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살 나이차를 뛰어넘어 결혼한 이승환·채림 커플이 갑작스레 결별, 충격을 던졌다.
가수 이승환(41)과 탤런트 채림(27)이 지난 3월31일 전격 이혼, 3년여간의 짧은 결혼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승환 소속사 측은 이날 “이승환과 채림이 3월30일 전화통화를 통해 이혼에 합의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12월부터 별거에 들어갔으며 약 4개월에 걸쳐 신중히 생각을 정리한 끝에 이혼 결정을 내렸다” 고 밝혔다. 공식적인 이혼 사유는 성격 차이.
이들 부부의 이혼 소식이 전해지자 팬들은 물론 동료 연예인들도 큰 충격에 휩싸였다. 더욱이 채림은 드라마 ‘탕차오미스’ 촬영차 중국에 머물고 있고 이승환은 일체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있어 이혼 배경을 둘러싼 궁금증은 나날이 증폭되고 있다. 교제 사실을 공표할 때부터 이혼 발표 직전까지 늘 다정한 모습을 보여왔던 이들 부부가 성격 차이로 이혼했다고 믿기에는 왠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기 때문.
두 사람의 만남은 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채림에게 호감을 갖고 있던 이승환이 탤런트 김선아에게 다리를 놓아 줄 것을 부탁했고 결국 김선아의 생일파티에서 첫 만남을 가진 두 사람은 조심스럽게 사랑을 키우다가 2003년 5월24일 백년가약을 맺었다.
결혼 전 채림이 출연했던 드라마 장면에 자신이 만든 노래를 곁들여 뮤직비디오를 만들 정도로 채림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던 이승환은 결혼 후에도 자주 이벤트를 만들어 아내를 행복하게 해준 것으로 유명하다. 채림 역시 2년 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바쁘게 활동하는 나를 위해 2세 계획을 미뤄준 오빠에게 감사한다”며 남편 자랑을 한 적이 있다.
이렇게 공공연히 애정을 과시해왔지만 이들 부부는 그동안 혼인신고조차 하지 않고 결혼생활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연예계 안팎에선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것이 이혼의 속사정과 관련 있지 않느냐’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하지만 이들 커플을 잘 아는 한 지인은 “결혼을 전후해 두 사람이 너무 바빠 차일피일 미루다가 신고를 못 했을 뿐”이라며 혼인신고와 관련된 의혹을 일축했다. 그에 따르면 이승환은 결혼 일주일 전까지 대규모 공연을 하느라 심신이 지친 상태였으며 식을 치르고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에는 채림이 곧바로 드라마 ‘정정애금해’ 촬영 차 대만으로 나가는 등 두 사람의 스케줄이 계속 어긋나 혼인신고를 할 만한 정신적·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한다.
“이제 부부의 연은 아니지만 많은 세월 그리워하며 지낼 것”
이들 부부의 불화 조짐은 채림이 이승환의 소속사 구름물고기와 재계약을 하지 않은데서도 드러난다. 97년부터 드림팩토리라는 회사를 운영하며 공연 기획과 매니지먼트 사업을 병행해 온 이승환은 자신의 이름을 내걸다보니 상업적인 일을 하는 데 한계를 느껴 지난해 말 드림팩토리에서 매니지먼트 사업을 분리, 구름물고기로 독립시켰으며 이 과정에서 외부 투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승환은 드림팩토리 대표이자 구름물고기 소속 가수. 그런데 지난 2월 계약이 끝난 채림이 여기에 합류하지 않았던 것. 채림은 이승환이 외부 투자를 받는 것에 반대했으며 그 때문에 재계약을 망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이들 부부가 별거에 들어간 시점과 구름물고기 독립 시점이 비슷하게 맞아떨어지는 점으로 보아 채림이 사업과 관련된 이승환의 결정에 대해 그리 달가워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채림의 잦은 중국드라마 촬영으로 신혼다운 신혼을 즐길 여유가 없었던 이들 커플은 혼인신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채림의 잦은 중국 드라마 촬영과 관련해 결혼문제를 추측하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채림은 ‘정정애금해’ ‘양호문장’ ‘신취타금지’ ‘탕차오미스’ 등 대만과 중국 드라마를 촬영하느라 국내에 체류하는 시간이 드물었다. 결혼 후 그가 출연한 국내 드라마는 2004년 방영된 ‘오!필승 봉순영’이 유일하다. 그렇다보니 일부에서는 ‘결혼 당시부터 부부관계에 문제가 있어 채림이 외국에 자주 나간 게 아니냐’는 추측이 있는 것. 이 소문과 관련, 이들 부부의 지인은 “채림이 중화권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온 이유는 이곳과 비교도 안될 정도로 좋은 대우를 받고 있고 대만 정부로부터 홍보대사를 맡아달라는 요청까지 받을 만큼 큰 인기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또 채림이 중국어를 어느 정도 익혀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고 도와주는 스태프도 있어 중국 활동에 별반 불편함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지, 남편을 피해 일부러 외유를 선택한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떨어져 살다보면 부부 사이가 소원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다 보면 풀릴 수 있는 사소한 문제들도 떨어져 살다보면 크게 부풀려져 오해와 상처로 남기 마련인데, 얼굴 맞댈 시간조차 없었던 이들 부부의 사랑이 시드는 건 처음부터 당연한 결과가 아니었을까.
해프닝으로 끝나기는 했지만 중국의 한 언론이 ‘대만 스타 소유붕이 이들 커플의 이혼과 관련돼 있다’고 보도하는 등 무수한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중국에 머물고 있는 채림은 지난 4월 중순 각 언론사에 ‘심경고백 편지’를 보냈다. 그는 편지에서 “결혼생활을 하다 보니 평화로운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하지 말아야 할 것과 꼭 지켜야 할 것들이 머릿속에 생기기 시작했는데 그중 한 가지가 내 의도와 상관없이 사실화가 됐다. 어느 한쪽의 외도로 부부가 헤어지는 것은 죄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오빠가 나에게, 그리고 내가 오빠에게 품고 있는 서로에 대한 믿음은 지키고 싶다”고 밝히며 “헤어짐으로 인해 서로의 사랑으로 포용되는 모든 것들이 조각나는 것은 아니다. 부부의 인연은 아니지만 많은 날들을 서로의 안부를 궁금해하며 그리워하며 살 것”이라고 심경을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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