껏 모은 3억원을 암 환자 치료를 위한 성금으로 기탁했다. 봉사단의 암 완치자들은 자신이 정상인보다 더 건강하게 살아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오는 6월 금강산을 등반하는 일정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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